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만 타고 떠나는 여행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서른의 절반을 향해 가는 여름에 무언가 나를 돌아보고 깊이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죠.
끝없이 이어지는 가난하고 또 더운, 그러나 정감있는 버스를 보며 서울에서 남으로 남으로...
땅끝까지 여행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왜 우리에게 땅끝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건은 두 발을 육지에 딛고 서 있어야만 확인되는 내 정체감의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이 아닐까 나름대로 생각하며 결론지었습니다.
여행의 백미는 버스 안에서 내려다본 내 나라 산천의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땅끝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한번 떠나보세요.
어디서든 우리를 기다려주는 반도의 작은 땅을 구석구석 밟으며 걸어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참고하실 여행 일정>
-2005년 TTL체험단이 전하는 시내버스 여행정보를 기준으로 떠났습니다. 변경된 부분도 있어서 올려봅니다.-
첫째날 : 구로공단(900)-수원 한일타운(300)-오산시장(2)-평택역(110)-성환터미널(10)-천안역(240)-광정(18)-공주(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체험단은 탄천으로 갔는데, 탄천 가는 버스는 하루 두대, 아침 9시와 저녁 9시 30분. 어쩔수 없이 부여로 가는 직행을 탔습니다.)-부여
둘째날 : 부여(군내버스)-논산역(군내버스)-강경 법원앞(군내버스)-익산터미널(1,2)-유강(15)(김제가는 버스 간격이 1시간에 한대 였습니다. 너무 더운날, 저희는 약 2시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유강에서 김제가는 버스를 포기하고 다른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그러나 너무도 아름다운 마을 문경을 만났죠^^)-문경(19)-김제(11)-평교(군내버스)-정읍(61-1)-고창
셋째날 : 고창터미널(군내버스)-영광터미널(500)-문장(500)-함평(군내버스)-무안(200)-목포(군내버스)-산이면(109)-해남(군내버스)-땅끝 도착.
삼일동안 땅끝으로 내려가는데 든 버스비는 약 43,000원.
부여, 고창, 땅끝에서 하루씩 머물렀습니다. 부여에서는 모텔(30,000), 고창에서는 찜질방(2인 12,000), 땅끝에서는 솔밭 민박(20,000)을 이용했습니다. 땅끝에서 민박을 너무 저렴하게 이용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 솔밭 민박 뒷 편은 자갈이 깔린 바로 바다 입니다. 밤경치도, 아침도 참 예쁜 곳입니다.
부여에서 먹은 구드래 돌쌈박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강추 1인분, 10,000원)
고창 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황태회관에서 먹은 황태구이정식(1인분 7,000)도 정말 맛깔났습니다.
실패라면 묵호항 앞에서 먹은 회(비싸고 너무 빈약해 속상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광주 터미널 지하에서 먹은 부실한 점심이었습니다.
터미널 주변에는 맛난 곳이 없더군요. 먹거리가 중요하시다면 꼭 시내로 들어가 제대로 된 전라도 밥상을 받기를 조언해 드립니다.
이번 여행에 동참해 준 올리비아 뉴튼존의 추억의 팝송과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의 러브테마 A LOVE IDEA는 여행의 묘미를 극치까지 올려주었습니다.
좀 더 긴 시간과 여유가 주어지면 남해에서 부산으로 부산에서 울진, 동해로 올라오는 멋진 코스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