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린왕자를 참 좋아합니다.
제가 가장 아끼는 책이 바로 '책이있는마을' 출판사에서 2002년에 발행한
딱딱한 연두색 표지의 어린왕자에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어린왕자를 만납니다...
처음 어린왕자를 읽은 것이 아마 초등학교 4학년 때 였습니다.
자신은 이미 어른이라고 생각했던지라,
속이 보이지 않는 보아뱀, 속이 보이는 보아뱀 이야기를 비웃어 넘겼던 기억이 있네요.
'장밋빛 벽돌에 창가에 제라늄 화분이 있고, 지붕에는 비둘기가 있는'집이
'10만 프랑짜리'집보다 훨씬 예쁘고 사랑스러워보였던 자신이 아직 어리구나, 하고 생각했던
그런 기억도 있구요.. :)
어린왕자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제가 왜 어린왕자를 좋아하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왜인지 좋아요.
명작은 읽을 때마다 의미가 달라진다는데.. 어쩌면 그 이유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저도
이제 어른과 아이의 중간(?)이 되어서인지, 고3병인지
자꾸만 어린왕자를 분석해서 읽게 돼요 ^^;
뱀에게 했던
"Now go away…… I want to get down from the wall"이란 말이..
예전에는 분명 '이제 가.. 나 벽에서 내려가고 싶어' 라고 읽혔던 것 같은데..
지금은 '이제 가.. (그래야) 내가 벽에서 내려갈 수 있게' 처럼 들려요..
사실은 돌아가는 게 무서웠던 어린왕자의 모습도 읽고..
그리고 어린왕자를 원망해보기도 합니다.
왜 꽃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았을까,
왜 여우가 어린왕자와의 이별을 슬퍼할 때,
슬프게 만든 것은 여우 자신이라고 말했을까..
왜 그렇게 순수하기만 했을까..
그러나 또 책을 덮으면
정작 어린왕자에 대해 남는 것은
그립다는 막연한 감정 뿐이네요..
엊그제 대학 면접이 있었습니다.
대기실에서만 약 2시간 반을 기다렸네요..
연암 박지원의 글을 해석한 '비슷한 것은 없다' 와 '어린왕자'를 독서거리로 가져갔답니다.
숨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 조용한 세미나 실
창밖에는 짙은 초록색 잎을 가진 나무 두 그루가 보이던 그 곳..
그 곳에서 어린왕자를 만나니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새로운 곳에 가고 싶어,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싶어..
새로운 삶을 살고싶어….
그런 생각이 마음을 메워서 가만히 의자에 앉아있느라 혼이 났답니다.
요즘 힘든 일이 많아서 어린왕자를 자주 못 만났어요.
..그러고보니 엊그제 만난 것이 세달만의 만남이었습니다.
다음에 어린 왕자와 만날 때 나는 무슨 말을 할까..
어떤 모습으로 그를 만날까..
어린 왕자와 헤어질 때마다 그렇게 상상합니다.
그리고 힘들어도 꼭 이 일을 이기겠다고
내가 바라는 그 조용하고 평화로운 삶,
그것을 이루고 어린왕자에게 미소지어보이겠다고 다짐합니다.
어린왕자를...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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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the little prince tamed the fox. And when the hour of his depature drew near--
"Ah," said the fox, "I shall cry."
"It is your own fault," said the little prince. "I never wished you any sort of harm; but you wanted me to tame you……"
"Yes, that is so," said the fox.
"But now you are going to cry!" said the little prince.
"Yes, that is so," said the fox.
"Then it has done you no good at all!"
"It has done me good," said the fox, "because of the color of the wheat fields." And then he added:
"Go and look again at the roses. You will understand now that yours is unique in all the world. Then come back to say goodbye to me, and I will make you a present of a secret."
그래서 어린왕자는 그 여우를 길들였어요. 그리고 그가 떠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아.. 나 울 것 같아."
여우가 말했어요.
"그건 네 잘못이야. 난 너에게 나쁜 일을 하고 싶지 않았는데. 네가 너를 길들여달라고 했잖아……."
어린 왕자가 말했어요.
"그래, 맞아."
여우가 말했어요.
"그런데 넌 지금 울려고 하잖아!"
어린 왕자가 말했어요.
"그래, 맞아."
여우가 말했어요.
"그럼 너에게는 길들여진 게 하나도 좋을 게 없잖아!"
"좋을 게 있어. 밀밭의 색깔 덕분에 말이야."
여우가 말했어요.
"가서 그 장미들을 다시 한번 봐. 네 장미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이라는 것을 알게 될거야. 그러면 나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와줘. 선물로 내 비밀을 하나 알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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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 the time you have devoted to your rose that makes your rose so important."
"It is the time that I have devoted to my rose--" said the little prince, so that he would be sure to remember.
"네 장미를 특별하게 만든 것은 네가 너의 장미를 위해 바쳐 온 시간이야."
"내가 내 장미를 위해 바쳐 온 시간이야."
어린왕자는 그 말을 확실히 기억하려고 한 번 따라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