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얘기로 전국이 떠들석하던 지난주, 한 유명 칼럼니스트의 글이 화제가 됐습니다. 요지는 한국의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을 되풀이할 수도 있다는 것인데요. 중국과 인도, 일본과 러시아가 모두 도약의 길로 매진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10년 세월을 허송세월한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국제부 권소현 기자는 부동산 거품 자체도 문제지만 정책불신에 따른 아노미가 더욱 위험해 보인다고 얘기합니다.
참여정부의 8번째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불패신화는 좀처럼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종전까지는 그저 집값이 가파르게 뛰는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는데 최근 인터넷을 보면서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강남 대치동의 아파트 한채를 팔면 프랑스의 고성을 살 수 있다는 내용이 인터넷에 뜨면서 세간의 화제가 됐습니다. 20평도 안되는 강남 아파트 한채 가격이 예쁜 정원이 딸린 고풍스러운 프랑스의 고저택 가격과 맞먹는다는 내용인데요.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월등히 높은 뉴욕의 고급주택 등과 비교하니 국민들이 얼마나 높은 주거비용을 치르고 있는지가 한눈에 파악되더군요.
최근 출간된 라는 책은 거품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담고 있습니다. 책에는 일본의 부동산 거품이 어떻게 형성돼서, 어떻게 터졌고, 일본은 물론 국제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자세히 실려 있습니다.
부동산 거품이 부풀어오르던 80년대말 일본 황궁의 땅값이 미국 캘리포니아 전체의 부동산 가치보다 컸다고 합니다. 면적으로 따지면 캘리포니아가 일본 황궁 대지의 수십억배에 달하는데 말입니다. 부동산 버블이 최고조에 달했던 91년 도쿄 23개구의 땅값이 미국 본토 전체를 사고도 남았다고 합니다.
80년대 일본 부동산 가격은 정말 무섭게 올랐습니다. '땅은 당장 더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공급이 제한적이다. 따라서 땅값은 항상 오른다. 땅은 좋은 투자수단이다' 이것이 속설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역사적으로도 증명이 됐습니다. 30년이 넘도록 다른 유가증권 대부분이 마이너스 실질 수익률을 보일때 부동산의 실질 수익률은 플러스였습니다.
일본 정부는 엔고 현상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타격을 줄여주기 위해 금리를 낮추는 금융완화책을 썼습니다. 일본 은행들은 담보가치의 70%까지 대출해주었고 쉽게 돈을 빌린 투자자들은 마구잡이로 부동산을 사들였죠. 도쿄와 오사카, 삿포로, 나고야 등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200~900% 뛰었습니다.
해외 부동산에도 강한 식탐을 보였습니다. 미쓰이부동산은 기네스북에 등재되고 싶은 마음에 호가가 3억1000만달러였던 뉴욕시 6번가의 엑손빌딩을 6억2000만달러에 사들이는 기행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거품이 꺼지는 것은 한순간이었습니다. 정부가 은행의 부동산 대출 증가를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하자 돈이 쉽게 돌지 않았고 은행들은 자금 회수에 나섰습니다.
부동산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대출금을 갚기 위해 부동산을 내놓기 시작했지만 살 사람은 없었죠. 부동산 가격은 급속하게 떨어졌고 대출을 갚지 못한 투자자들의 파산이 이어졌습니다. 부동산 호황이 지탱하던 증시도 막대한 타격을 받았습니다.
일본 증시는 90년과 91년 각각 30%씩 급락했습니다. 은행은 대규모 대출손실을 입었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줄줄이 일본을 빠져나갔습니다. 자산가격이 폭락하자 사람들은 씀씀이를 줄였고, 중앙은행이 시중에 아무리 자금을 쏟아부어도 디플레이션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일본 경제는 이런 과정속에서 `잃어버린 10년`을 겪었습니다. 책을 저술한 저명한 경제학자 찰스 킨들버거는 일본의 거품붕괴가 이후 이어진 동아시아 금융위기와 미국의 IT 버블붕괴로 이어졌다고 주장합니다. 한나라와 국민만의 몰락이 아니라 다른 나라와 국민들에게까지 고통을 준다는 것이죠. 그는 "거품은 그 자체로는 지탱할 수 없는 가격변동이나 현금흐름을 동반하기 때문에 항상 터지기 마련"이라고 주장합니다.
앞서 언급한 일본의 상황이 어딘가 우리와 비슷하다고 생각되지 않으십니까? 은행들은 가격상승을 믿고 과도한 대출을 일삼고, 은행에서 나온 투자금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매물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집값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구요.
물론 현재의 상황이 80년대 일본과 같은 광기어린 모습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가다간 광기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도 없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시장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정부의 대책이 시장에서 먹혀들지 않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단기처방이 화를 자초한 것인데, 와중에 극약처방에 대한 불안심리는 어느 때보다도 큽니다. 감독당국이 최근 방침을 번복한 주택담보대출 총량규제는 시장의 불안심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통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의 탐욕이 광기로 바뀌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게다가 국내 금융시스템은 일본의 그것과 아주 많이 닮아 있습니다. 국내 증시는 자산가격의 하락뿐 아니라 외국인들의 동향에 매우 민감합니다. 이들이 불안한 조짐을 감지하고, 한국에서 손을 털고 나간다면 광기는 패닉으로 변하고, 패닉은 붕괴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아파트 가격이 어느 정도여야 적정 수준인가에 대한 기준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빠른 속도로 오르다가 어느날 더 이상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부동산 불패 신화는 깨질 수 밖에 없습니다. 부동산이 꺼지면 건설사가 망하고, 은행이 고꾸라지고, 증시가 추락합니다. 거품이 형성된 메커니즘이 일본과 유사한 만큼 꺼지는 양상도 비슷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의 지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동안의 양상을 살펴볼 때 이제 `잃어버린 10년`은 더 이상 남의 말이 아니게 됐습니다. 일본은 타산지석입니다. 정부가 통제력을 상실한채 부동산 광기가 더 이상 시장을 지배하도록 방치해서는 안됩니다. IMF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느라 수년을 허송세월했는데 불과 몇년만에 10년을 또 잃어버린다는 것은 너무 억울하지 않습니까.
기사출처: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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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권 기자의 글에 대부분 동감한다. 물론 일본과 우리의 금융시스템이 유사하다고 하여 부동산 시장이 광기로 변하고 결국 붕괴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논리는 아직 소수의견이기는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이 이렇게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는 현실을 볼 때 무조건 이론적인 말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우리의 부동산 문제가 너무나도 큰 문제가 되어버렸다.
집이 없어서 아직까지 전세를 살고, 심지어 삯월세를 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서민들. 그들에게 소망을 물어보면 너나 할 것 없이 '내 집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말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에 반해 집을 무려 67채나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부자들은 어떠한가? 지금의 버블효과를 넘어서 마치 광기와도 같은 한국의 부동산의 상승세에 웃고 있는 것은 아닐지..
현재 우리나라의 주택공급률은 이미 100%가 초과되었다는 통계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이다. 일본의 인구가 1억 2천만명정도인데 비해 우리나라의 인구는 약 5천만정도가 되는 데 구지 수치로 계산해본다면 5/12정도로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에 비해 땅의 면적은 일본이 우리 남한크기의 3.4배가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이 매물이나 면적면에서 일본보다 오히려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80년도에 일본에서 일어났던 부동산 거품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지 마라는 법은 없다. 이미 일본에서 일어난 많은 현상들이 일정시일이 지난 후에 우리나라에서 일어났거나 일어나고 있는 것은 법칙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자주 벌어지는 일들이 아니었던가?
결국 권 기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부동산 버블과 붕괴위험보다 정부의 정책을 믿으려 하지 않는 국민들의 집단 아노미현상이다. 오늘 미디어다음에서 '결국 노무현대통령에게 죽창을 들어야 하는가?'라는 글과 한겨레 신문에서의 부동산 정책실패로 인한 현 정부의 총체적 무능에 관련된 기사내용을 보고 정책실패보다 더욱 무섭고 무서운 것이 신뢰의 문제가 아니었던가?
단지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 한정이 되었다면 말도 꺼내지 않겠다. 부동산 정책, 북핵문제, 사법권 개혁,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한-미 FTA문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문제, 국민연금개혁 및 연기금조성안, 지방분권화 및 국토균형발전, 행정복합중심도시건설, 교육개혁과 대학개혁(통폐합, 법인화), 교원평가제등 이 정부가 벌여놓은 일들과 마무리해야 할 정책들, 임기가 끝나도 마무리되지 못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문제는 권 기자가 서술했던바대로 국민들의 아노미 현상이 더욱 문제다. 어제 미디어 다음에서 우연히 접한 "노무현 대통령, 우리가 죽창을 들어야 합니까?"라는 기사에 대해서는 아직 임기가 남은 대통령을 향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어느 네티즌의 청원과 같은 기사가 Best 클릭으로 선정되었고 불특정 다수의 수많은 네티즌들이 울분과 염세적인 감정을 포함한 수많은 댓글로 호응했다. 오늘 아침 한겨레신문서는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로 인하여 국민들이 진보세력 전체가 무능하고 일못한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며 노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1면에 실었다.
현재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서 나라전체가 어수선한 요즘, 그러한 불확실하면서도 너무나도 중요한 정부의 대처와 상황때문에 조금씩 레임덕으로 내려갈 시기를 맞은 노무현 대통령은 아직 전임대통령들과는 다르게 국정의 중심을 지키고 있는 듯 보인다. 얼마전 농촌마을의 순시현장에서 "내가 인기가 없다."고 토로했던 대통령. 과연 대통령에게 어느 누구가 시원스럽게 "잘했다"라고 말해줄 수 있을까 반문이 된다.
의외로 많은 국민들은 커다란 개혁을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옛날 중국의 고전에서도 등장하는 [경세제민]이라는 말은 오랫동안 통치자들에게 지침과도 같은 어구가 아니었던가? 그저 잘 먹고, 내 집에서 편안하게 거주하며 자신들의 일과 직업에 보람을 느낄 수 있다면 통치자는 현명한 군주소리를 듣게 되며 이는 복잡다답한 오늘날의 시대에도 비슷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을 대통령은 모르는 것일까?
눈을 해외로 잠시 돌려보자.
우리의 바로 옆에서 서해안을 노랗게 물들이며 연 9~10%의 성장을 구가하는 중국이 있고, 이제 "잃어버린 10"의 종지부를 찍고 탄탄한 국가경제를 바탕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일본이 동해의 옆에 버티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WTO체제안으로 들어선 베트남은 "제2의 China"라는 평가를 들으며 성장을 시작했고 조금 멀리 IT산업과 막강한 인구, 기술을 자랑하는 인도도 중국과 함께 세계경제를 재편할 세력으로 조금씩 더디지만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함께 불리웠던 홍콩과 싱가포르는 이미 우리가 따라잡기 버거울 정도로 성장을 해서 저만큼 달려가고 있고 대만도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개선으로 다시금 성장엔진을 탑재하지 않았는가. 우리나라만 북한 핵문제등 국내의 지긋지긋한 현안들과 싸우고 분열되어 왠지 후퇴하고 뒷걸음치는 인상을 갖게 되는 것은 과연 누구때문일까?
아직 가야 할 길이 먼데,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국민의 불신을 이 정부가 떠안기에는 너무나도 불신의 폭과 깊이가 큰 것 같다. 더 이상 어떠한 정책을 내놓고 바른 말을 앞에서 구가한다 할지라도 급속도로 우려되는 정책아노미 현상에 직면하고 있는 참여정부의 행정력은 힘을 잃어가고 있는 듯 보인다.
앞으로 1년이 남아 있다. 아직도 1년씩이나 남았다는 생각을 노대통령이 하고 있다면 깨끗하게 그만 두는 것이 좋을지 모른다.(물론 대통령이 그런 판단을 할리는 만무하지만..)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행정과 정책에 있어서 바른 판단을 내리고 자신의 고집과 철학을 고집하기 보다는 경험있고 식견있는 참모들과 정책을 잘 조율해서 마지막 1년을 성공적으로 끝마치기를 권고하고 싶다. 부동산 버블효과만 따져봐도 이 정부의 과(過)는 너무나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