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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틀임하는 친디아

이양자 |2006.11.30 00:29
조회 64 |추천 1

                          [용틀임하는 친디아](上)

 

 용(중국)과 코끼리(인도)의 악수… FTA땐 세계경제 판 바꾼다

 
 
‘친디아’(차이나+인디아)가 다가서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0일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구의 두 거인(巨人)인 인구 13억의 중국과 11억 인도의 만남에 대해 중국 언론은 ‘용상악수(龍象握手·용과 코끼리의 악수)’라는 4자성어를 만들어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용은 중국, 코끼리는 인도를 뜻한다. 중국 언론이 흥분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오랜 라이벌이었던 두 나라 사이에 정치·군사적 장애를 뛰어넘어 경제교류의 봇물이 터졌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인도 뉴델리의 매머드급 전시관인 프라가티 마이단. 인도 최대의 전시회 중 하나인 ‘2006 국제무역박람회(IITF)’가 개막됐다. 미국, 러시아, 일본 등 33개국에서 온 1000여 개 업체가 참가했지만, 단연 눈에 띄는 나라는 중국이었다. 가장 넓은 면적인 3000여 평의 특별관(차이나 홀)에는 하이얼(海?), 둥팡(東方)전자 등 110개 기업의 상품들이 가득했다.

차이나 홀 책임자인 장야주(張雅竹·여·42) 총경리는 “27일 폐막 때까지 관람객 수가 20만명을 무난히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얼의 드럼세탁기를 살펴본 뉴델리 시민 라지 다타(여·52)는 “중국 제품이 예상외로 고급이며, 한국이나 일본 제품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델리·뭄바이 등 인도의 대도시 쇼핑몰은 이미 ‘메이드 인 차이나’로 넘친다. ‘차이나 타운’이 없는 인도에서 중국 레스토랑의 프랜차이즈점인 ‘요! 차이나’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10년 전 양국 간 교역량은 연간 10억 달러(약 1조원)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한 달 교역량만도 20억 달러에 육박한다.

사로즈 쿠말 포다르 인도상공회의소(FICCI) 회장은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인도-미국 간 교역 규모인 연간 300억 달러를 앞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국은 1950년 수교했지만 외교관계가 순탄치 못했다. 1959년 중국이 티베트 독립운동을 무력 진압하자 달라이 라마는 인도로 피신했고, 인도가 그를 받아들이자, 양국관계는 악화됐다. 급기야 1962년 옛 티베트 일부 지역을 둘러싼 국경분쟁은 ‘중·인 전쟁’으로 비화됐다. 냉전시기 인도는 소련과 교류를 강화하면서 중국을 압박했고, 중국은 1965년과 1971년 2·3차 인도·파키스탄 전쟁 때 파키스탄을 지원하면서 양국은 철천지 원수가 됐다. 양국은 1976년에야 외교관계를 회복했다.

지금도 국경분쟁이 가라앉지 않은 두 나라지만, 급속히 접근하는 모습은 중국에서 더 완연하다. 지난 13일 오후 베이징(北京) 인도대사관 내 20평 남짓한 대회의실에 중국인 100여 명이 모여, 대사관 관계자들과 환담을 나눴다. 이 모임은 인도에 유학한 중국인들의 친목회. 주최측은 인도대사관이다. 인디아 아트칼리지에서 공부한 장둥(姜東) 중국예술연구원 교수는 “연례 모임이지만 올해 참석자는 예년의 3배는 되는 것 같다”며, “양국 교류가 2~3년 새 급속히 늘면서 인도 유학 출신자들의 활동 공간도 크게 넓어졌다”고 말했다.

하루 전인 12일엔 중국 ‘현장(玄?)의 길’ 탐사단이 인도 뉴델리에 도착,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7세기 인도를 여행하며 경전과 불상 등을 중국에 전한 현장은 양국 종교·문화 교류의 상징. 탐사단은 한 달 전 중국 시안(西安)을 출발, 사막과 산맥을 넘어 1만2000㎞를 달렸다. 잠재 소비력 세계 4위인 인도와의 관계개선을 위한 중국의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장민추(張敏秋) 베이징대학교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각각 별도의 성장가도를 달려온 13억 중국과 11억 인도의 결합은 세계 경제 판도를 완전히 뒤바꿔 놓을 파괴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네루대 국제학과 우탐 교수도 “인도는 중국과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제 질서의 중심축을 잡는 동시에, 서비스 산업의 장점을 활용해 제조업에 강한 중국과 ‘윈윈(win-win·상대방과 함께 승리하는 것)’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간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논의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지만, 양국 정부 간에 주요 화두가 돼 있다. 구매력(PPP) 기준으로 양국의 국내총생산 합계는 지난해 말 12조4000억 달러로, 세계의 20%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과 맞먹는다. 또 2020년까지 ‘친디아’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세계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시장 규모는 10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드라스 IIT(인도공과대학) 경영학부의 카마라나반(T J Kamalanabhan) 교수는 “양국이 FTA를 통해 상호 협력체제를 갖춘다면, 24억 거대 경제권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력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민추 베이징대 교수는 “중국·인도 관계는 정치 관계가 경제 문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서로를 견제·제약하면 너무 피해가 크다는 걸 알고 있으므로 교류와 협력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용틀임하는 친디아][中]



   한국보다 넓은땅서 영토분쟁中 석유·자원확보 ‘라이벌’ 신경전

                               

                             상호신뢰엔 시간 필요

 
 

 


중국인들은 지난 15일 홍콩의 봉황 위성TV를 보다 깜짝 놀랐다. 쑨위시(孫玉璽) 인도주재 중국대사가 “(인도 관할의) 아루나찰 프라데시는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자, 뒤이어 프라납 무케르지 인도 외무장관이 “그곳은 인도 영토”라고 반박하는 보도 내용이었다. 인도와 티베트 사이 국경에 위치한 아루나찰 프라데시주(州) 주지사는 중국 측에 쑨 대사를 즉각 소환할 것을 요구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에 ‘10년 만의 방문’을 하기 닷새 전의 일이다.

‘친디아(차이나+인디아)’의 결합에는 아직 히말라야처럼 높은 장벽들이 산적해 있다. 똑같이 경제·군사 대국을 추구하면서 서로를 견제하는 라이벌 의식은 숙명적이다.

영토 분쟁은 가장 뜨거운 감자. 양국은 남한 전체 면적보다 더 넓은 12만5000㎢에 달하는 분쟁 지역을 갖고 있다. 후 주석의 인도 방문을 앞두고 양국은 제9차 국경 협상을 갖기로 했으나 입장 차이만 두드러져 협상 일정을 취소했다.

석유·자원 확보를 둘러싼 양국 경쟁도 뜨겁다. 양국은 중동에 이은 새로운 석유·자원의 보고로 떠오른 아프리카를 선점하려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은 이달 초 아프리카 48개국 정상과 대표들을 베이징(北京)으로 불러들이는 사상 최대의 외교잔치를 벌였다. 아프리카 광산에 투자한 액수가 110억달러에 달하는 인도도 국영석유기업을 1,2개로 통합해 대형화하면서 중국 업체와 맞서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남아시아 영향력 확대를 놓고도 두 나라는 경쟁하고 있다. 중국은 석유 해상수송로인 인도양 동부 말라카해협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미얀마·방글라데시와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인도는 2004년부터 싱가포르·인도네시아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태국과도 군사훈련을 진행해 중국을 자극했다.

올 2월 인도가 미국의 핵협력 제의를 전격 수용한 것은, 핵의 평화적 이용 목적뿐 아니라, 핵관련 기술수준을 높여 군사적으로 중국에 대응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경제 교류 이면의 신경전도 치열하다. 올 초 중국의 톈다(天達)공항설비공사는 인도 공항브리지 건설 국제입찰에 최저가를 써냈지만 인도 당국의 조정으로 스페인 기업에 패했다. 올 8월 중국의 국제항만엔지니어링 등 중국·홍콩 기업 컨소시엄이 인도의 컨테이너항 확장공사를 수주했을 때도 인도 당국은 계약을 불허했다.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때문이었다.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후성스(胡勝仕) 연구원은 “양국은 모두 인구가 10억이 넘는 발전 도상국으로서 경쟁과 견제는 불가피하다”며 “상호 신뢰를 쌓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틀임하는 친디아] [下]

                    

                  5대강국 頂上, 2년새 인도에 ‘눈도장’

 
 
후진타오(湖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인도 뉴델리에 도착, 중국 최고 지도자로서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역사적인 인도 방문에 들어갔다. 이번 방문의 최대 관심사는 자유무역협정(FTA)문제. 24억명(중국 13억+인도 11억)의 인구를 묶게 될 ‘중국·인도 FTA’에 대해 양측이 보다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친디아의 외교적 접근은 중국 ‘전방위(全方位) 외교’와 인도 ‘신(新)비동맹 외교’가 맞물린 결과로서 지구촌 외교 질서에 거대한 지각 변동을 예고한다. 양국 외교원칙은 ‘옛 친구는 중요하고, 새 친구도 반갑다’(중국), ‘비동맹은 형식이고 국익이 내용이다’(인도)라는 철저한 실리 외교다.

◆중국의 파키스탄 껴안기 외교

중국 전방위 외교는 갈수록 위력적이다. 중국 국가 지도자들은 아시아·아프리카·중앙아시아·중남미 등 전 세계를 종횡무진하며 적(敵)은 친구로 돌려세우고, 옛 친구와는 더 단단하게 결속하고 있다.

후 주석은 4일간의 인도 방문을 마치면 23일부터 3일간 파키스탄 방문길에 오른다. 파키스탄 방문은 남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남진(南進) 외교’의 핵심이다. 파키스탄은 중국의 전통적인 우방. 중국은 1962년 인도와 영토 분쟁을 겪은 뒤 인도가 러시아와 밀착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파키스탄과의 관계를 강화해 왔다. 중국의 핵과 미사일 기술이 파키스탄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설이 유력하다.

중국은 인도·대만·일본을 묶는 미국의 포위망을 돌파하는 데 주력한다. 포위망 돌파전략의 하나는 중국이 80%의 자금을 지원해 건설 중인 파키스탄 과다르항. 중국은 이달 말 개항 예정인 과다르항 이용권을 확보함으로써 인도양 서쪽에 해상 근거지를 확보했다. 중국은 이곳에 해군기지까지 건설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쑨스하이(孫士海) 연구원은 그러나 “중국·파키스탄과의 관계 강화가 중국·인도 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도와 중국의 접근은 서로 ‘남는 장사’임을 강조했다.

◆인도 외교부 문턱이 닳는다

인도 뉴델리 샤스트리 버번의 인도 외교부. 이곳은 요즘 밀려드는 외국 귀빈들의 일정 편성과 조정에 눈코 뜰 새 없다. 지난주에만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 등이 인도를 찾았다.

이 때문에 인도에선 “총리 관저가 있는 뉴델리 레이스 코스 로드(Race Course Road) 7번지만 지켜보면 세계가 보인다”는 말까지 나돈다. 강대국 ‘빅(Big) 5’인 미국·중국·영국·프랑스·러시아 정상들이 지난 2년 새 모두 인도를 다녀갔다.

왜 인도인가. 인도는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균형 외교, 비동맹 외교를 표방했으나 실제로는 구(舊)소련에 가까운 친(親)사회주의 노선을 걸었다. 이후 1990년대 들어 소련 붕괴 여파와 자국 경제 발전 필요성에 따라 실용적 균형주의로 돌아서면서 국제사회에서 ‘주요국’으로 부상했다. 인도양의 맹주(盟主)라는 국제정치적 비중에다 자본주의적 거대 시장 잠재력이 합쳐지면서 몸값이 급등했다.

인도 핵실험으로 관계가 소원했던 미국은 올 들어 인도의 핵을 용인하는 파격적인 합의를 통해 관계를 회복했다. 인도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계산이다. 중국 또한 숙적 인도와의 관계 개선 없이 남아시아의 평화 확보가 어렵다고 보고 작년과 올해 총리와 국가 주석이 잇따라 인도를 찾는 ‘파격 외교’를 펼쳤다.

여기에 인도는 세 차례나 전쟁을 치른 파키스탄과의 긴장 해결에 노력하는 한편 파키스탄의 실질적인 후견인인 중국에 대해 “자꾸 파키스탄과 가까워지면 우리는 미국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양국 경제에 ‘윈·윈게임’이 되리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인도 네루대학 정치학과의 발빌 아로라 교수는 “인도는 미국이나 중국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채 번영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가장 중립적인 위치에서 보다 더 큰 발전을 이루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베이징=조중식특파원 (블로그)jscho.chosun.com)
(뉴델리=이인열특파원 (블로그)yiyul.chosun.com)

              *****친디아(CHINDLA)*****   배고픈 '용'과 '코끼리' 둘이 합치니 더 무섭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지난 20일 인도를 국빈 방문했다. 중국 지도자로는 10여 년 만에 처음인 이번 방문은 50년간 껄끄러웠던 양국의 과거를 청산하고 '친디아 협력시대'를 활짝 열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친디아(Chindia)는 중국(China)의 앞글자와 인도(India)의 뒷글자를 합성한 것으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두 나라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부르는 개념이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세계 대전망(The World in 2005)'에서 처음 이 용어를 사용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경제 4국을 일컫는 브릭스(BRICs)에 이어 등장한 친디아는 이 4개국 가운데서도 특히 중국과 인도 두 나라가 21세기 세계경제를 주도할 것이라는 뜻으로 만들어낸 신조어다. 세계 인구 35%,연평균 경제성장률 10%,'친디아'를 형성하는 중국과 인도는 수치상으로만 봐도 존재감이 엄청나다. 이런 두 나라가 협력체제를 갖출 경우 세계경제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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