빌 게이츠 "2008년 7월 은퇴 뒤 자선사업"
[중앙일보] 2006년 06월 17일(토)
[중앙일보 남정호] 마이크로 소프트(MS)의 빌 게이츠(51)회장이 2년 뒤부터는 일상적인 회사 업무에서 손을 떼고 자선사업에 주력하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사실상의 은퇴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CNN 등 미 언론들은 이로써 MS의 빌 게이츠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전했다.그는 이날 특별 기자회견에서 "2008년 7월부터 지금과는 반대로 MS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상근하겠다"고 말했다. 게이츠 재단은 그가 2000년 아내 멜린다와 함께 에이즈.소수민족 보호 등 보건과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세운 자선단체다. 게이츠는 부(富)의 사회 환원을 강조하며 재단에 한해 수십억 달러씩 기부해 왔다.
그는 "수년간의 고심 끝에 회사와 재단 업무의 우선 순위를 바꾸기로 했다"며 "이런 나의 결정에도 MS의 앞날은 그 어느 때보다 밝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맡아온 업무 중 소프트웨어 개발과 회사의 전략 수립 업무는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레이 오지와 크레이거 먼디가 각각 이어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츠는"이 문제를 놓고 아내와 깊이 상의했으며 나로서도 힘든 결정이었다"며 "2년 뒤 일을 지금 밝힌 것은 회사 업무를 순조롭게 이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MS는 "앞으로도 게이츠는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자문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1974년 고교 친구인 폴 앨런과 최초의 소형 컴퓨터용 프로그램 언어인 베이식(BASIC)을 창안했다. 81년엔 IBM이 선보인 개인용 PC 운영체제 MS-DOS를 개발, 회사 발전의 기틀을 닦았다. 95년 8월엔 그래픽 요소를 대폭 가미한 윈도95를 내놓아 발매 나흘 만에 100만 개를 파는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이 덕에 MS가 고속성장을 거듭했고, 그의 주식 가치도 치솟아 94년 이후 12년째 세계 최고의 갑부를 지키고 있다. 현재 그의 재산은 500억 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99년 한때 1000억 달러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그간 "가족들 몫으로 남길 1000만 달러를 빼곤 나머지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여러 번 공언했다. 게이츠 부부는 자선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CNN은 "그런 게이츠가 자선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2년 뒤 회사 일에서 사실상 손을 뗌으로써 전 세계 부자들의 모범이 되는 동시에 이들에게 도덕적으로 부담을 주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