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지리산 등반은..내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말았다...
...나는 사실..이미 오래전부터..지리산등산에 대단한 기대를
걸었었다..등산은 어릴때부터 나의 취미였고...누구보다도 나는 산을 좋아했다...걷는것 하나는 다른사람에게 져본적이 없었다..
....지리산을 위해서...명동에있는 코오롱 매장까지가서..
전문가용 등산배낭까지 큰맘먹고 구입했다..
...그전에 설악산을 수없이 가본경험을 고려하여..나는 기본적인 지리산 계획을 세웠다...나는 반드시 대열의 최선두에 갈것이다..막상 산에가면 물이 부족하여 목마름의 고통에 시달린다..설악산의 최고봉인 대청봉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어있는 등산로들이 그랬듯이..지리산에서도..마실물이 필요할것이다...
등산대열의 맨앞에서..목말라하는 어린동생들에게 물을 나눠주기위해서는 음료수가 많이 필요하다..
나의 배낭에 넣어간것들을 살펴보면...
...2리터짜리 생수 2병
...1.5리터짜리 포카리스웨트 1병
...1.5리터짜리 이프로 1병(사실 이것만해도 피트병 5개무게)
...갈아신을 운동화 1개...베지밀 팩 12개...큼직한 쏘세지3개
...옷 몇벌..수건..빵 세개..삼각김밥 4개..과자 3봉지...
사실 그전에도 이런경험이 있었기에 괜찮았다...
...지리산에 도착하자..박성선교수님은..자기 앞에는 가지말라고 하신다..여기서 조금 좌절감을 느꼈다...
초반부터..아주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어서..서동엽교수님과함께..대열의 맨 후미에 섰다...세석평전에서..밥을 늦게 먹게 되었고...일부러..다른사람들이 모두 출발한후..30분뒤에 나혼자 쉬지않고 걸어서..장터목산장가기전에 선두그룹과 합세했다..그런데 예상과달리 지리산은... 마실 물이 풍부했다... 설악산과는 달랐다...결국 그많은 물은...먹을필요도 없이 천왕봉까지 짊어지고 가야했다...
...대열의 후미에 위치한탓에..추가 배터리까지 구입한 나의 디카도..찍을기회가 없었다
...장터목 산장부근에서 문제가 생겼다..왼쪽 종아리부분이 조금씩 아팠다..그제서야..나는 지리산전날..수영장에서..무리를 한거같다고 느꼈다..수구게임을하는 수영선수들 관전하느라고..수영장에 5시간을 물에 떠있었다...
...더구나..어젯밤 버스안에서..축구보느라...잠은 1초도 못자고...완전히 밤을 새워...무척 피곤했다...
그상태에서..그 무거운 배낭을 여기까지 메고 왔으니...
..대열의 가장 앞에서서..아이들 사진찍어주고..마실것 나누어주려던 나의 계획은 완전히 엉망이되고 말았다...
..결국..천왕봉에는 뒤늦게 도착했다...
정말로 필요할거같았던..나의 배낭도..나의 디카도..의미가 없어져버렸다...
......무엇보다...내 마음을...아프게했던것은..내가...자랑스러워했던...강력한 하체의 힘이 ...제역할을 못한것...
...어릴때부터 다른사람들에게 인정받았던..믿음직스러운...
타고난....-- 대단히 강력한... 나의 하체파워 -- 도 상태가 좋지않았다...
...내가..다리가 아파서 걷기가 불편하다고 생각하는것은 태어나 처음있는일이다...남보다 뒤늦게 도착한다는것도..나로서는 상상할수 없는 일이었다
...수없이 많이 다녔던 등산에서..그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던 내 튼튼하던 다리가...지리산에서는 별로 뛰어나지 못했다...
.....나는...지리산에서 마음껏 달리지 못했다...
..........정말로 내 자존심 상하는 일이 터지고 말았다...
...천왕봉을 내려오면서..중산리에 다가오면서..뒤돌아 지리산을 보면서..마음속으로 소리쳤다..
"지리산아 !...니가 뭔데 내 자존심을 건드리니? 니가 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