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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왜 죄다 그 모냥인가요?

김태희 |2006.07.20 09:16
조회 99 |추천 0
[남궁연의 연필스토리]‘남자는 왜 죄다 그 모냥인가요?’












[경향신문   2006-07-19 14:48:03] 










“처음엔, 정말 하루도 빼먹지 않고 문자에, 전화에,


 음성메시지에, 채팅엡. 정말 지극정성으로 사람이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잘해주더군요.


그런 그에게 너무나 신뢰가 생겨서 육체적 관계요구에 호응해주었구요…(중략)…한 3개월 전부터 서서히 변하기 시작하더니…(중략)…남자는 왜 자기 여자라고 생각을 하면, 이전만큼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걸까요.”


 










 


사연을 소개하고 나면 바로 게시판은 불이 납니다. ‘그러게 남자는 다 똑같은 동물이랍니다.’ ‘저도 그래서 남친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버티고 있답니다.’ ‘남자라고 다 그런 건 아닙니다. 똑같이 싸잡아서 보진마세요.’


 


그러나 벌써 4년째 한 주도 쉬지 않고 이런 유형의, 그러니까 남자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면 사랑에 태만 내지는 태업(?)을 한다는 비난 및 폭로성 사연들이 당당하게(?) 수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첫시간을 빌려 맞아죽을 각오로 남자를 딱 한번만 논리적(?)으로 옹호하겠습니다.

그동안 라디오를 통해 남자들의 비밀을 너무 많이 까발려서 수많은 미혼남성들로부터 ‘청취율 좀 올려보겠다고 그런 비밀까지 누설하냐’는 테러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제가 이렇게 딱 한번 남자를 옹호하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남녀의 ‘차이’ 때문이지요.

‘차이’는 서로 다르다이지, 한쪽이 나쁘다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차이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겨나는 걸까요? 저의 지극히 사적이고 비과학적이고 미신적인 연구결과에 의하면 사랑을 고백하는 남자와 고백을 받는 여자의 ‘입장의 차이’가 이러한 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우선, 아니 일단 남자는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하지 않던 짓을 시작합니다.

착한 인간인 척하기, 방귀 안 뀌고 내장으로 역류시키기, 혹시 모를 키스에 대비하여 담배 줄이고 가글액 휴대하기, 인터넷 검색으로 여성 성감대 연구하기 등등 수만가지의 생전 안하던 위대하고 거대한 프로젝트를 풀가동시킵니다.

 


이러한 행위는 결과적으로 여성에게 호감을 일으키고 급기야는 사랑의 승낙을 얻어내기에 이르는데 바로 이 순간부터 비극은 시작됩니다.

 


여자가 남자의 사랑을 받아들인 이후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친구들과의 대화내용입니다.

남자 “아, 드럽게 힘들다. 드디어 넘겼다 넘겼어!”,

여자 “나 그애 사랑 받아들이기로 했어. 시작이 이러니 앞으로 얼마나 어마무지한 사랑을 쏟아내겠냐고?”

 


여기서 잠깐! 시작이라뇨? 아닙니다.

남자는 죽기 일보직전 아니 거의 죽음에 이르는 노력을 한 것이랍니다. 아마도 시간을 좀 더 끌었다면 남자는 “에이 똥밟았어! 완전 남자 뜯어먹는 프론가봐!”라며 다시 자기 살길을 찾아 나설지도 모릅니다.

 








짝짓기를 위해서 죽을 각오로 우두머리에게 덤벼대는 숫사자처럼 남자의 구애는 어쩌면 다시는 하지 못할 자신의 극상의 상태를 여자에게 보여주는 일종의 데몬스트레이션인 것입니다.


 


남자의 목숨을 담보로 한 필살구애를 절대값 제로로 놓고 그보다 더한 것을 기대하는 여자들의 잘못된 이해가 결국은 비극의 근원이라는 거죠.


 


“느이(너희) 아부지가 연애할 때는 정말이지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구나 했는데, 저게 뭐냐?” 라는 어머니의 타박에 등을 돌리고 불러온 똥배를 어루만지시는 우리의 힘없는 아버지의 모습 속에는 우리의 탄생을 위해서 각자 한번씩은 사선(?)을 넘는 각고의 노력을 하셨다는 위대한 인류역사의 비극이 들어 있는 것입니다.

 


남자를 옹호하려다가 결국은 매를 벌고마는 저의 글을 마치면서 한가지 극단적이고 위험한 결론을 지어보겠습니다.

 


 “이 땅의 여자들이여! 그대들을 눈물나게 감동시킨 남자가 지금 눈앞에 있어서 그 남자의 사랑을 받아들일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면 지금 그 모습에서 60%만 기대하십시오. 앞으로도 계속, 아니 그보다 더한 모습을 원한다면 여러분 사주는 보나마나 과부팔자입니다. 그런 모습으로 오래 살 수 있는 남자는 거의 없기 때문이죠.”

 


 


#사족

아참! 방송에 사연 올리신 P양! ‘정말 지극정성으로 사람이 이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잘해주더군요’라고 쓰셨죠? 그 대목을 다시 한 번 여러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해답은 항상 문제속에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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