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 할아버지는 그렇게 세상을 등지기로 결심했다. 삶의 모든것을 잃어버린 할아버지는 자살을 결심하고 뚜벅뚜벅 힘없이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거리 악사의 아름다운 기타연주 소리가 들려왔다. 기타소리가 그렇게나 아름답게 들리다니.. 할아버지는 가던 발길을 멈추고 연주를 들으며 남몰래 눈물을 흘린다. 집으로 돌아간 할아버지는 악기점 쓰레기통에서 줏어온 휘어진 목제와 합판 몇장으로 뚝딱뚝딱 기타를 만들기 시작한다. 톱질에 손이 다치고 못에 찔려도 아픈줄도 모르고 그렇게 할어버지는 사흘 밤낮으로 기타를 만든다. 기타를 완성하던 그날 할아버지는 떨리는 손길로 자신의 기타를 안고 한음한음 소리를 내어본다. 음은 제대로 나지 않지만 기타를 안은 할아버지의 모습이 꼭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품에 안고 있는듯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할아버지는 오래전 세상을 등진 아내와 자신을 버린 자식들 보다도 그 기타를 더욱더 사랑하시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아침 할아버지는 자신이 만든 기타를 조심스래 메어들고 오랜만에 밝은 모습으로 집을 나섰다. 저멀리에 악사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떨리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진정시키려 애를 써보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다. 한걸음 한걸음 다가서는 길이 너무나도 멀게만 느껴진다. 바로 몇발자국만 남겨논 그순간 할아버지의 걸음이 슬그머니 멈춰진다. 그리고는 자신의 부끄러운 기타를 등뒤에 숨기고 가만히 연주하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연주가 끝난지 한참이 지났지만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냥.. 아직도 할아버지는 기타를 꼬옥 움쳐잡은채로 그렇게 서있다. 집으로 향하면서도 할아버지의 머릿속은 온통 오늘본 연주들로 가득하다. 세들어사는 다락방에 올라가서 할아버지는 지나버린 추억들을 생각하면서.. 아니면 언젠가는 이루게될 거리연주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자신의 사랑스런 기타를 어루만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