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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탕

이영주 |2006.09.29 12:10
조회 106 |추천 0

영화 보고 와서 야간작업을 마치고 나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_-;;;

내일 아침 출근을 안 해도 된다는 것만 믿고 이렇게 포스트 쓰기를 꾸욱 눌렀다.

이것도 병이다 싶어... -_-;;;;;;

  새로운 장르 출현, 동물신파!     지지난 주 목요일 을 보고 극장을 나오면서 일행과 나눈 대화. (예고편으로 이 나왔음) A : 각설탕인지 뭔지 그거, 이후 최초로 말과 여자가 나오는 영화겠다? B : 그런가? 그럼 꼭 봐줘야겠네. 예술영화잖아. (-_-;;;) C : 도 있지 않았어? 나 : -_-;;;;;;;   오늘, 아니 어제 밤 을 보고 극장에서 나와 일행과 나눈 대화. (지난 번 애마부인에 대한 대화를 이야기해 주었음) A : 언니, 그럼 은 말이랑 그거(?) 하는 영화인 건가요? 나 : -_-;;;;;;;   과 관련해 지인들과 나눈 대화들이 다 이렇다. 별 시답지 않은 대화였지만, 생각해 보니 이 대화들이야말로 영화 을 제대로, 핵심을 콕 집어서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 기억을 끄집어내 보았다.     1. 애마부인 이후 처음으로... 말과 여자가 나오는 영화다. 은. 내가 애마부인 몇 편을 봤던 건지는 기억이 또렷하지 않지만, 그 줄거리가 어땠는지는 더더욱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쨌든 애마부인에서 말은 꽤나 비중 있는 배역이었다. 그 점에서 각설탕과 비슷하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동물과 인간을 다룬 영화가 얼마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는 동물영화를 만들기로 작정을 하고 만든 영화다. 영화 속 등장인물이 참으로 단조로운 가운데 말(장군이와 그의 아들 천둥)은 그저 비중 있는 배역에 그치지 않고 가장 감정이 섬세하게 묘사된(주인공 임수정보다도 훨씬 더) 주인공 중의 주인공이다. 감독이 동물과의 교감을 어느 정도 하는 사람인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애완동물을 끌어안고 있는 사람들의 스냅사진을 줄줄이 같이 올린 것으로 미루어 짐작해 볼 때, 감독은 독실한(?) 동물애호가인 것 같다. 이름(이환경) 그대로 환경운동가인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앞서 말했듯 말의 감정선에 치우친 나머지 인간들의 감정선을 잡아내는 데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주인공 임수정과 아버지 박은수, 조교사 유오성, 경쟁자 송철 등 주요인물들은 시시때때로 갈등과 화해를 거듭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묘사는 턱없이 인색하다. 착한편 나쁜편을 갈라 싸움하고 결국은 착한편이 승리한다는 식의 유아적 이야기를 들려줄 작정이라도 한 듯, 인물들은 악역을 맡은 마주, 김조교사, 송철이나 착한편(임수정과 천둥 편)을 맡은 아버지, 윤조교사, 착한 마주나 하나같이 전형적인 스테레오타입으로 그려진다. 착한편은 왜 저렇게 착한지, 나쁜편은 또 왜 그렇게 나쁜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태어날 때부터 그리 태어난 인물들인가 보다. 그래서일까? 주인공의 심리가 결정적으로 뒤집히게 되는 지점(보통 영화를 보면 이 부분에서 찐한 감동을 느끼기 마련인데)이 허탈하기 그지없다. 왜냐구? 원래 태어날 때부터 착한편이었거든. -_-;;   감독은 말을 너무 사랑하는가 보다. 그에 비해 사람은 별로 안 사랑하나 보다. 애마부인 이후 최초로 말이 비중 있는 역할을 하는 영화를 만든 의미는 충분히 뽑은 것 같다. -_-;     2. 말이랑 그거(?) 하는 영화... 맞다. 아, 오해는 없기를. 여기서 그거는 음지에서나 볼 수 있는 엄한 그거가 아니라 '신파멜로'다. 영화 속 주인공 말을 사람으로 바꿔놓고 영화를 생각해 보면 이거이거 드라마에서 너무 자주 봤던 그 신파다.   멀리 있어도 세월이 흘러도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만나질 수밖에 없는 인연. 그들이 헤어졌다. 그러나 그들은 마음의 끈이 연결돼 있는 솔메이트다. 그래서 길바닥에서 유흥가에서 그녀의 목소리, 그의 방울소리만 듣고도(그것도 아주 머~얼리서) 연인의 존재를 운명적으로 느낀다. 결국 극적인 재회! 그러나 사랑하는 솔메이트가 다시 만났다고 해피엔딩이면 신파가 아니다. 그 중 하나가 불치의 병에 걸려 죽어줘야 한다. 수술을 할 것이냐, 그냥 지금 하고픈 사랑을 원없이 하고 죽을 것이냐, 선택의 기로에서 당연히 원없는 사랑(주행)을 선택해야 정통 신파멜로의 구색을 갖출 수 있다. 원없이 사랑하고 결국은 주인공이 쓰러진다. 남아 있는 주인공은 쓰러진 솔메이트를 부여잡고 통곡한다. 통곡하는 연인을 기~일게 보여주며 예전 그들이 처음 만났던 장면의 플래시백 정도는 나와줘야 또 제맛이다. 추억이 담긴 노래가 흘러나와주는 것은 필수다.   은 단지 인간을 말로 바꾸었다는 것 말고는 신파멜로의 전형을 따른다.     여기서 끝내려다 잠깐!   이렇게 혹평으로 끝내기엔, 그러나 은 많은 미덕을 갖고 있다. 첫째, 제주도가 정말 아름다운 섬이라는 걸, 우리나라에도 푸른 초원과 코발트빛 바다, 말을 타고 달릴 수 있는 삼나무길이 존재한다는 걸 새삼 깨우치는 수려한 영상. 둘째, 말도 연기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동물과 교감하는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 단, 인간에게도 조금의 관심을 가져준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보태며. 셋째, 말과 경마의 매력. 이만하면 마사회가 제작비 다 대도 손해 안 보겠다 싶다. 말의 신체 곡선은 정말 매력적이다. 특히 주인공 천둥은 긴 다리와 탄탄한 허벅지, 탄력있는 엉덩이에 잘 생긴 얼굴까지 가히 예술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이다. 거기다 사진 찍을 때는 누가 가르쳐줬는지 45도 얼짱각도까지 꿰고 있다. ㅋㅋ 또 지금까지 접해보지 않아서 몰랐던 경마의 매력이 영화의 내용보다도 생생하게 다가온다. 두구두구두구... 지축을 울리는 말발굽 소리와 고삐를 바투 쥐고 말의 몸동작과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기수의 심장소리가 참으로 매력적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경마장에 한번 가보고 싶다.   암튼, 영화 보고 극장을 나오면서 좋은 구경 했다 싶어 관람료가 아깝지는 않지만 이야기로서의 매력은 전혀 없어 아쉬움이 남는(그것도 아주 크게) 영화. 이것이 에 대한 내 관람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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