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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걷고 싶은 거리

김은영 |2006.11.04 12:50
조회 49,257 |추천 161


 

 

●설치작가 한젬마 in 이태원 이광희부띠끄 맞은편 남산공원 

“여기는 친구인 남궁선(인테리어 디자이너)과 거의 함께 와요.

퇴근 시간 무렵 이곳에 각자 의 강아지(남궁선의 강아지는 소만큼 크죠)를 데리고 나와요.

시간대별로 이곳에 나와봤는데, 경 험에 비추어볼 때

신기하게 해 질 무렵 나무 향이 가장 짙어지거든요.

아로마테라피를 받는 것처 럼 마음이 평온해진답니다.

예전에 누가 그런 질문을 했어요.

오감 중에 두 가지만 고르라면 뭘 고르겠냐고.

그래서 전 청각과 촉각을 골랐어요.

설치작가가 왜 시각을 고르지 않는지 의아해하 더군요.

전 청각과 촉각만큼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감각이 없다고 봐요.

이곳에 나와서도 최대한 눈보다는 귀와 코와 피부가 느낄 수 있도록 저 스스로를 풀어두어요.

한번 나오면 1시간 정 도 서성거리는데 주기적으로 나오진 않아요.

자주 나오고 싶은 마음에 차에 운동화를 넣어두고,

스커트 입은 날도 퇴근길에 들러 신발만 갈아 신고 찾곤 하죠.

얼마 전 새로 출간한 책 를 쓰기 위해

시골 구석에 숨어 있는 화가의 생가, 무덤을 찾아 헤매고 다녔어요.

원고 작업을 한 6년간 거친 우리나라 산천을 꾹꾹 밟으며 느낀 건,

화가들이 멋지고 휘황찬란한 곳에 살았기 때문에 그런 그림을 그린 게 아니란 거예요.

가장 가까이 있는, 소위 말하는 촌스러 운 것들에서 영감을 얻은 거죠.

가까이 있는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면 멀리 떠나봐야 한다 고 해요.

6년 동안 전국을 유랑했더니,

이제 원래부터 제 주변에 있던 소소한 풍경 속 아름다움 이 보이네요.”  

 

course 이태원 하얏트 호텔 근처 이광희부띠끄 맞은편 주차장 → 공원 입구 →

공원 내부 코스는 그날그날 다름. 산책 시간은 1시간 정도.  

when 이 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문제의식에 사로잡힐 때.  

mate 애완견 초코(산책 중 큰 개가 나타나면 길을 피해주어야 한다),

손 안에 들어오는 크기의 수첩.  

agit 공원 입구에 있는 이동식 커피 버스. 

best for 마당 있는 집에 살고 싶은, 찌든 도시인 . 

 

        

 

●만화가 원수연 in 삼청동 부엉이박물관 골목 

“20대엔 홍대 앞처럼 사람 많고 북적대는 번화가에 나가는 걸 즐겼어요.

음악을 좋아해서 음반 을 많이 보유한 카페 순례 같은 걸 했죠.

나이가 들면서 산책할 시간이 없다 보니

어쩌다 하는 산책이 중요한 추억이 될 정도로 각별해졌어요.

요즘 제 마음을 편하게 하는 산책로는 바로 오래 된 골목길이에요.

삼청동은 예쁜 숍도 많지만 시멘트 담 위로 삐죽 올라온 슬레이트 지붕도 만날 수 있는

정취 있는 골목이죠.

그중에서도 부엉이박물관에 가는 걸 좋아해요.

저를 웃음 짓게 하 는 부엉이 모티브 작품들을 보는 것도 좋지만

고불고불하게 연결되는 근처 골목의 느낌이 좋거든 요.”  

 

course 부엉이박물관(02-3210-2902 www.owlmuseum.co.kr) 내부 관람 → 삼청공원 →

공원에서 국무총리 공관으로 내려오는 길은 발길 가는 대로 좁은 골목 탐험.  

when 욕심이 날 힘들게 할 때. mate 남편과 아이들이 최고의 메이트.  

agit 국무총리 공관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10m 정도 걸어가다 옷 가게 끼고 좌회전.

실제로 삼청동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볼 수 있는 주거 골목이 펼쳐진다.  

best time 해 질 녘 오후 . 다른 곳에선 하루가 끝나가는 번잡함이 느껴지지만

골목은 그때부터 풍요롭게 느껴진다.

어느 집에선가 저녁으로 준비하는 찌개 냄새가 담을 넘어 풍겨올 때 마음이 고요해진다.  

best for 마음이 복잡한 사람. 복잡한 골목을 걷다 보면

사람 사는 세상사가 다 복잡하게 보인다. 나 혼자 겪는 일이 아니란 생각에 위로가 된다.  

 

 

 

 

 

 

 


 

 

●뮤지션 ‘허밍어반스테레오’ in 압구정 토끼굴 

“여유롭고 운치 있게 집이 있는 강북에서 강남 가는 길을 즐기고 싶을 때

저의 애마인 스쿠터를 타고 갑니다.

그런 날은 꼭 일명 압구정 토끼굴에 들르지요.

그곳은 차로는 갈 수 없거든요.

뭔가 홀린 듯 래커칠을 열심히 하는 거리의 아티스트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랍니다.”  

 

course 한양아파트 81동 삼거리 → 한가람길 표지판 → 한강시민 공원 진입로  

mate 나의 절친한 친구 스쿠터와 커피, 맥주, 담배 삼총사.

조금 더 역동적으로 즐기고 싶다면 인라인스케이트와 MP3 플레이어를 들고 올 것.  

best time 밤 9시~10시. 그 시간이 되어야 거리의 아티스트가 활동을 재개한다.  

best for 둘만의 오붓하고 은밀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연인들.  

 

       
 

 

●비주얼 아티스트 김태중 in 청계천 주변 공구상가  

“뭘 뚝딱거리고 만드는 사람인지라 재미난 재료, 도구에 관심이 많아요.

가끔씩 일 때문 에 종로나 을지로 쪽으로 나갈 일이 있으면

을지로3가부터 동대문 종합시장까지 이어지는 공구상 가 길로 나가요.

길바닥에 앉아 있는 아저씨들이 무얼 만들고 계신지,

요상하게 생긴 기계는 뭐 하는 데 쓰는 건지 관찰하면서 상상의 날개를 펼치죠.

공구를 구경하다 약간 지루해질 때면 방산 시장에 있는 제과제빵 상점 골목에 갑니다.

그냥 스치고 지나가면 뭐가 뭔지 모를 리본, 케이크 상자, 쿠키 틀, 너트 등

각종 재료와 도구들이 넘쳐나는데, 저에겐 미지의 보물창고 같아 보여요 .”  

course 지하철 을지로3가역에서 종로 방향 → 청계천 관수 교 → 세운교 →

베오개다리 → 방산시장 근처 마전교에 이르는 약 4km  

mate 상상을 시각화할 드로잉 북 한 권과 디지털 카메라.  

agit 동대문 종합상가 건너편에 있는 중 고 서점 골목.

배가 고플 땐 이화여대병원 쪽으로 가서 근처에 널려 있는 닭한마리 집에 간다.

고등어갈비 파는 식당도 몰려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길. 

best time 따로 정해두 는 시간은 없고, 닭한마리와 고등어갈비 때문에

반드시 끼니때를 산책 시간 중간에 두려고 한다 . 

best for 사람 구경 좋아하는 사람,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진 사람,

구질구질한 뒷 골목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  

 

 

 

 

 

 


 

 

● 포토그래퍼 김태은 in 가로수길  

“강남에서 유일한 예술적인 거리라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없을 만큼 훑고 다니는 골목입니다.

아티스트들의 숍이나 스튜디오가 많아 문화적으로 풍성한 기운이 느껴져요.

그게 자극이 될 때가 많습니다.

인도에 폭신한 고무 블록이 깔려 있어서 걷기에도 아주 편하죠.

저는 인생의 동반자인 강아지 반이와 늘 함께 산책에 나섭니다.”  

course 초입에 있는 아트앤드림 서점 지하 갤러리 구경 →

카페 불룸앤구떼에서 레모네이드 한 잔 → 샌드위치 가게 ‘룩앤미’에서

샌드위치와 치즈 범벅 프 렌치프라이 테이크아웃 → 서상영 매장 갤러리 구경  

when 지루하고 답답한데 머리는 텅 빈 것 같은 기분일 때.  

agit 미래와 희망 병원 길 건너편 가로수길에 있는 ‘프로젝트’(02-544-3210)라는 사케 바.  

best time 점심시간 전인 오전 11시경.

거리가 막 깨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또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를 테이크아웃해서 돌아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best for 해외여행 갔을 때 혼자 낯선 곳을 헤매며 느낀 한적함이 그리운 사람.

한국에서 혼자 돌아다니고 밥 먹어도 처량맞아 보이지 않는 몇 안 되는 거리다.

 

 

 

 

 

 

 

 

출처는 사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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