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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을 타고 기어 올라온 남편..

전망 |2006.07.10 11:17
조회 640 |추천 0

 

 
벼랑을 타고 기어 올라온 남편..   둘째 뽀빠이의 백일잔치를 치르고 갑자기 나는 일어서지를 못하는 중병에 걸렸는데 병은 자랑하라고 남편이 동료들에게 얘기를 했더니 어디 시골에 용한 곳이 있다고 진맥을 하고 약을 지어 먹었는데 별 차도가 없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신경외과였으며 병원에서 CT촬영을 한 결과 디스크라고 하여 보름간 입원치료를 하고 병원에선 치료가 더 필요하다는데 어린 뽀빠이를 멀리 사는 동생에게 맡겨 둔 것이 마음에 걸려 퇴원을 하기로 하고 병원비를 계산하는데..   남편은 병원비 명세서를 꼼꼼하게 살피더니 CT촬영이 의료보험 처리가 되지 않았다며 지금은 어떻게 계산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CT촬영 후 병이 없을때는 전액 본인 부담이지만 병명이 드러날 경우는 의료보험이 된다는 것이 남편의 주장..   병원에서 공단에 알아본 결과 남편의 주장이 맞다며 병원에서 CT촬영비를 보험 처리 해 당시 85,000원을 병원비에서 공제해 줬지만 그 과정에 나는 남편에게 기분이 상했다. '이 사람이 내가 아파 병원비 몇푼 지출되는 것이 그렇게 아까워 이 난리를 피우는가..'   의심이 생겼기 때문인데 몇년이 지난후 친정어머니께서 맹장 수술을 하고 병원비를 내 카드로 지불하라는 등을 봐서 오해는 풀렸으며 친정어머니는 내게.. "이서방이 참 대단하다. 혼자서 벌어 가족을 부양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아나.. 남편에게 잘 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토요일 저녁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이번에 진수 몇점 받았어.." 등 아이들 공부 얘기를 하는데 친구는 올해 6학년인 아들 진수를 중학교에 보내지 못하겠다는 얘기를 했다.   중학교에 학비가 없긴하지만 결혼 후 줄곧 집에서 노는 남편을 대신해 직장을 다니는 친구는 아들 중학교 버스비, 학원비, 참고서비가 적지 않다며 중학교 보낼 걱정을 하는데 가슴이 아팠으며 한편으로 명문대 나와 놀고 있는 친구의 무책임한 남편이 미웠다.   그런 친구의 사는 모습을 지켜보며 내 남편이 한없이 고마웠으며 나는 어제 하루종일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을 했다. 깻잎을 양념장에 무치고 정구지 김치를 매콤하게 담그고 저녁엔 남편이 주문한 냄비에 감자를 깔고 자작하게 조림을 해서 식탁에 올려놓았다.   육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편을 위해 우리집 김치냉장고에는 서너가지 생선이 구비되어 있으며 특히 남편이 좋아하는 갈치는 늘 대기 상태.. 큰아이 국어책에 '벼랑'이라는 만화가 있는데 내용이...   "갑자기 벼랑 끝에 선 사람은 벼랑이 무섭다. 그러나 그 벼랑을 타고 기어 올라온 사람에게는 벼랑이 무섭지 않다."가 있는데 남편의 인생은 수도 없이 벼랑을 기어 올라 왔으며 그런 단단한 남편 덕분에 내가 고생을 덜하고 산다는 생각을 하지만..   남편이 얼마전 자신의 장모인 내 친정어머니에게.. "집사람은 천지도 모릅니더.."라고 했다는데 남편은 내가 연상의 누나라는 사실을 잊었단 말인가.. 난 내가 고생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 남편 눈에는 세상물정 모르는 천지도 모르는 연약한 여자로 보이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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