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 강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 '인기'
‘슈퍼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인 ‘젤라토’가 거리를 점령했다. 최근까지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2배가량 비싼 배스킨 라빈스나 하겐 다즈가 고급 아이스크림 시대를 이끌었다면, 이젠 그보다 한층 더 비싸고 화려한 젤라토가 젊은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압구정동이나 홍대 앞 거리를 활보하는 20대들은 캔 커피보다 스타벅스 플라푸치노 컵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듯, 아이스크림도 마찬가지다. 편의점에서 파는 빙과 대신 오드리 헵번이 로마의 스페인계단을 거닐며 먹었던 ‘팔라초 델 프레도(얼음궁전)’ 콘을 들고 거리에 나서면 왠지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까지 느낀다는 사람이 많다.
3000∼5000원대로 한끼 식사값에 가까운 젤라토는 이탈리아식 아이스 크림이다. 대량 생산·냉동 유통되는 미국식 아이스크림과 달리 과일과 견과류 등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일일이 손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공기가 적고 크림 함량이 높아 부드러운 맛보다는 밀도 높고 쫀득한 맛이 강하며, 천연 재료를 사용해 단맛은 강하지 않지만 깊은 맛이 있다. 압구정동 등에서 작은 규모로 시작한 이들 젤라토는 신세대를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지자 종로, 신촌 등지로 가맹점을 늘려가며 인기몰이에 나섰다. 최근 ‘잘나가는’ 젤라토 매장들을 모아 봤다. 수십 가지의 화려한 아이스크림이 즐비한 매장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로마에 온 듯 즐겁다.
#빨라쪼 델 쁘레또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먹었던 아이스크림으로 125년 전통의 젤라토다. 관광객을 중심으로 잘 알려져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3년 전 국내에 진출해 현재 압구정동과 방배동 등 전국 30여곳에 매장이 있다. 로마 본사가 원료를 엄선해 공급하며, 설탕 대신 연유를 사용해 덜 달고 뒷맛이 개운한 것이 특징. 과일 젤라토는 일반적인 과일 아이스크림과 달리 한층 업그레이드된 맛을 자랑하며, 쌀과 흑미를 넣은 젤라토 등 특별한 메뉴도 많다.

◇사진:구스띠모
#일 크레미노
젤라토를 한국인 입맛에 맞춰 선보이는 전문점. 매장도 이탈리아 분위기의 앤티크·클래식한 인테리어로 꾸몄다. 일 크레미노는 이탈리아어로 ‘크리미(creamy)한 것’으로, 곧 젤라토를 의미한다. 특별하게 크리미한 이곳의 젤라토를 한입 물면 풍부한 유지방의 맛이 입 안에 확 퍼진다. 시시각각 바뀌는 50여가지의 젤라토를 컵과 콘 또는 와플콘에 두세 가지씩 골라 먹을 수 있다. 시즌마다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는데, 검은깨 고추냉이 갈릭치즈 토마토 등 웰빙 재료가 들어간 독특한 제품들로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신세대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대 앞과 코엑스, 명동, 청담동, 중계동에 지점이 있다.
#벤 앤 제리(Ben&Jerry)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아이스크림 브랜드 중 하나로 천연 재료만을 사용한 고급 제품이다. 미국 브랜드지만 젤라토와 같이 공기 함유량이 적어 밀도가 높고 크림 농도가 진하다. 초콜릿, 코코넛, 캐러멜, 아몬드 같은 재료를 듬뿍 넣어 맛이 달고 진한 게 많다. 지나치게 달고 진한 맛을 싫어하는 사람을 위해 망고, 라즈베리 등 과일이 들어간 소르베(유지방이 별로 없는 아삭한 빙과류), 과일을 넣은 프로즌 요구르트도 판매한다. 강남역, 종로, 오목교 등에 매장이 있다.
#구스띠모
압구정동에서 젤라토의 인기를 이끌어 낸, 국내 젤라토 열풍의 ‘원조’와도 같은 곳. 듬뿍 넣은 재료의 풍부한 맛과 밀도 높은 쫀득한 질감이 미국식 아이스크림에 익숙해 있던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신선한 충격을 가져왔다. 이탈리아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사장이 압구정에서 오픈해 큰 인기를 얻은 후 강남역과 명동, 신촌, 여의도에 새 점포를 열었다. 36가지의 젤라토를 당일 만들어 당일 소진하므로 언제나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권세진 기자 sjkwon@segye.com
2006.08.17 (목) 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