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형이의 일기.
고등학교 입학식 3일전에.
자꾸 헛기침이 나오길래 그 안에서 피도 섞여나오길래.내가 젤 싫어하는 병원엘 갔고...내 폐안에 작은 암세포가 있다는걸
알게됐다
아빠 뒤집어지고.바로 입원해서 수술하고...
그때부터 망가져왔다..
그냥..미친듯이 망가졌다..
이강순 앞에서만 웃었다..그렇게 반개월을 양아치 짓 하다가.
새로 온 용덕고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났고..본래 내 모습을 찾았다.양아치 짓이야 멈추진 않았지만.하하.
그리고.잊고있었다.아빠와 병원에 정기적으로 다니긴 했지만.
이제 다 낳았다는 의사의 말에..폐같은건 그냥 잊고 있었다..
그렇게 지내오다.한달전쯤에..싸움질 하다가 주먹뼈 뿌러져서..
병원에 가서 사진을 찍으려고 강순이네 학교 앞에 찾아갔다.
근데 어쩌다 눈앞에 박승현놈을 봤고.
목적은 그게 아닌데 눈이 확 뒤집히는 바람에 싫어하는 강순이 입에
키스를 해버렸다.
화내는 강순이..
사진찍으러 가쟤도 마냥 싫댄다..
내가 병신이지...강순이가 싫어하는 양아치 짓 또 해버렸지...
..휴..그날은 그냥..삐진 강순이네 집앞에서 6시간 정도 날밤 까다가..
알바땜에 포기하고 집에왔다.
그리고..다음날..엑스레이 사진찍으러 박승현 엄마가 하는 병원엘
찾아갔다.강순이랑 같이 가고 싶었는데.
가기전에..우리 강순이한테..미안하다고 문자 두개 보내놓고..
사랑한다고 보내놓고..전화도 몇십통을 했는지..그 기집애는
받을 생각도 않고..
그래서 거기서 박승현 그놈 만나면..한번 갈궈나 볼라고.했더니만
놈은 없고..더럽게 슬픈 소식이 날 기다리구 있대..
폐암이 재발했다고...
사진찍다 우연히 발견한 그 종양이..결국엔 날 죽게 만든댄다..
"편평세포암종.수술 했었다구요?"
"네.다 낳았다구 그랬어요!!다시 찍어봐요.잘못 나온거에요~!"
"재발입니다.잘라낸 오른쪽 폐를 제외한 곳에서 재발되었네요.
기침이 굉장히 잦지 않았나요?본인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어요?"
박승현놈 엄마가..심각하게 말하는데..
머리가 텅텅..멍해졌다.그냥..기침 나오면 그러려니 했는데
니가..폐암이였냐.?
하..미치는 일이네..
"사진에 보이죠.?팔센치쯤..되보이네요.
일단 부모님께 알리구요...
1개월쯤 있으면..본격적으로 힘들어질테니까..입원수속 밟으시구요.
아는 병원 소개시켜드릴게요"
짜증나게..하필 이 아줌마네 병원 와가지고..
그냥..그땐 눈물도 안나왔다..
그때 나는건..우리 강순이 생각 딱 하나였다..
...어차피 얼마 못살고 죽을텐데.5년 사는 사람들도 10% 미만이라는데..
그 기집애 질질 짜면 안되니까..
나 죽는다고 우울증 걸리면.나 진짜 죽을맛 안나니까..
당장에.정떼버려야 된다는 생각에.세번째 문자를 보냈다.
"전화좀 받아라.할말있다"
그리고.평소 친하던 일학년 후배한테 나오라고 전화하고.
여자친구 행세나 하라고 밥한끼 사주고..
강순이한테 문자 하나 더 보내놓고..잠깐 화장실에 들어갔다.
거울보고..병신짓 했다..
하하..이강순이 젤 충격받을수 있는표정..거울보고..한참 연습했다..
근데..해도해도 안되대...
입은 말하는데..눈은 웃고..눈은 굳어있는데 입은 웃고..
..그래도 사람 죽으란법은 없다고..그날 카페가서..
후배 옆구리에 끼고 박승현하고 이강순 있는 카페가서..이강순 뻥 찼는 데..
얼마 못살게 된다는 사실 알게됐을때보다..
만배..억배..슬펐다...
그냥 존나..울었다...
글로 표현안돼지...그냥...그거..죽고싶다는 생각보다 더 간절했으니까.
이딴 얘기 구질구질한 얘기 다 집어치우면...
..나 오늘..또 바보짓 해버렸다.
천일선물.학교간사이에 몰래 두고 올랬는데..이강순.땡땡이를친건지.
..딱 걸려버렸다..
목발집고 따라오는데..하..진짜..미치는지 알았다..
강순이 발 그렇게 만든 수공 새끼들이랑은 진작에 뒹굴고 싸웠었지만.
비오는데..목발집고 소리치는데..진짜..미칠뻔했다..
병신같이.왜 하수구 구멍에 빠져가지고..
최보람 죽일뻔한거 간신히 참았지만...이미영 그년까진 보자기 뒤집어
쓰고 패버렸지만.최보람은 차마 그럴수가 없었다.
그냥..그날부터 쌩까는수밖에.
강순이 집으로 올라가고..
비한참맞고 방금 왔다..
난생 첨으로 일기써본다.나 죽은담에 이거 아빠가 보면.
또 질질 짜구 난리날텐데..
내일은 정말 말해야지..솔직히 참기 힘들다...
식도도 다 부어터졌고..밤마다 피섞인 기침도 나고...
밥도 안먹히고..
근데 진짜 참기 힘든건..
날 젤 증오한다는 이강순이다..
그렇게 만든건 나지만...내가 저지른 병신짓이지만...
근데 힘든걸 어쩌냐..........
미치겠다.또 보고싶다.방금보고 왔는데..또 보고싶다..
목소리만 듣고 전화 끊는짓도 오늘 들킨것땜에 못하게됐고..
진짜 힘들다....
기침 이딴건 괜찮은데....이강순...너 하나 없다는게 이렇게 힘들다..
박승현이 멀쩡하다는건 다행인데..그새끼도 폐병 걸려 죽으면 너 어떡하 나..밤마다 진짜 고민했는데..
대신 나는 또 운다.나 죽어도..인제 너 한방울도 못울겠지..
내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그것도 정말
다행인데..나도 욕심쟁이고..이기적인가보다..막상 또 그거 떠올리면..
너 밉고..나도 미워진다..
내 심장은 병신이다...
그래서....한사람밖에 사랑할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