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를 위한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미국 측은 쇠고기 금수 조치가 풀리지 않고는 한미간 FTA 논의가 진전될 수 없다며 우리 측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농림부는 국민 건강이 달린 문제라 신중히 접근할 것이며,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수입 재개 여부는 조만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김광동(농민신문 농정부)
난 2003년 12월 광우병 파동으로 전면 수입이 금지된 미국산
쇠고기는 올해 들어 한미 양국의 광우병 전문가들이 세 차례 회의를 통해 안전성 검증을 받고 수입 재개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으나, 지난 6월 미국에서 두 번째 광우병 감염소가 발견됨으로써 수입 재개 논의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안전성 검증 없이 섣부른 수입 재개는 안돼
그러나 축산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그동안 외형상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논의가 거의 없었던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관계 부처 내에서 활발한 논의가 진행돼온 듯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관련해 농림부의 입장은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선 금수 조치를 계속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 농림부는 지난 8월말 미국으로부터 두 번째 광우병 소의 역학 조사 결과 보고서를 공식 통보받고서도 내용 검증을 서두르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농림부 검역담당 사무관은 “우리가 서두를 이유가 없지 않느냐. 시간을 갖고 천천히 하나하나 정확하게 짚어보고, 부족한 것이 발견되면 추가 자료를 요청할 계획이어서 보고서 검토를 완료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서두르는 외교통상부 입장은 농림부와 상당한 괴리감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동안 미국이 자국산 쇠고기 3대 수입국인 우리나라가 쇠고기 금수 조치를 풀지 않을 경우 자유무역협정 논의를 할 수 없다는 식의 통상압력을 직간접적으로 행사해 왔다는 소문이 정관계 내부에 파다하게 번진 것.
외교통상부, 한미 FTA 걸림돌 된다 농림부 압박
정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축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교통상부가 한미 FTA 등 통상 문제를 거론하며 농림부를 ‘공격’하는 수위가 점점 높아져 농림부로서는 매우 곤란한 입장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조선일보는 외교통상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며 “정부가 다음달(11월) 중 수입 금지 조치를 풀겠다는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나가자 농림부는 즉각 “쇠고기 수입을 외교통상부가 하느냐. 완벽한 오보다”라며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으나 우리와 비슷한 입장을 견지해온 일본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사실상 합의한 데다 정부 내부에서 농림부가 과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수입 재개 여부 곧 판가름 날 예정
이런 상황에서 농림부도 최근 세 차례에 걸쳐 한미 광우병 전문가 회의에 참석했던 대학교수와 관계 전문가 등을 소집,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안전성 문제를 점검하는 비공개 회의를 열어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농림부는 이 회의가 비공개로 열린 점을 강조하면서 회의 결과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했던 한 전문가는 “과학적으로 보나 국제 기준을 놓고 보나 광우병에 걸린 소라 하더라도 SRM(특정위험물질)을 제거한 나머지 부분은 위험하지 않으며, 특히 살코기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전 세계가 인정하고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된 범위 내에서 미국 쇠고기를 수입해도 나쁠 것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어찌됐건 전문가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여부가 조만간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림부가 관계 전문가·소비자·생산자 등으로 구성된 가축방역협의회를 소집, 여기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수입 재개가 공식 결정되는 것이다. 다만 한미 양국 관계자가 수입을 하기 위한 전제 조건 등에 협상을 벌여야 하고 관련 법규를 새로 정비하는 등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가축방역협의회에서 수입 재개 결정이 내려지면 이르면 3∼4개월 내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우농가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대해 생존권을 걸고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혀 정부가 수입 재개를 결정하기까지는 상당한 마찰을 겪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간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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