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쓰는 거 은근히 재미있군.ㅋ
어제 공의 경계를 다 읽고 나서,뒷부분의 가사이 키요시(거기 나온 건 기요시였지만 왠지 이렇게 쓰고 싶다.ㅋ)씨의 해설에서 '미야자키 사건'이라는,오타쿠들의 이미지를 부정적이게 만든 결정적인 사건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대충 어떤 사건인지는 알고 있었지만,그래도 한 번 조사는 해봐야겠다 싶어서 네이버 지식in에서 찾아봤는데...
하도 끔찍한 걸 많이 봐서 그런지 담담하게 읽긴 했지만,정말 미친놈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나쁜 놈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 친구들 중에도 어느 정도 오타쿠류(類)에 포함되는 녀석들이 있는데,그 녀석들은 가끔 이해하기 어려운 소리-나중에 이해가 가긴 하지만-를 하긴 해도,일반인들에게 자신들의 '상식'을 강요할 정도로 양식이 없는 녀석들은 아니란 말이다.
그런 녀석들에게도 '너 오타쿠같아.'라는 말은 욕이다.그리고 자신이 어느 정도-내지는 꽤- 그 쪽 세계에 빠져 있다는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한다.용기있는 녀석들은 인정하기도 하지만.
왜 미야자키 츠토무 한 놈 때문에 오타쿠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인식되지 않으면 안 되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올해 2월 2일에 공판에서 사형이 확정되었다고 하던가...그놈이 살아있었다는 게 더 무섭다.-_-
...일반인들은 만화 안 보고 게임 안 하냐?판타지나 무협 소설 안 보냐?소싯적에 그 '따위'거 한 번도 안 본 놈들 있냐?
에휴...이런 말 해봤자다.
일반인들 중에는 이런 거 '골치 아프게' 생각하려는 인간들이 많지 않다.(부드럽게 돌려 말한 거고,노골적으로 말하자면 거의 없다.)
오타쿠들의 입장에서의 '일반인'들(그 일반인들 중에는 나의 친구들,선후배들 등도 굉장히 많이 포함된다.그러나 나는 전체를 생각하는 일반론적인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다.오해는 없길 바란다),나는 오히려 그들이 골이 비어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극단적인' 오타쿠들의 패션이라든가,사고방식도 짜증나는 건 마찬가지이지만(코믹파티와 현시연이라는 만화책을 참고해라.흔히 일반인들이 '오타쿠'라고 생각하는 이미지를 잘 표현해두었다),그에 반하는 일반인들도...좀 짜증난다.
굳이 예를 들자면,몇십,몇백 만원짜리 옷과 한정판 프리미엄 DVD는,비록 모양은 다르지만 근본은 같다.본인은 필요하다고 사지만,정작 주변에서 보자면 돈 낭비 시간 낭비,내가 좋아하는 어떤 형의 말을 따르자면,'돈 지랄 시간 지랄'인 물건이다.(참고로 나도 만화,애니메이션,소설,미소녀 게임,영화,기타 등등은 굉장히 좋아하지만 거기에 목숨을 걸지는 않는다.)
그래.각자의 기호니까 상관은 없다 이거다.그런데,왜 거기에서 인식이 달라지냐 이거다.
'한정판'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어느 정도 오타쿠들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순간이나마 일그러진다.모르는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버스 안에서 그런 걸 얘기하거나,만화 쇼핑백 같은 걸 들고 있는 걸 보면 보수적인 어른들은 노골적으로 일그러뜨리더라.만화 '따위'에 목숨을 거는 '병신들'이라고,경멸하더라.
그러나,옷을 사는 건 일반적으로 이해를 해준다.유행에 목숨을 걸 수도 있다,라고,유행에 쳐지면 이상하게 보이는 나라니까-우리가 경멸하는 일본인들보다 우리나라는 더욱 몰개성적인 나라다-,관대하게 이해를 해준다.'그딴 거' 살 시간 있으면 차라리 옷을 사라는 얘기도 듣기도 한다.
나는 어떠냐고?
옷 살 돈으로 차라리 보급판-글자 그대로 보급용.한정판처럼 희소성을 띤 물건이 아니라 그냥 보는 매체를 의미한다.쉽게 말해 한정판에 반하는 성질을 지닌 물건을 얘기한다- 만화책,소설책과 음악 CD를 산다.그러고도 돈의 여유가 있으면 악보를 산다.
나는 오타쿠 옹호론자이지만,한정판에 미친듯이 목숨걸고,이기적인 일부 오타쿠들과,자기 밥값도 못하고 부모의 신세나 지는 주제에 자기 엄마에게 '아줌마는 상관하지 마!'따위의 폭언을 퍼붓는 니트족,그리고 우리말로 흔히 '방구석 폐인'이라고 부르는 히키코모리 같은 존재에게는 용서가 없다.
한 가지에 빠지는 것은 용서할 수 있지만,그걸 핑계로 한 사람의 어른 몫을 못하는 진짜 병신들에겐 용서가 없다...라는 느낌이랄까.
요즘 그것과 관련해서 짜증나는 일이 두 가지-남들이 보기엔 정말 사소한 일이지만- 있었다.
내가 헌책방을 가서 책을 팔려고 할 때였다.주인 영감이-책의 가치를 그 정도로밖에 평가하지 않는 인간에게 존칭을 붙일 생각은 없다- 내가 팔려고 가져온 책을 보더니 피식 비웃더라.물론 살 때 최대한 싸게-터무니없이 쌌다.15권 정도의 책을 3천원에 사겠다니?- 사려는 전략 비슷한 것이었겠지만,그 인간에게는 자신이 사고 파는 매체에 대한 인식이 그 정도밖에 없다는 데에 더 화가 났었다.
"이건(소설) 한 번 읽고 버리는 거고,이건(참고서) 한 번 풀면 또 끝인 거 아냐."
그 책들 중에는 일본 소설 중 히트작인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도 있었다.
그리고 어제.아버지는 내가 읽던 공의 경계를 '이게 소설이냐?이건 정말 좆도 안 되는 거잖아...넌 평생 이따위 거나 읽고 살 거다'라고 하더라.읽어보지도 않고,표지만 보고(주인공인 시키가 칼을 들고 있는 포즈의 일러스트였다).
소설이 아니면 동화책이냐고 쏴주려다가,그런 얘기 했다간 어디서 말대꾸냐고 싸대기 맞을 것 같아서 안 했다.그 인간은 지가 날 폭력으로 지배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에 때리고 나서는 이거 하지 마라 저거 하지 마라 하는 헛소리를 늘어놓는다.어차피 들어봤자 쓸모도 없고-저 따위 책들 다 버려라.다시는 읽지 마라 등등- 지키지도 않을 거-내 꿈이 그런 '좆도 안 되는 것' 쓰는 작가,'좆도 안 되는 것' 번역하는 번역가라서 말이다- 듣기 싫어서 대꾸를 안 했다.
에휴...이런 푸념 해봐야,일반인들은 전혀 이해해주지 않는다.오로지 자신의 잣대,자신의 기준으로만 세상을 보고,나같이 비교적 마니악한 놈들은 부정적인 존재일 뿐이다.
오타쿠들의 현실이고,나도 가끔 마니악한 놈이란 소릴 그놈의 오타쿠 놈들에게도 들으니 할 말은 없다.
참고로 내가 빠져 있는 분야는 음악(기독교인이다 보니 CCM도 포함된다.그리고 애니주제가도 좀 듣고...월드뮤직은 손댈 예정이고,안 듣는 건 찬불가 정도-_-;;)과 소설,만화책,그리고 영화와,공연예술 중 연극,뮤지컬 정도.애니는 관심도가 비교적 낮고-애니를 보기보다 애니 주제가를 듣는 경우가 많다.미연시도 비슷하다-,미연시도 한두 번 정도밖에 안 해 봤다.남들 소싯적에 다 해본다는 웬만한 게임들도 별로 해본 적이 없다.
두서 없이 쓰다 보니 이상한 글이 되어버렸군.
이 긴 글 읽느라 고생한 여러분들께 경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