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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그후..

그리고그후 |2006.07.07 19:59
조회 1,473 |추천 0

가끔 네이트에 성폭행 글 올라올때면 나도 모르게 흠칫 놀란다.

 

이렇게 오픈하는 사람도 있는데, 하물며 지금 이 글을 쓰기전까지의 나처럼

평생 가슴속에 간직하고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을까 생각을 해보니

정말 그 후레개자식을 죽이고 싶었다.

 

중2  지금으로부터 딱 11년전.

 

 

불빛하나도 없는, 휑한 공터와도 같은 곳에서, 인적도 드문 곳에서 얼굴도 처음본 그 자식은

돌을 들며 내게 말했다.

소리지르면 죽여버리겠다고.

뭘 할수 있었겠는가.

이 자식한테 당하느니 차라리 혀깨물고 죽어버릴까? 그딴 생각은 감히 하지도 못했다. 

살려만주세요. 살려만주세요.. 살려만주면 뭐든 해주고 싶은 맘이였다.

살아서 집에 가고 싶단 생각뿐이였다.

엄마 얼굴이 떠오르고, 선생님이 생각나고 언니가 생각났다.

어둠이 눈에 익숙해지니 그 자식이 들고 있는

모서리 뾰족한 돌이 눈에 들어왔다.

무서웠다. 정말 무서웠다. 욕정을 채우고도 나를 죽이면 어쩌나 생각에 두눈을 꼭 감고 있었다.

 

무식한 그 새끼는 15살의 그 조그만 곳을 어떻게 해서든 비집고 들어오려고 발버둥을 쳤고,

안으로 넣으려는 느낌에 나는 반사적으로 힘을 주었고, 건조한 내 작은 그 곳은 그 자식과 부딪히면

부딪힐수록 찢어질것같은 통증에 울며 매달렸다.

너무 아파요. 아파요...

숨도 못쉴정도로 너무 아파요...

 

15분..20분이 흘렀다. 그 자식은 자기것도 아프다며 내 위에서 일어났고,

나는 그 자식이 들고 있는 돌이 바닥에 내려온뒤에야, 그 자식이 그 돌을 내려놓고 돌아선뒤에야

쏟아지는 눈물을 부여잡고 집으로 갔다.

 

퉁퉁 부운 쓰라린 그곳을 씻으면서 나는 더이상 울음을 터트리지 못했다.

 

내 나이 15살 거울을 보며 내 자신에게 말했다

 

살아서 돌아온것도 어디야...

 

그리고 그 다음날.. 정신이 들어보니 덜컥 겁이 났다. 임신되면 어떡하나..무서웠다.

스케치북에 조금만 글씨체로 방한구석에서 하느님께 편지를 썼다.

시키는대로 다 할게요. 내 소원좀 들어주세요..임신이면 어떡해요..

한달뒤에 생리 안하면 어떡해요.... 나는 울며 스케치북에 내 진심을 다해

하느님께 편지를 쓰고 태웠다. 마당 가득히 재가 까맣게 날렸다.

 

엄마가 뭘 태우냐고 묻는다.

 

쓰레기라고 말했다. 쓰레기.

 

한달뒤 나는 생리를 했고,

그 자식한테 당하고 난 뒤의 내 생활은 별로 달라진게 없었다.

그딴자식한테 당한 그 치욕스런 상처보다,무사히 살아서 돌아온것과, 임신이 아니라는 점때문에

나는 그 상처를 애써 잊어버리고 살았다.

 

생리 하기전 한달동안은 지옥을 사는 것 같았고, 악몽도 많이 꾸었지만 생리를 한 뒤로는

안도감에 많이 시달리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8년후.

 

나는 입버릇처럼  친구에게 말했다.

 

"나는 결혼하기전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정말 그 사람이 너무너무 좋으면

 잘수도 있다고 생각해"

 

내 친구는 내 말을 가만히 들어주기만 했다.

 

"결혼해서 내 남편이 처음일꺼라는 생각은 안해. 당연히 결혼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하겠지만,

 그 남자도 분명히 여자랑 자봤을꺼 아니야. 사랑하든 안하든.

그럼 나는 이왕이면 사랑하는 사람하고 자보고 싶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하고는 해도 될것같애"

 

사실 그 말을 해놓고도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때 내가 당한 건 성폭행이였지,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아니였다고.

그 어린나이에 전혀 알지도 못한 사람한테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하게

나에게 그런일이 일어났는데 앞으로 그런일이 없을거란 보장은 어떻게 해?

 

8년이 흐른뒤 알았어. 그때  그 남자의 물건이 내게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을.

그래서 임신이 안되었다는것을...

 

 

만약 또 똑같은 일을 당할까봐...또 그런일을 당하기전에 나는 생각했던거야.

결혼전까지 지킬수 있으면 지키자.

 

하지만 그 전에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서로가 원한다면 주저하지 말자고.

그딴 자식때문에 겁먹지 말자고, 나는 그렇게 내자신에게 말해왔던 것 같애.

 

 

23살  사랑하는 사람과 첫경험을 하고, 침대에는 혈흔이 없었다. 더 웃긴건

중2때 그때 당시에도 피는 안났다..

 

처녀막이 꼭 첫  경험을 의미하지 않는다는걸 나는 나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3년이 흘러 지금의 내 나이 26.

 

내 첫 경험을 해준 남친과 지금 잘 사귀고 있다.

아직 내 과거는 모른다.

아마 평생 말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 자식한테는 말해주고 싶다.

 

그때 죽이지 않고 살려줘서 고마워.

네가 내 위에서 일어난 다음에 나한테 했던 첫 마디는

"미안해. 처음인줄 몰랐어"

그 말과 함께 바닥에 떨어져있는 내 속옷과, 겉옷을 주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고 있더라.

돌 들던 그 눈돌아간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내가 옷도 제대로 못입자

미안한 표정으로 내게 옷을 입혀주는데.. 네 손은 내 심장보다 더 심하게 떨리고 있더라.

 

내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면 너는 나를 보면서 후회를 했던것 같애. 얼떨결에 마주친 눈에서

후회스러움이 밀려오는것 같은 느낌을 나는 두려우면서도 느껴던것같애.

 

아. 개자식 후회할꺼면서 왜 저질러 개새끼.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사는지 모르는 성폭행범씨.

 

나는 잘 살고 있습니다. 당신이 내게 저질른 짓은 평생 내 가슴속에서 없어지진 않겠지만,

내 발목을 잡고 살지도 않을것입니다.

 

다만,  돌아서서 후회할짓은 앞으로 하지마세요.

당신이 낳은 딸이, 여동생이, 누나가.. 당신같은 또 다른 사람한테 당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 상처를 님이 한번 끌어안고 살아갈 생각을 해보세요.

당한 사람은 끔찍한 기억을 안고 사는겁니다.

 

남자분들.

 

우리 대한민국 여자분들 은근히 성폭행 많이 당했습니다.

설마가 여자가 여자를 했겠습니까?

당한 여자가 많다는건 저지르는 남자가 많다는거겠죠.

아마 지금 이 시간에도 음흉한 눈빛으로 범행을 계획하는 남자가 있을테죠.

천벌 받을겁니다.

 

범하는 사람이야 한순간의 욕정이지만, 당하는 사람들은 평생입니다.

 

조금만 여자분들을 생각해주세요.ㅠ_ㅠ

 

그리고 저같은 경험이 있는 여자분들.....

 

조심하면 좋겠지만, 그래도 안된다면

 

그 기억한테 지지말아요. 얽매이고 살면 너무 억울하잖아요.

잊혀지진 않겠지만, 그딴 자식들한테 지지 말고, 내 자신을 더 소중하게 대하면서

상처를 치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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