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비 걷히고
아직은 축축함이
온 곳에 배어있으나
무더운 기운이
스물스물 느껴집니다
구름에 가려진 듯한
한 낮 해의 빛이
곧 뙤약 빛이 되어 버릴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에 시작한
동네 나무의 쓰르레미 소리가
점차 또렷해지며
한 밤 중에도 울립니다
어제는
장마 빗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빼앗겼었는데
이제는
사라져간 그 음률을 그리워합니다
장마비 걷히고
뜨거운 여름날이 오면
무엇을 할까 생각해 봅니다
집 앞 제과점에서
벗에게 팥빙수를 사주겠습니다
하얀 얼음 가루에
색색의 과일과 달콤한 팥이 올려지고
연유 시럽으로 멋을 낸 그 음식으로
희희낙락 정을 쌓겠습니다
더위에 지쳐
기력이 저하되면
책방으로 달려 가겠습니다
에어컨 시원한 그 곳에서
책 속에 빠져
현인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을 잊으면
새 삶으로의 열정에 젖어
기운이 불끈 솟아 오를 것입니다
더운 저녁 날이면
돗자리를 집어 들고
한강 강물 가에 자리해
시원한 강바람에 몸을 날리며
소곤소곤 못다한 얘기 보따리를 풀어 놓겠습니다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한여름 더위 속에 있는
시원함이 느껴집니다
황야를 초원으로 만드시고
과실이 주렁주렁한 과수원으로 만드시는 주님
당신의 그 능력이
저에게로 흘러 들어
이 한여름이 에덴 동산이 되게 하시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온갖 사람들과 화평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