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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 디파티드

최용진 |2006.12.01 18:12
조회 25 |추천 0

 

 

[디파티드]는 리메이크 작품이다. 마틴 스코시즈에게는 [케이프피어] 이후로 두 번째 리메이크가 되는 셈이다. 스스로 언급한대로 길거리 영화를 만드는 스코시즈에게 [무간도]의 소재는 굉장히 매혹적인 것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다. 아니면 윌리엄 모나한의 각본에 더 매료되었을지도 모른다. 자세한 속내야 모르겠으나 영화가 한 감독만의 영역이 아닌 이상, 어쩌면 스코시즈의 결심보다 더 큰 기획력 때문에 영화가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자꾸 왜 [무간도] 리메이크가 나오게 되었을까..왜 하필 마틴 스코시즈가 리메이크를 했을까..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서 그렇다. 굳이 말하자면 후자 쪽이 더 궁금하다. 미국 영화계에서 손꼽아주는 거장이 리메이크를 결심했을 때는 합당한 결과물이 나와야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스코시즈가 늙은 것인가. 요 몇 년 스코시즈의 영화는 참으로 평이하다. 친구의 말처럼 러닝타임만 길고 소득은 없다. [디파티드]도 마찬가지다. 리메이크라는 불구덩이에 섶을 지고 뛰어들었을 땐 하다못해 원작과는 다른 재해석이라도 삽입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지극히 종교적이고 합리적인 가치관으로 포장된 미국식 [무간도]가 된 것은 사실이다. 비극적이고도 절망적인 주인공들이 '디파티드' 되어 있는 보스턴의 길거리를 방황하는 것이 스코시즈 영화답다. 그렇지만 그들 사이에 비장미가 흐르지 않는 이유는 무얼까. 프랭크(잭 니콜슨)의 말대로 지켜야 할 것이 없어서일까. 원작 [무간도]의 주인공들은 원치 않는 삶을 살기에 무간지옥과도 같다고 했다. 죽어서 해방된 진영인(양조위)보다는 살아서 죽지 않는 불지옥에 남게 된 유건명(유덕화)의 경우엔 더욱 끔찍하다. 그러나 [디파티드]의 주인공들에게서는 그런 면들을 찾기가 어렵다. 그저 어느 혈통인가만이 길거리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일 뿐이다. 혼합 민족인 미국식 뿌리에 근원을 둔 캐릭터들인지는 몰라도 그렇게 맘에 와닿지 않는다. 그들에게 보스턴 남부의 길거리는 그럭 저럭 살만한 곳처럼 느껴진다.  

 

 


 

원작의 매혹적인 캐릭터를 구성하던 소소한 요소들이 다 걷혀버린 무미건조한 캐릭터는 서로 어떠한 상호작용도 하지 못한다. 양조위와 유덕화에 견주기엔 디카프리오나 맷 데이먼은 어리고 여리다. 그리고 너무 잘들 생겼다. 게다가 영화의 구성 덕분(?)인지 두 주인공은 대립이나 갈등을 전혀 엮어내지 못한다. 파생되는 에너지가 없다. 그저 비열한 거리에 느슨하게 내버려져있다. 그게 스코시즈 영화의 주제처럼 굉장히 쓸쓸하고 절망적으로 다가온다. 그 뿐이다. 죽음이 곧 구원이라는 [무간도]의 가슴 후집는 교훈도 없으니 말이다.

 

 

영화는 서양의 것답게 합리적인 결말로 끝나버린다. 빌리(디카프리오)를 죽이고 살아남을 것만 같던 콜린(맷 데이먼)도 끝내는 살해당한다. 하기사 영화 내내 살아 남는게 무간지옥이 아닌 성공의 길처럼 비춰졌으니 죽는 것이 마땅하다. 나쁜 짓을 했으니 결국 죽고 마는 합리적인 결말이 헐리우드 영화답다. 엔딩 크레딧에 '마틴 스코시즈 작품'이라고 나오지만 않았어도 쟁쟁한 배우들이 나오는 리메이크 영화면 됐지..라고 생각하고 웃었을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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