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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백두대간

이대희 |2006.09.25 21:58
조회 40 |추천 0

 안녕하세요? 맛있는 토스트 BOOK 입니다 *^^*

 

 Smile Again

 

photo by 노연향 | place 우리 집

 

 

 

 엄마가 되고 싶은 민지

 

 

아들이 난 지 3년이나 지나, 첫 딸이 태어났다. 남편과 나는 내심 새침하면서도 애교 많은 딸아이를 기대했다. 하지만 민지가 돌이 지나고 제법 말을 할 무렵, 아이 입에서는 예쁜 말 대신 포효가 쏟아졌다.

이럴 수가! 모두 세 살 터울의 오빠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 민지에게 동생이 생겼다. 어느 따스한 봄날, 보채는 셋째에게 젖을 먹이려는데 난데없이 민지가 뿡뿡이 인형을 안고 들어오는 게 아닌가.

잠시 후 '찰칵' 소리에 고개를 들어 보니, 민지가 내 옆에서 뿡뿡이에게 젖을 먹이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남편과 함께 한참을 바라보았다.

민지는 엄마가 되고 싶어 하는, 정말 곱고 예쁜 우리 딸! 그동안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나는 오늘도 개구쟁이 민지를 더없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꼭 품어 준다.

사랑한다. 귀염둥이 내 딸.

 

아이들은 그들만의 경험으로 성장한다 - 페스탈로치

 

 

 

 

 



 


 

 

 

Smaile Again - 나를 미소 짓게 하는 순간들 99 중에서 (좋은생각)

 


 

 

 

 

 백두대간에서 산이 되리라

박용기 글.사진/소나무

 

 

어느날 갑자기 삼조인쇄 박용기 사장에게도 IMF가 찾아왔다.

이자, 리스비는 두 배 이상 오르고, 일감은 반 이하로 줄었다. 매달 적자가 수천만원, 꼼짝없이 망하게 생겼다. 자신만을 믿고 평생 모은 전재산을 빌려준 친지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소연이라도 할 곳은 세상천지 어느 곳에도 없었다. 그때 그는 산으로 도망쳤다. 혼자서 걷고 또 걸었다.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살아날 길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산의 정기 탓이었을까?

 

 

 

푸르른 날

 

 

詩.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이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아들아,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멋진 인생을 살고 싶거든

                                                              자신만의 꿈을 꾸어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돈은 있다가도 없고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사랑도 시들해지면 떠나고

                                                              열정도 식으면 싸늘해지지만

                                                              네 가슴속 파아란 꿈은

                                                              누구도 앗아갈 수 없느니.....

                                                              아들아,

                                                              눈부시게 푸르른 날은

                                                              네 푸른 꿈을 그리워하자.

 

 

 

 

 

"그래 하늘의 뜻이라면, 올바르게 망하자!"

 

가진 모든 것을 팔기로 작정했다.

"공장과 아파트까지 팔면 빚과 직원들 퇴직금은 될 거야. 월세방으로 옮기고 포장마차부터 새로 시작하는 거야!"

이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산을 내려온 때부터, 귀신처럼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 공장은 팔았지만 회사는 살릴 수 있었고, 그가 극한의 상황에서도 퇴직금을 걱정한 직원들도 한 사람 그만 두지 않고 같이 일할 수 있었다.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끗한 인쇄공장이라 자부하는 아담한 공장도 지었다. 그는 이렇게 산을 만났고, 그 만남은 백두대간으로 이어진다.

 

"백두대간은 삼복의 끔찍한 산속 더위로 우리의 영육靈肉을 말라붙게 하면서 가르쳤습니다.

.......

 

엄한 스승, 자상한 누나, 업혀서 자란 엄마 같은 이모,

친한 친구,

어렵기만 한 아버지 같은 모습으로 나를 가르쳤습니다.

큰 스승이요, 진정한 스승이었습니다."

 


 

도연명陶淵明 의 와 소로의 이 주는 메시지는 인간과 자연의 합일合一입니다. 굽실거리기 싫어 벼슬을 때려치우고 전원으로 돌아간 도연명이나, 도회지의 삶을 경멸하면서 매사추세츠 숲속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유유자적한 의 결단이 나는 부럽습니다. 자연 속에 살며 사람과 세사을 경책警責한 현자와 은자들의 삶이 새삼 와 닿습니다. 동서와 고금을 막론하고 고품질의 삶은 자연을 가까이하고 그 속에 있을 때 이루어졌습니다.

아흔 아홉 칸 집을 허물고, 소작인들에게 받은 어음을 불사르고, 남은 재산도 불쌍한 이들에게 나누어준 후, 허물어진 집터에서 채소밭을 가꾸면서 유유자적하게 여생을 산 이조 시대의 거상 임상옥을 기억합니다.(최인호 작 '商道)

 

이 책은 백두대간을 오르내리며 한 중년 사내가 느낀 소회를 기록한 책입니다. 굳이 글로 옮겨 책을 펴내는 것은 그 감회가 너무 절실하고 강렬했기 때문이오, 사랑하는 나의 아들들과 그들의 피를 받고 태어날 나의 손자들에게 애비와 할아버의 절실한 소회와 진지한 다짐을 전하고 주변에 나를 아는 모든 분들께 한없이 부족했던 박용기의 거듭난 새 출발을 다짐하고 맹세하는 뜻이기도 합니다.

백두대간 종주기, 치밀한 안내서들이 많이 있습니다. 유려한 문장과 구성에 읽는 재미까지 갖춘 그러한 책들에 비해 이 책은 많이 부족합니다. 독서讀書도 빈약하고 축적된 지식도 부족하고, 글재주도 없으면서 책을 내는 만용을 부린 것은 백두대간과의 인연을 오래 간직하고 음미하고 싶은 범부의 속기俗氣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 백두대간!

당신은 나이들어 만난 나의 새로운 사랑입니다.

 

- 저자(박용기)의 머리글 중에서 -

 

 

이른 새벽, 해와 구름이 만들어 낸 장관 - 형제봉 일출

 

 

이 책은 저자의 굴곡진 인생과 IMF라는 시대적 격변기에 겪는 우리 가장들의 시련을 세상과의 지리한 끈을 잊고자 산을 찾은 한 중소기업의 대표이며 대한민국의 한 가장인 한 중년의 사내가 겪은 수상록이다.

백두대간을 오르며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고 위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산행을 통해 얻었다. 또한 너무나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게 살려고 하지만, 위에서 짓밟히고 아래로부터 치이는 중소기업인의 애환이 대간길 내내 독자와 함께 한다

저자가 직접 낡고 오래된 컴팩트 카메라로 찍은 백두대간의 모습을 순수하게 담아 현장감과 동질감을 얻을 수 있는 이 책은 백두대간을 이미 다녀온 사람은 자신의 자랑스런 체험을 되새김질하는 기회가 될 것이고, 앞으로 백두대간에 오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는, 평범한 사람도 나름대로 백두대간에 오르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배우고, 자신감을 갖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백두대간을 굳이 오르지 않는다 할지라도, 우리 모두 버겁고 힘들지만 뜻 깊은 백두대간이란 인생을 오르는 동시대인으로서 인생이란 대간길에서 만나는 인연의 장이 될 것이다.

 

 

 

어머니의 노래

 

 

詩. 김혜정

 

 

내 어릴 적                                              당신에게서             

아기 사슴 닮은 눈망울 속에                       고귀한 생명수로 잉태되어

가만가만 담았던 꿈                                  마름 해 가는 인생속에

그 안엔 언제나 당신이                              고단함을 펼쳐들 때마다

부드러운 눈빛으로 불러주는                      기꺼이 바람막이 되어주던 당신 

꿈의 노래가 있었습니다.

                                                            말없이 피었다 바람 속으로

행여 고사리 같은 손으로                           사라져 가는 꽃의 향기처럼

주워담아 가는 꿈의 희망이                        내 영혼에 영혼으로 남아

쏟아질까 노심초사                                   든든한 버팀목으로 서 계신 당신

잡아주신 당신의 손길 안에

하얀 꿈의 날개 펼쳐들고                           부르면 언제나 눈물이 날 것 같은

푸른 열매 맺어가는                                  가슴 저린 보고픔과 그리움으로

내가 있었습니다.                                     달려오시는 이

                                                            바로 어머니 당신이십니다.

 

 

 

삼봉에서 본 덕유산. 이름처럼 유하기만 할 것 같은 덕유산은 막상 멋모르고 산에 오른 사람들을 욕보인다.

 

 

짐승들이 다닌 길에 이 날은 우리가 산객이 되어 빼재 - 부항령을 넘는다.
 

 

산은 모든 것을 품고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대덕산 군봉群峰 - 그 깊은 속은 끝을 모른다.

 


 풍경이 한 두 마디 말로 설명한다면 얼마나 허기진 일일까. 궤방령에서 본 운해

 

 

깊은 가을 산속 나목裸木 사이 일출은 산 사람들을 가끔은 시인으로 만들곤 한다

 

 

 

낙엽

 

 

詩. W.B. 예이츠


 

가을은 우리를 사랑하는 긴 잎사귀 위에 왔다

그리고 보릿단 속에 든 생쥐에게도,

머리 위 로 우언나무 잎새는 노랗게 물들고

이슬 맺힌 산딸기도 노랗게 물들었다

 

사랑이 시드는 계절이 닥쳐와

지금 우리의 슬픈 영혼은 지치고 피곤하다

우리 헤어지자, 정열의 계절이 다 가기 전에

그대 수그린 이마에 키스와 눈물을 남기고

 

 

 

무르익은 봄, 산속에는 봄과 여름과 가을이 벌써 혼거混居하고 있다. 사다리재에서 이화령 가는 길

 


기걸찬 모습으로 오가는 산꾼을 감동시키는 황장산 묏등 바위와 자연 분재 

 

  산과, 나무와, 바위와, 바람과, 구름 - 황장산 감투봉에서 바라본 풍경


 

 

......

 

이기는 사람은

져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지는 사람은

이기는 것고 은근히 염려합니다.

 

이기는 사람은 과정을 위해 살고

지는 사람은 결과를 위해 삽니다.

 

'포스트가이드 ' 중에서 

 

나는 오늘 이기는 사람이었다.

 

 

  운무 속 웅장한 대간이 친숙하게 다가온다. 묘적봉에서 바라 본 대간     저 숲길에는 무엇이 서려있고,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시험할까? 상월봉에서 본 대간 길     소백산 비로봉에서 국망봉 가는 길 돌길을 걷다가 흙집을 걷다가, 어쩌다 이런 인공과 자연이 어울린 길을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게다가 주변의 야생들꽃이 열병하듯  서 있는 사이를 걷는 기분은 만금을 주고도 얻을 수 없는 기쁨이다.     본래 태백산이 그 이름도 그렇거니와 민간신앙과는 어떤 산 보다도 관계가 깊다. 천재단이 멀리 보인다       내가 백두대간을 힘들여 걷는 이유는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사업을 더욱 번창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목적이 나 혼자 잘 먹고 내 가족만 생각하는 지극히 이기적이고 천박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늘 다짐한다. 건강하게 이룩한 부富를 주변의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쓸 때 참된 삶의 가치가 있으리라. 나는 백두대간을 걷는 틈틈이 산이 주는 청량함 속에서 경주 최부자의 청부淸富 정신을 배우려고 노력한다.     하늘 아래 숲 속에 나와 눈과 바람만 있다. 닭목령에서 대관령의 눈 덮힌 산길           새벽기도     詩. 정호승     이제는 홀로 밥을 먹지 않게 하소서 이제는 홀로 울지 않게 하소서 길이 끝나는 곳에  다시 길을 열어주고 때로는 조그만 술집 희미한 등불 곁에서 추위에 떨게 하소서 밝음의 어둠과 깨끗함의 더러움과 배부름의 배고픔을 알게 하시고 아름다움의 추함과 희망의 절망과 기쁨의 슬픔을 알게 하시고 이제는 사랑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리어카를 끌고 스스로 밥이 되어 길을 기다리는 자의 새벽이 되게 하소서       대관령 -  진고개 구간, 눈 속에서 길을 놓치다   산 속에서 조난당한 소식을 가끔 들으며 그들의 부주의를 탓했다. 100년만의 폭설에 길을 나선 우리가 미친X들이다. 죽으려고 아예 작정한거나 마찬가지다. 산 속에서 몇 시간 헤메고 나니 우리 모두 반송장이 됐다.
    큰 고비 넘기고 여유있게 보는 일출은 무척 새롭다. 조침령 부근에서 본 일출     대청봉에서 바라본 동해와 울산바위 대청에 처음 오른 건 아닌데, 가슴이 터질듯하다.이 감회 어찌 감당하랴.  
설악은 천하의 산꾼들을 불러 모은다. 그 언저리에 동해를 끼고 있으니 천혜의 보너스이다.     공룡능선을 걷지 못한 자들은 설악을, 아니 산을 말하지 말라. 드디어 공룡능선에 서다     여기까지 올 줄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꿀일이었다. 산을 사랑하는 고작 동호인 수준의 내가 이런 엄청난 일을 해내다니..... 백두대간 종주를 한다고 주변에 아예 공개적으로 이야기 했을 때, 이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소가 웃을 일이라는 것이다. 어디 소뿐이겠는가, 개도 닭도 웃을 일이었다. 그렇지만 그로부터 2년 후 지금 나는 거의 대미大尾 마지막에서 2년 전을 회상하고 있다. 가슴 터질 것 같은 이 감동의 한 귀퉁이로 아쉬움이 스며나온다.    
     

모처럼의 긴 연휴를 맞아 세계의 다채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해외여행도 좋지만 이렇게 나를 다스리고,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나를 찾을 수 있는 우리땅 백두대간을 밟아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이번 추석연휴 기간은 어떻게 되세요? 그리고 연휴계획은 어떻게 잡으셨는지 궁금합니다. *^^*


 

 

 언론이 주목한 베스트 BOOK

 

홍대 앞에서 열렸던 와우북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끝나고 이어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가을휴가(?)를 앞둔 다소 분주할 것 같은 한주가 시작됐습니다.

다음달 10월 4일부터 개막되는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이 추석 연휴와 겹쳐 신간 소식은 더디 들려올 것이라고 예상되며 그와 반대로 많은 책들이 몰려 나오는 지난 한주였습니다.

지난주 신간중에서 여지없이 제 시선과 언론의 시선이 일치하는 책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 몇권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추석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가족간의 사랑과 필요성을 역설한 책들과 지금도 일주일에 3,4권 이상 지구의 미래환경을 걱정하는 책들이 시선을 자극합니다. 또 국내 작가의 출간 또한 작가의 인터뷰와 함께 관심을 가질만 했고 특히 올해 겨울은 유난히 덥거나 폭설이 많을 것이라는 예보를 하게 된 엘리뇨 현상과 지금도 지구 온난화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들이 발견되어 지구의 미래를 어두운 시선으로 보는 과학자들과 환경보호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개인적인 흥미를 끌게 했습니다. 과연 어떤 책들이 이번주 언론이 주목을 받았는지 그 시선을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핑퐁 (박민규 지음/창비)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2003)을 통해 사회에서 탈락한 비주류 인생들의 삶을 리얼리티를 바탕으로 한 연민과 따스함으로 감싸안았고, '카스테라'(2005)에서는 비루한 현실과 황당하기까지 한 환상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작품세계를 펼쳤다. 은 이러한 작가 특유의 기발함과 상상력, 현실인식과 환상이 치밀한 개연성을 동반하면서 절묘하게 결합된 작품이다.


3년 만에 내놓은 이 소설은 요약하면 왕따 학생들과 탁구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표면적 스토리 이면에는 세계의 은폐된 폭력과 부조리 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폭력 때문에 정신이 일찍 늙어버린 주인공들이 점차 세계와 '나'의 관계에 눈뜨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들이 세계와 관계맺는 방식은 탁구의 동작과 연관되어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작가는 미미한 존재와 동작 하나하나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경쾌한 어법으로, 동시에 진지하게 탐구하고 있다. 탁구공은 가볍고 작은 것에서 점차 큰 위력을 발휘하는 구체(球體)로 변해, 세계, 지구, 나아가 우주를 상징한다. 이러한 상상력은 세계 자체를 유지할 것인가 폐기할 것인가 하는 거대담론으로까지 거침없이 펼쳐진다. 이 소설의 기발한 상상력과 풍자는 독자에게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한다. 텍스트를 따라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주인공들의 입장에 동화되고 이 세계의 씨스템에 대해 회의하게 되며 '다수인 척' 살아가는 일상에 대한 전복을 꿈꾸게 된다. 

무한미디어 Media Unlimited 미디어 독재와 일상의 종말

(토드 기틀린 지음/남재일 옮김/휴먼앤북스)
현실에 밀착한 연구로 비판적 사고를 심화시켜온 기틀린 교수가 그간의 사유를 총합하여 미디어에 관한 문학적 수준의 에세이를 써낸 것이 바로 이 책 이다. 이 책은 미디어에 대해 성급한 긍정이나 부정의 판단을 내리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미디어라는 기술의 총아가 만들어내는 ‘정보 사회’의 핑크빛 전망이나, 미디어가 특정 이념을 유포하고 폭력과 섹스를 강조하며 진실을 제한한다는 익히 들어온 '미디어 악덕론'을 반복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대신, 이 책은 미디어가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미디어 효과'에 주목한다. 즉 기틀린은 폭포처럼 쏟아지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공격을 '미디어 급류(torrent)'라고 적절히 비유하면서, 이 급류가 우리 환경에서 어떤 양상으로 벌어지는지, 그리고 이 급류에 빠져 죽지 않기 위해 각 개인이 채택하는 항해 전략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미디어 급류로 인해 시민사회와 민주주의 이상은 어떻게 변질되어 가는지를 깊이 통찰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마셜 맥루한의 명제도 아무런 설명력을 가지지 않은 것으로 보며, 대중문화 이론의 한 축인 '의미-생산' 이론도 유용한 문제의식을 제공한다고 보지 않는다. 미디어는 반드시 정보를 전달하거나 의미를 생산해내는 것은 아니며, 단순히 어디엔가 존재하는 현실을 재현하거나 지시하거나 묘사하는 것도 아니다. 이런 설명들은 미디어를 총체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기틀린에게는 너무 깔끔한 해답인 듯 들린다. 기틀린에게 미디어는 우리 현실의 조건이면서 우리를 미디어가 주는 즐거움에 푹 젖어들게 만드는 것이다. 미디어는, 미디어가 없다면 우리가 굳이 느끼지 않아도 되는 감정들을 급류처럼 쏟아부으며 우리의 삶을 불필요한 포화상태로 몰고 가는 것이지만, 또한 인간은 그 즐거움에서 놓여날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분명히 그가 바라보는 '미디어 독재'는 음울하긴 하지만, 그의 사유는 전방위로 향해 있어서 미디어는 무엇이다는 식의 해답은 내려지지 않는다. 굳이 그런 정의를 내리려면 이 책은 '미디어는 운명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는 이 짧지 않은 글에서, 울창한 논증의 숲을 거닐며 예리한 사유를 벼르면서 숲의 끝에 있을 목적지를 향해 유유자적하게, 그러나 한 걸음 한 걸음 확실히 내딛으면서 간다. 그래서 이 책은 이론서라기보다는 문학적 수준의 에세이다. 이 책을 번역한 남재일은 이를 이렇게 표현한다. 이 책이 하나의 글이라면, 매우 심각한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문체는 잔잔한 글이라 할 수 있다. 주장은 날카롭지만 논거가 풍부하고, 논증의 과정은 더디게 진행된다.…… 서문에 책의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할까 생각했지만 도무지 잘 요약이 되지 않았다. 그건 이 책의 논리가 산만해서가 아니라 기틀린의 사유가 동시에 다른 여러 곳을 응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의 언어는 부정도 긍정도 아닌, 저항도 투항도 아닌, 미묘한 경계에서 미디어와 개인이 만나는 양상을 아주 집요하게 파고든다.('옮긴이 서문' 중에서)

 

자본주의 경제산책 - 정운영의 마지막 강의 (정운영 지음/웅진지식하우스)

지난해 유명을 달리한 저자 정운영의 2권의 유고집이 작고 1주기를 맞아 한꺼번에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전쟁으로 시작한 20세기 세계 자본주의의 전개 과정을 핵심적으로 짚으며(1장 20세기 경제 산책) 세계화와 금융투기로 특징지어지는 현 상황을 분석한다(2장 세기말 자본주의 단상).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난 후 그의 생각은 3장 세계화에 대한 비우호적 질문에 압축적으로 드러난다. 저자는 세계화가 자본주의 역사에 전혀 새로운 도전인지 아니면 형태를 달리한 과거의 연장인지, 세계화 시대에 국가나 계급 관계는 어떻게 변하는지, 세계화 탈출이 절박한 과제라면 그 수단은 무엇인지(104~106쪽) 등 일곱 가지의 질문을 던진다.
세계화와 별다른 구별 없이 쓰고 있는 신자유주의에 대해 그는 '시장의 선택이 최상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주장은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그 타당성이 입증된 가설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세계화 시대에 한국 경제의 활로를 문화에서 찾는다. 문화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창조를 향한 저항, 저항을 통한 창조는 세계화 시대의 문화가 담당할 가장 중대한 책무 중의 하나'이기에 문화는 세계화 대열의 돌파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때로는 공격이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세계화 시대의 우리 문화에는 온전한 진지 방어가 더 나은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저자는 지역 통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한다. FTA는 '각국의 연대 세력이 국가 단위의 투쟁에서 세계적 규모의 투쟁으로 갈아탈 환승역 구실을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정운영은 이 과제 수행이 세계화 시대의 지식인한테 위임된 가장 중요한 숙제라는 생각에서 마지막까지 세계화 시대의 출구를 모색했던 것이다.
이 책의 4, 5, 6장은 한국 자본주의에 대한 그의 생각이 갈무리돼 있다. 대학 학보사의 기자를 대상으로 한 강연(4장 한국 경제의 빛과 그림자)으로 시작되는 후반부에서 저자는 비주류 경제학자로 살아온 자신의 이력을 털어놓으며 좌절과 분노, 배반의 한국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1970년대 자본주의 황금기가 종언을 고한 시점부터 경쟁과 배제 위주의 세계화 토대가 마련되는 1980년대를 지나, 1990년대 현실 사회주의가 붕괴하고 난 후 세계의 변화까지를 정리하고 있다. 그리하여 그는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경제학자로서의 섣부른 전망 대신 성찰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1980년대 한국 사회의 정체성을 논하면서는 ‘사회 구성체’ 논쟁을 재조명한다(5장 1980년대 한국 사회의 정체성). 한국의 사회 형성에 국가독점적 자본주의라는 작업 가설을 적용할 때, 그 명제가 지니는 타당성과 제약 조건을 검토하려는 의도이다. 저자는 ‘변혁의 전망이란 맥락에서 관찰할 때 실로 중요한 사항은 사회 형성의 성격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아니라 현재의 정치 정세에서 모순 발현의 기본 국면이 무엇이냐는 질문이다’는 관점에서 제국주의, 종속성, 자본 수출 등의 문제를 파고든다.
저자가 제일 마지막에 다루고 있는 것은 우리의 최대 현안인 남북 경제의 장래와 미국과의 역학 관계이다(6장 남북 경제의 장래와 미국의 관심). 저자는 우선 '한반도의 최대 변수는 미국이며, 그 미국이 한반도의 현상 유지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그 유지가 김정일 체제의 유지까지 포함되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한반도의 이해는 때때로 대북공조의 이해와 다를 수 있고, 대미 공조의 이해와도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

오랜 기간을 두고 쌓여온 한 편 한 편의 칼럼이 책으로 묶이면서 정운영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김수영 시인의 자전적 평론 를 논하는 '60년 만의 과거사 회상'(232쪽)에는 4·19 공간의 삐딱한 청년 정운영의 모습이 그려지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강의하는 한국인 좌파 경제학자 장하준을 다룬 '한국 경제의 등애 이야기'(56쪽)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소신 하나로 94년을 버틴 폴 스위지의 생애를 이야기하는 '보수든 진보든 진짜이기를'(213쪽)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좌파 경제학자로서 험난한 삶의 살았던 그의 인생 이력이 겹쳐진다. 정운영이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만으로도 논란이 됐던 칼럼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일 때, 비로소 인간 정운영의 진정성이 확인되는 것이다.
병상에서 부인의 도움을 얻어가며 구술로 써내려간 그의 마지막 칼럼 '영웅본색'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이 시대에 더욱 절박한 제목이 정치적 정직성이라고 믿는다. 영웅을 본뜬 따위로 한순간이나마 위로를 찾는 것이 현대인의 삶이라면, 그것은 너무 삭막하지만 또한 피할 수 없는 대상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의 말을 되짚어본다. '우리는 적당한 귀족 취미와 적당한 영웅 흉내로 이 세상을 본뜨며 살아왔다. 이제 말의 수술이 필요하다.'

 

몰입의 경영 Good Business (미하이 칙센트마하이 지음/심현식 옮김/황금가지)
세계적인 심리학 석학인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인간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라는 화두를 놓고 평생을 연구해 온 학자로 조사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 등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저술했다. 그는 세계 각국의 수많은 사람들을 경험 표집 방법(Experience Sampling Method, ESM-삐삐를 차고 다니다 삐삐가 울릴 때마다 느낌이나 생각을 적도록 한 방법)으로 조사하여 사람들이 최적의 경험을 할 때가 언제이며 그때 어떤 특징들을 보이는지 규명해 냈다. 그 결과 사람들이 스스로 주인 의식을 갖게 되며 기분이 고양되고 행복감을 맛보는 순간은 무언가에 몰입할 때이며 그 상태를 플로(flow, 어떤 일에 집중하여 내가 나임을 잊어버릴 수 있는 심리적 상태로 곧 행복을 의미한다. 물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라 이름 붙였다. 이후 토니 블레어와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세계 지도자들을 비롯하여 스포츠 스타들이 몰입 개념에 깊은 영감을 받았다. 신간 에서는 몰입(Flow)의 개념을 기업 환경에 적용함으로써 인간이 세운 조직이 어떻게 최적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직장에서 어떻게 삶을 고양시키는 몰입 경험을 끌어낼지 이야기한다.
이 책은 오늘날 일과 기업 활동이 종교와 정치를 대체하는 중추적인 힘으로 등장하게 되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사회의 중심에 있는 기업 경영인과 그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몰입을 경험하며 자신의 행복은 물론 회사와 사회를 위해 공헌할 것인가 하는 것이 이 책의 화두다. 

 

팔레스타인의 눈물 (수아드 아미리 外 지음/오수연 옮김/아시아)

고통당하는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생생하게 내부의 시선으로 보여주는 산문집 은 소설가 오수연씨가 팔레스타인 시인 자카리아 무함마드와 함께 기획한 이 책에는 팔레스타인 현역작가 9명이 집필한 11편의 산문이 수록됐다.

첫머리에 수록된 수아드 아미리의 '개 같은 인생'은 이스라엘 점령지구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통이 희화적으로 묘사돼 있다. 검문소를 한 번 통과하려면 긴 줄을 서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데, 화자는 예루살렘에서 광견병 백신을 맞았다는 증명서를 발급받은 애완용 개의 덕을 보았다. 증명서를 요구하는 군인에게 "나는 없지만, 이 개가 있답니다. 나는 이 예루살렘 개의 운전사예요"라고 말했을 뿐이다. 동물학대방지협회 간판은 눈에 띄지만 '아랍인학대방지' 간판은 보이지 않는다고 작가는 냉소한다. 아다니아 쉬불리의 '먼지'에는 친구들이 살아있는지 일주일마다 방문하는 인물이 나온다. 언제 어떻게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죽을지 모르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운명이 일상처럼 펼쳐진다. 알리 제인의 '나를 너무 밀지 마'는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집권하게 된 과정과 의미, 그것을 지켜보는 팔레스타인 지식인의 복잡한 내면풍경을 그린 산문이다. 23살 처녀가 팔레스타인해방전선에 가담했다가 10년 만에 석방된 체험기를 다룬 아이샤 오디의 '심문'에는 이스라엘이 저지른 성고문과 구타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엘리뇨 : 역사와 기후의 충돌 El Nino (로스 쿠퍼-존스턴 지음/김경렬 옮김/새물결)

스페인어로 원래 '아기 예수' 혹은 '어린 그리스도'(소문자로 쓸 때는 '남자아이')를 뜻하는 '엘니뇨(El Nino)' 현상이 인류 역사 곳곳에서 슬며시 얼굴을 내밀며 역사의 방향을 틀어놓아 왔다. 1640~1641년에는 엘니뇨에 의한 가뭄으로 대기근이 발생해 결국 명나라가 몰락의 길을 걷고 말았으며, 청 말인 1877~1878년에 발생한 강력한 엘니뇨는 이 제국을 거의 마비 상태에 빠뜨리고 구호 노력을 구실로 서구 열강들이 제국 안에서 좀더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해준다. 같은 시기 인도에서도 대기근이 발생하여 550만 명이 사망하면서 인명보다는 재정 유지에 더 신경을 쓴 영국 식민 당국에 대한 인도인들의 증오심에 불을 지폈으며 태평양의 누벨칼레도니 군도에서도 가뭄으로 인해 프랑스 식민 당국과 원주민인 카낙인들 사이에 커다란 충돌이 발생했다.
매년 일어나는 나일 강의 적당한 범람 덕분에 고도의 문명을 이룬 것으로 알려진 이집트에서도 엘니뇨로 인해 비가 적게 내림으로써 나일 강이 범람하지 않는 것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역으로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잉카 제국 정복에 나섰던 1532년에 엘니뇨가 발생하여 예년과 달리 풍족한 비가 내린 것은 피사로 군대의 여정을 용이하게 해 제국 정복의 길을 순조롭게 터주었다. 때아니게 찾아온 혹독한 추위에 결정타를 입고 러시아에서 물러나야 했던 1812년의 나폴레옹군과 1941년 히틀러 군대의 패퇴 뒤에도 당시 누구도 그 존재를 깨닫지 못했던 엘니뇨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처럼 세계 모든 대륙에서 엘니뇨는 전쟁과 혁명, 정복, 대이주의 원인으로 작용하며 역사의 물길을 이리저리로 돌려왔다.
엘니뇨가 야기하는 이상기후에 대처하기 위해 인류가 온갖 대책을 강구해야만 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대책은 전통 사회에서는 기후 조건이 달리 나타날 수 있는 다른 지역의 사람들과 평소에 강한 유대를 형성해두어 유사시에 대비하는 실질적 방식 ― 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의 쿵 부시맨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선물 교환 시스템인 흑사로(hxaro)나 멀리 떨어진 부족들끼리도 공동의 조상신을 갖고 있다고 여기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의 방식 ― 이나 인신 공양 등을 통해 비를 기원하는 상징적 방식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적절히 대처하는 데 실패하는 경우 사회나 국가는 심각한 위기를 맞아야 했다.
여기서 우리는 과연 역사를 움직이는 것이 인간 자신인가 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과 맞닥뜨리게 된다. 인간이 기후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체제와 문화를 발전시켜온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인간의 역사를 '자연에 맞서 자연을 정복해온 역사'라고 보는 '오만한 역사관' 이 과연 타당한지 이 책은 우리에게 생각할 여지를 던져준다.

 

 

불편한 진실 An Inconvenient Truth (앨 고어 지음/김명남 옮김/좋은생각)

 

1997년 미국이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를 위해 의회를 설득했다가 거부당했던 부통령 앨 고어(당시 미국의 대통령은 클린턴이었고 그 뒤를 이은 부시도 이를 거부했으며 오히려 미국의 국내 이유를 들어 자국 기업에 유리한 입장에 서 철저히 지구 환경에 반대쪽에 있다)가 정계를 떠난 뒤 환경운동가로 나서 저술한 이 책은 아마존닷컴,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전 세계 12개 국어로 출간되었다. 영화로도 제작되어 선댄스 영화제에서 격찬을 받았으며, 칸 영화제에도 초대 받았다. 국내에서는 현재 1개관에서 개봉중이다.
우선 이 책은 이산화탄소 증가 등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지구와 인류를 어떻게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지를 하나하나 짚어주고 있다. 가령 킬리만자로의 눈은 거의 녹아버렸고,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는 지금도 끊임없이 녹아내리고 있으며,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를 쑥대밭으로 만든 '카트리나' 같은 초대형 허리케인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20여 년 내에 플로리다, 상하이, 뉴욕 등이 물에 잠기게 되고, 극단적인 이상 기후, 홍수, 가뭄, 전염병이 찾아오게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데, 저자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사람들 각자가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환경보호를 위해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 10가지를 조목조목 비판하고,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생활 지침들도 친절하게 안내해 주고 있다. 
또한 이 책은 1000여 회의 슬라이드 강연에서 나온 자료와 강연 경험을 집약한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2000년부터 지구 온난화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세계 각지를 돌며 강연을 하였다. 이 책은 그 강연들에서 사용된 도표, 사진 등 구체적이면서도 광범위한 자료들을 풍부하게 싣고 있다.

요즘은 유독 지구 환경에 대한 보고서처럼 관련서들이 나오고 있다. 그저 책을 팔기 위한 과장된 이야기이거나 극단적인 표현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위험수위가 이젠 한계를 넘어선 것 같다.

저자가 서두에서 밝힌 것처럼 '위기(危機)'에서 '위(危)'는 '위험'을, '기(機)'는 '기회'를 뜻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인류는 환경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기회를 잡아야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과 그 땅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거대 중국을 경영하라 (남상욱 지음/일빛)

이 책은 저자가 세계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한 중국에서 중국대사관 총영사, 중국 광저우 총영사의 신분으로 8년간 근무하면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중국을 분석한 대중국 접근 전략의 지침서이다. 저자는 외교관의 시각에서 100년 후를 내다보는 중국의 국가 경영 전략의 틀을 기준으로 정치·외교·경제·사회·문화·역사 등의 각 분야를 살펴보는 한편, 오랜 시간에 걸쳐 수집한 방대한 자료를 근거로 복합적 분석을 통해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날카롭게 조망한다. 특히, 저자는 정치·외교와 경제의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중국의 실체를 왜곡·굴절 없이 종합적이고 전략적으로 정밀하게 분석함으로써 우리 경제와 기업의 대중국 전략과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한다.

 

 

가족 부활이냐 몰락이냐 Minimum (프랑크 쉬르마허 지음/장혜경 옮김/나무생각)

돈너 계곡의 비극 - 1846년 81명의 일행이 캘리포니아 주를 향해 길을 떠났다. 그들은 대부분 독일과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대가족이 여럿이고, 혼자 여행하는 사람 몇 명, 이 지역 지리에 밝아서 일행을 이끌고 시에라 네바다를 지날 예정이었던 안내인이 몇 명이다.
희망에 차 길을 나섰던 그들은 11월 돈너 계곡에 발이 묶이고 만다. 눈 폭풍에 갇혀 도저히 산을 넘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마법과도 같았던 6개월의 시간은 그들을 얼음 황무지에 가두었고,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생존에 꼭 필요한 절대적 미니멈으로 그들을 몰아댔다. 하지만 진짜 재앙이 시작되기도 전에 남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죽음의 춤'이 시작되고 있었다. 계곡에 갇히기 전에 이미 4명의 청년과 1명의 노인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1847년 4월 25일 일행이 구조되었다. 독신들은 거의 대부분 사망했다. 물론 가족이라고 해서 전원이 다 살아남은 것은 아니지만, 노인과 병자, 어린아이들이 오랫동안 목숨을 부지했다는 사실은 기적과도 같았다. 그들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조건은 바로 가족이었다. 가족과 함께 있었느냐, 혼자 있었느냐가 생존을 좌우한 유일한 이유였다.

영국 섬머랜드 호텔의 화재 사건 - 1973년 8월, 당대 최대 규모의 휴가 시설이었던 영국 섬머랜드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약 3천 명의 휴가객들이 있었는데 상당수가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이었다. 화재가 발생하고 사건 현장에 도착한 BBC 카메라 팀은, 엄청난 속도로 번져가는 불길과 그 사이로 달아나고 있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사건이 종료되자 화재의 피해 규모가 드러났다. 최소한 사망자가 51명, 부상자는 400명 정도 되었다.
몇 년 후 심리학자 조나단 사임에 의해 재미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공포로 인해 방향을 잃고 정신없이 허둥거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흩어져 혼자 싸웠고, 더 강한 자가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그리고 휴가객들은 당연히 가장 빠른 길을 택해 즉각 탈출을 시도했을 것이라고.
하지만 화재가 발생하자 가족들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순식간에 엄청난 효율성을 보이며 뭉치기 시작했다. 혼란의 와중에서도 서로를 잃어버리지 않고 함께 도망치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같이 온 사람을 찾는 것은 당연한 행동이 아니냐고 생각했다면, 친구들끼리 온 사람들은 전혀 그런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가족의 67%가 함께 움직였지만, 친구들의 경우 불과 1/4만이 서로를 찾았다. 가족들은 심지어 건물 반대편으로 달려간 사람들도 많았다. 화재 순간 대형 야외 정원에 흩어져 있던 30가족 중 절반이 가족을 찾아 헤맸고, 실제로 가족을 찾았다. 그리고 전원이 무사히 건물을 빠져나왔다.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는 가족보다 더 진한 애정을 과시했던 친구들은 사건이 터지자 순식간에 그 애정의 끈은 끊어져버렸다. 친구들은 사방으로 흩어진 고독한 전사가 되었고, 가족은 번개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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