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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없는 사랑

최준형 |2006.12.07 00:19
조회 156 |추천 1


 

당신에게 글을 씁니다.

 

솔직하고, 거짓없는 마음으로 쓰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급했던 나에게, 신중하지 못했던 나를 먼저 질책합니다.

 

 

그 날, 당신이 보여준 그 모습이

 

장난이었든, 진심이었든, 아니면 술기운에 우러난

 

오기였든, 상관없습니다. 내게는 진심으로

 

다가왔고, 나는 진심으로 답했습니다. 그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잊지않고 감사하며 살아갈겁니다.

 

 

난 늘 두려워하고, 겁이 많은 사람입니다.

 

초조해하고, 긴장하고, 너무나 먼 일을 미리 걱정합니다.

 

 

내 앞에는 주어진 일이 많고, 주어질 일이 많을겁니다.

 

당신 앞에도 해야하는 일이, 그리고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자존심이나 시간의 문제가 아님을 우리는 서로 알고 있습니다.

 

그 날, 내 자존심은 이미 등 뒤로 감추었고,

 

함께 있을 때는 화살같이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이었기에.

 

늘 말했듯이. 오랜만에 찾아왔던 즐거움이였기에.

 

내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아끼고 싶은 시간들입니다.

 

 

나는 어리고, 당신도 어립니다.

 

누가봐도, 예쁘고 착한 당신은 내게 과분하며,

 

누구에게도, 친절하고 상냥한 당신은 내게도 그렇습니다.

 

 

당신을 알게 된 그 날부터,

 

당신을 알고 싶었던 그 날로부터,

 

당신을 알 수 있었던 마지막 그 날도.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주인공이 되어버린 나의 일기들도.

 

 

짧은 시간이나마, 느꼈던 것은.

 

조금 더 일찍 느끼고, 조금 더 확실히 느껴야 했던 것은

 

바로 당신이 굳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내가 조금씩 느껴오고,

 

점점 더 확실하게 느끼게 된 것은, 나는

 

당신을 필요로 하게 되어간다는 것입니다.

 

1초, 1초 지날때마다 더 커지고, 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마음을 겨우 붙잡고 있는데,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아마 제멋대로 구는 마음에

 

모두가 다칠겁니다.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아 정말 다행입니다.

 

 

 

옳다. 틀리다.

 

틀리다. 옳다.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당신에게 내 예전 이야기를 숨김없이 하면서, 막혔던 숨통이

 

터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약속시간을 잡아놓고, 설레인다는 감정을 느끼는 것 또한

 

오랫만에 찾아온 산뜻한 봄바람 같았습니다.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한 것은, 괜히 거울 한번 두번 더 보다

 

지나친 것이라 이제야 말합니다.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내게 더 소중하게 되기전에

 

내가 더 필요로 하기전에 그럴 자격도 없는 제가 감히

 

먼저 놓겠습니다. 분명, 더 소중해질, 더 필요한 사람이

 

될 것이기에, 그 전에 놓습니다.

 

 

다행히, 당신은 내가 아직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보다 나는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 이상의

 

무엇인가를 해 줄 능력을 아직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편지를 썼었습니다. 선물을 하고 싶었습니다.

 

 

잃어버린 물건이 있다면 내가 찾아주겠습니다.

 

힘을 잃었다면, 더욱 큰 힘이 되어주고,

 

용기를 잃었다면, 뒤에서 용기를 복돋아주고,

 

친구를 잃었다면, 말동무가 되어주겠습니다.

 

신뢰를 잃었다면, 나만은 당신을 믿어주고,

 

정의를 잃었다면,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대신 받겠습니다.

 

늘 그려왔던 꿈을 잃었다면, 내가 그 꿈을 이루어주겠습니다.

 

대신 당신은 날 잃지 마십시요.

 

 

내일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우산을 사러 갈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에는 편지는 태워없애고, 내일은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편지가 왠지 가련해

 

보이지만, 마음 약해지지 않을겁니다.

 

 

아직 필요하지 않으니,

 

아직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으니,

 

나의 결정은 분명 옳습니다.

 

 

어려운 상황이 두 손 번쩍 들어 환영하고,

 

흘러갈 시간이 힘껏 박수를 쳐 줄 것이며,

 

착잡한 마음이 분명 이해해줄것입니다.

 

 

방금 전 나의 마음이 고장났습니다.

 

진동도, 벨소리도 나지 않습니다.

 

아무리 전화를 해도 들리지 않을겁니다.

 

가끔 진동이 올 때면, 아픔이라 생각하고 견디겠습니다.

 

 

저는 신은 믿지 않지만, 당신이 믿는 신이

 

당신을 지켜줄 것이기에, 오늘 하루만 신을 믿겠습니다.

 

 

다행입니다.

 

아직 눈물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웃지도 못합니다.

 

내게 기대지 않아도 설 수 있는 당신이기에,

 

나보다 더 단단하고, 따스한 받침대를 찾을 당신이기에,

 

내가 당신을 필요로 하기 전에,

 

당신을 필요없게 하겠습니다.

 

 

지금도 늦은거지만, 여기까지 와서는 안되는 것이었지만,

 

더욱 늦지 않았음에, 안도하며,

 

뒤늦은 용기에, 감사하며,

 

그렇게 남은 미련과, 욕심을 태워버리겠습니다.

 

 

당신이 날 필요로 하지 않는것보다,

 

내가 당신을 필요로 하는 것이 두려운 것이니,

 

모두 내 잘못입니다. 자책하거나, 슬퍼하지말길 바랍니다.

 

 

곰곰히 생각하고,

 

한번 더 생각하면, 당신도 분명 나와 같은 선택을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본 당신이라면, 늘 웃음을 잃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당신을 아끼는 사람이 많으며,

 

당신을 생각해주는 사람이 많으니,

 

굳이 내가 서지 않아도, 당신의 방에는 많은 손님들로

 

가득 찰 수 있습니다.

 

 

고장난 마음을 고치지 않겠습니다.

 

함께 한 시간이 짧으니,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겁니다.

 

 

울지마십시오. 눈물 많은 사람은

 

눈물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말이 길어졌습니다.

 

늘, 말도 많고, 수다스런 내 이야기 즐겁게 들어준 것.

 

기억하다 기억하다, 잊겠습니다.

 

 

당신은 누구보다 따스한 손을 가졌습니다.

 

이제 그 손을 진정 필요한 사람을 위해 아껴두십시요.

 

그리고 그때 정말 행복한 모습으로 활짝 웃을 수 있을겁니다.

 

 

이번 겨울이 추운만큼,

 

내 마음도 함께 추워지겠습니다.

 

오히려, 내 몸이 따스할만큼 가슴을 차갑게 만들겠습니다.

 

 

부끄럽지 않기에,

 

장난이 아니였기에,

 

오래 생각하고, 오래 생각했기에.

 

 

이 곳에 당신을 위해 마지막 일기를 씁니다.

 

 

혹, 나중에 친구들이 당신이 누구냐 묻거든,

 

아무말 없이 웃어주겠습니다. 그러니 당신도,

 

꼭 웃길 바랍니다. 웃음을 잃지 않길 바랍니다.

 

 

바람이 찹니다. 감기에 잘 걸리는 것 같으니,

 

늘 잘 챙겨입고다니길 바랍니다.

 

 

옥상에 올라가, 마지막 한숨이나 내뿜고 돌아오렵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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