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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에서 살아남기-언론이 주목한 책

이대희 |2006.12.15 22:40
조회 83 |추천 1

 안녕하세요? 맛있는 토스트 BOOK 입니다

 

한 의사가 있다. 그가 생후 18개월일 때, 그의 아버지가 자살했다. 그러나 그것은 가족의 비밀이 되었다. 아버지의 부재를, 그 이유를 물으면 안 된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면서 평범하게 자라난 그는 스와스모어 대학에서 역사와 철학을 공부했다. 당시 대항문화의 분위기 속에서 그는 세상의 부조리를 깨닫는다. 그리고 부조리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며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서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하버드 의대에 입학한다. 하버드 의대를 졸업할 즈음, 그는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의사를 꿈꾸며 가정의학 전문의가 되고자 한다. 그리고 뉴욕의 한 병원에서 수련의 생활을 시작한다. 그가 수련의 생활을 시작한 1980년대 초반은 에이즈가 발견되고 그 위험성이 알려지기 시작한 때였다. 그리고 바로 그 현장에서의 경험이 그의 의사 인생을 결정한다. 에이즈 의사가 된 것이다.

 

 

절망에서 살아남기

피터 셀윈 지음/한명희 옮김/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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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n   -  Too Much  Love Will Kill You

 

 

 

I'm just the pieces of the man I used to be
Too many bitter tears are  raining down on me
난 이제 예전의 나의  조각에 불과할 뿐이에요
쓰라린 눈물을 비오듯 너무 많이 흘렸어요

I"m far away from home
And I"ve been facing this alone for much too long
난 집을 떠나 멀리 왔어요
그리고 너무도 오랫동안 세상을 혼자 맞서 왔죠

I feel like no one ever told the truth
to me about growing up
and what a struggle it would be
어른이 되어 힘겹게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아무도 내게 말해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In my tangled state of mind
I"ve been looking back to find where I went wrong
혼란한 머리 속에선
내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돌이켜 생각해 왔었어요

Too much love will kill you
If you can"t make up your mind
Torn between the lover And the love you leave behind
너무 깊은 사랑은 해로워요
만약 사랑하는 사람과
뒤에 떠나보낸 사람 사이에서 당신이 고민한다면요

You"re headed for disaster
Cause you never read the signs
Too much love will kill you every time
당신은 파멸을 향해 가고 있는 거에요
표지판을 볼 수 없기 때문이죠
너무 깊은 사랑은 언제나 해로워요

I"m just the shadow  of the man I used to be
And it seems like
there"s no way out of this for me
난 단지 예전의 나의 그림자에 불과해요
그리고 내가 여기서 빠져나갈
방도가 없는 것 같아요

I used to bring you sunshine
Now all I ever do is bring you down
당신께 밝은 햇빛을 안겨드리던 내가
이젠 실망만 시켜드리는군요

How would it be
If you were standing in my shoes Can"t you see that
it"s impossible to choose
만약 당신이 나라면 어떨까요
맘대로 선택할 수 없다는걸 당신은 모르나요
그래 봤자 아무 의미 없어요

No, there"s no making sense of it
Every way I go I"m bound to lose
내가 어떻게 하든지
난 실패하게 되어있나 봐요

Too much love will kill you Just as sure as none at all
It"ll drain the power that"s in you  Make you plead and scream and crawl
너무 깊은 사랑은 고통스러워요 너무도 확연한 사실이에요
사랑은 당신의 기운을 빼버리고 간청하고 애원하게 만들죠

And the pain will make you crazy
You"re the victim of your crime
Too much love will kill you every time
그 고통에 당신은 미치게 될걸요
당신이 지은 죄(사랑)의 희생자인 거에요
너무 깊은 사랑은 언제나 해로워요

Too much love will kill you It"ll make your life a lie
Yes, too much love will kill you
And you won"t understand why
사랑에 너무 빠지면  삶을 거짓으로 만들어 버려요
그래요, 너무 깊은 사랑은 해로워요
어느 길로 가야할지 모르게 되죠

You"d give your life  You"d sell your soul
But here it comes again
Too much love will kill you in the end
삶을 팽개치고  영혼까지 팔게 될 거에요
그런 사랑이 다시
내게 다가오는군요, 결국엔...  

(이 노래를 부른 리드보컬 '프레드 머큐리'도 에이즈로 감염으로 사망했지만 그의 음악은 지금까지도 락의 전설로 남아 있고 많은 사람들이 즐겨 듣고 있다)


당시 뉴욕에서 에이즈는 빈민가의 마약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치료 방법도 치료약도 없고, 원인도 모르는 그 질병에 맞서 그는 의사로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환자들은 젊은 나이에 계속 죽어 나가고, 그는 의사로서 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불치의 병과 죽음에 직면하여 그는 비로소 자신의 마음속에 꼭꼭 숨어 있던 아버지의 자살이라는 문제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젊은 나이에 자살한 아버지. 젊은 나이에 에이즈로 죽어가는 자신의 환자들. 그는 자살과 에이즈를 통해 자기 삶의 상처를 인식하게 되고, 그리고 그것을 치유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는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의사 피터 셀윈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그는 에이즈 의사로서 불치의 병 에이즈와 맞서 가난한 환자들에게 헌신적으로 인술을 베풀며, 또 그들로부터 배운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의 마음의 병이 되었던 아버지의 자살을 에이즈 의사로서 자신의 삶의 과정을 통해 인식하고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우리 모두는 세상으로부터 상처를 받는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받은 상처를 깨닫고 치료하는 것이다. 남은 흉터를 영광스러운 훈장이라 여기면서 병을 이겨내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피터 셀윈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건강, 그리고 삶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이즈를 소재로 한 영화 '필라델피아'와 '굿바이 마이 프렌드')


현재 에이즈는 천형과도 같은 병이다. 감염자에 대한 편견이나 그들의 사회로부터의 소외 정도는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 이 책은 그런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약간이나마 완화시켜 주고 또한 에이즈에 대한 관심을 환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에이즈도 삶입니다. 단지 속도가 조금 빠를 뿐이지요"라고 한 환자는 말한다. 누구도 에이즈에 걸리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에이즈에 걸렸다고 삶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는 밑바닥 인생을 살면서도 에이즈를 통해 삶을 새롭게 각성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죽음을 마주하고 바라보는 삶의 이야기만큼 간절한 것도 없을 것이다.

자살은 죽은 사람보다 산 사람에게 큰 상처를 남기는 것. 지은이가 생후 18개월일 때, 그의 아버지가 자살했다. 어린 아들은 창문을 바라보며 아버지가 돌아오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아버지의 자살은 가족의 비밀이 되고, 또 입에 쉽게 담을 수 없는 일이 된다. 그렇게 자란 아들의 마음의 상처는 어른이 되어서도 쉽게 아물지 않으면서 이 책에는 이런 자살 문제가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현재, 너무나도 많은 자살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 책은 그러한 자살에 대해, 그리고 생명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남겨준다. 에이즈는 불가항력의 죽음을 초래한다. 자살은 선택에 의한 죽음이다. 이 두 가지가 이 책에서는 서로 연계되면서 지은이는 이 두 죽음의 접점에서 자신의 상처를 인식하게 되면서 상처를 깨닫고 스스로 치료해 나간다. 이러한 치료의 여정이 잘 그려져 있는 이 책은 상처 받은 영혼들이 돌아갈 수 있는 길 하나를 보여 준다.

무수한 죽음 앞에서 의사로서 무력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는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동반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보듬고 또 우리에게 전해 주려고 한다. 밑바닥에서 남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아갔을 그들의 삶을, 그리고 죽음을 앞에 두고서만 깨달을 수 있었던 그들의 삶의 의미를.한때는 삶의 밑바닥까지 추락했지만 그것을 스스로 극복해 낸 그들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언론이 주목한 베스트 BOOK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서경식 지음/박광현 옮김/창비)

 

"그들은 아는지, 아우슈비츠에 대해서, 일상의 조용한 학살에 대해서, 자신의 집 바로 앞에서 일어난 일을. …하지만 누구도 우리의 눈을 보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입을 다물고 있었다."(프리모 레비, '휴전')

 

아우슈비치와 레비의 당시 모습(좌측)

 


낯선 이름 프리모 레비(Primo Levi·1919~87). 그는 아우슈비츠의 '생존자'이자 '증언자'였다. 이탈리아 토리노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반파시즘 저항운동을 하다 체포돼 아우슈비츠의 지옥을 체험했다.

아우슈비츠. 인간이라는 척도가 철저히 파괴됐던 '역(逆)유토피아'. 1백만명이 넘는 유대인이 학살됐고, 살아남은 수인(囚人)이 7,000명에 불과했다는 그곳에서 레비는 극적으로 생환했고, 그 경험을 글로 써내려갔다. '이것이 인간인가' 주기율 등은 나치 독일이 저지른 만행을 전하는 증언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오직 '증언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살아남아 40년 가까이 '증언자'의 역할을 했던 레비는 아우슈비츠조차 소멸시킬 수 없었던 인간성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그는 87년 어떤 설명도 없이 자살했다.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을까.

96년 1월2일 토리노의 공동묘지에 있는 레비의 묘 앞에 이같은 의문을 품은 한 이방인이 서 있었다. '재일 조선인'이자 '소년의 눈물 '디아스포라 기행'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서경식 도쿄경제대 교수였다. 는 레비의 급작스러운 죽음에 이끌려 토리노로 떠난 저자의 여정을 담은 책이다.

 


기행에세이라는 외피를 둘렀지만 책이 다루는 주제는 묵직하다. 레비의 삶과 사상을 되짚으면서 보편적 인간의 가치와 차별, 폭력과 평화, 역사에 대한 망각과 책임 등의 문제로 우리를 인도한다. 재일조선인으로서 저자 자신의 기억과 경험도 넘나든다. 레비와 저자, 그리고 이들의 가족과 민족은 추방·박해·이산의 아픔을 겪었다는 점에서 닮았다.

책은 유대인인지의 여부가 주근깨 정도의 사소한 차이에 불과하다고 믿었던 레비가 어떻게 사회의 불순물로 분류되고, 노예 중의 노예로 취급되고, 인간 이하로 다뤄지는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이와 함께 '사물'이 아니라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들의 모습도 그려진다.

저자가 보다 집중한 부분은 아우슈비츠 이후다. 그것은 레비의 죽음을 이해해가는 과정이다. 레비는 시대의 증인, 나아가 미래를 위한 증인이고자 했지만 "이편의 세계는 증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증인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에도 무심했다."

독일인들은 아우슈비츠에 대해 모른 체하거나 침묵했다. 죄는 독일인 전체가 아니라 히틀러 같은 특정 개인에게 있다고 말하거나 인간 전체에게 있다고 했다. 1986년엔 아우슈비츠 같은 비극은 인류 역사에서 항상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수정주의'가 제기됐다. 게다가 박해받았던 유대인이 세운 이스라엘이 이웃 나라에 취하는 태도는 레비의 "양심을 찌르는 가시" 같았다.

저자는 레비의 자살이 "마지막 존엄을 지키기 위한, 그리고 증인으로서 마지막 일을 완수하기 위한 조용한 선택"이라고 추측한다. 자신의 육체를 내동댕이침으로써 '고난에 대한 인간성의 승리' 같은 단순명쾌함에 매달리려고 하는 우리의 천박함을 산산히 깨부수었다는 것이다.

저자의 사유는 일본인의 역사 인식에 가 닿는다. 레비가 만난, "한쪽 눈만 뜨고 다른 쪽 눈은 감은" 독일인 뮐러와 같은 일본인을 저자도 자주 만났다. 그들은 "왜 그렇게 화난 겁니까?" "왜 슬퍼하는 겁니까?"라고 물으면서도 그 원인이 그들과 관련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는다. 그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사죄하면 되는 걸까요?"라고 묻거나 "국제화 시대에 서로 미래지향적으로 공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군 위안부 등 '증인들'은 "돈을 목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말로 모욕당하고 있고, 다수의 일본인이 그에 동조하거나 아예 무관심하다. 최근엔 '자학사관'을 버리고 '일본인의 긍지'를 되찾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과연 인류는 스스로의 경험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는가. 소름끼치는 '망각증'을 치유하지 않는다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 할 수 있는가. "죽어가는 증인들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고, 모든 불길한 징조에 최대한 민감하게 반응해 방죽이 무너지는 것을 막지 못하는 한 홍수는 반드시 일어날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벌써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음을 느낀다"고 적었다.

(경향신문 발췌)

 

바보배 (제바스티안 브란트 지음/노성두 옮김/안티쿠스)

"천태만상 바보들이 권력을 믿고 까부네. 권력이란 마르고 닳도록 지속하는 줄 알지만 봄볕에 눈 녹듯이 스르르 사라지고 만다네."

제바스티안 브란트의 종교개혁(1517년) 직전의 유럽 정치·종교·사회의 타락과 부패에 대한 통렬한 비판서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에 힘입어 르네상스 최초의 베스트셀러로 각광받기도 했다.

제바스티안 브란트의 가 출간되고 몇 년 뒤 네덜란드 화가 히로니뮈스 보스가 그린 . 당대의 어리석은 사람들을 신랄하게 비꼰 브란트의 는 대단한 명성을 얻으며 인쇄기술 혁명 이후 최초의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책은 사실 국내 독문학자들에게조차 낯설다. 해독이 쉽지 않은 옛 독일어로 쓰인 데다 운문체이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한글 번역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 그러나 석학 미셀 푸코가 '광기의 역사'에서 밀도있게 인용할 만큼 구미 지식사회에는 널리 알려진 명저로, 독일에서 쓰여진 독문학사 개론서에선 괴테의 '파우스트'와 맞먹는 비중으로 다뤄진다.

저자는 당대의 힘깨나 쓰는 축들이 모두 멍청하다고 가차없이 질타한다. 브란트에 따르면 당시 세상은 바보들이 승선한 바보배다. 종교개혁 이전의 숨막히는 사회상을 감안하면, 더더욱 용감하고 시원하고 재미있는 비판이 아닐 수 없다.

기술적 측면에서 봐도, 고리타분한 훈계조와는 거리가 먼 생동감 넘치는 묘사 등 높이 평가할 대목이 많다. 특히 판화그림까지 활용됐다. 책이 출판된 1494년 당시로선 첨단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호화장정본이었던 셈이다.

사람들은 쉽게 권력에 도취돼 자신의 힘을 휘두르지만 천하를 얻겠다고 나선 권력자들의 최후가 항상 화려한 것은 아니다. 카이사르가 그랬고 다리우스왕이 그랬다. 크세르크세스도 마찬가지였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았고 권력자들은 자신의 적이나 동료에 의해 비참한 죽음을 맞았다.

이들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바보들인 셈이다. '바보배'에서 바보는 단순무식한 사람들만이 아니다. '바보배'는 나태한 생활습관과 이기적인 속성을 싸잡아 비판한다. 다들 바보라는 것이다. 또 음모를 함부로 떠벌리고 아무한테나 그물을 놓은 사람도 멍청이다.

가족 목숨과 재산이 위험에 빠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앞에서 누군가 넘어지는 꼴을 보고도 조심하지 않는 사람은 바보"라고 경고한다. '언제까지 권력이 유지될 것으로 믿는 위정자', '학문을 게을리하는 교수',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줄 줄 모르는 재력가' 등 이 시대에 그대로 적용될 바보들이 줄줄이 도마에 오른다.

바보들의 합창은 현대에서도 계속된다. 결혼으로 재테크를 한다는 의미의 '혼테크'라는 말이 일상어가 된 마당 아닌가. 그런 점에서, "오직 돈에 마음이 팔려 결혼하는 사람은 다툼과 괴로움과 불화와 시름이 가실 날이 없다"는 508년 전의 충고는 울림이 작지 않다.

다음은 저자의 톡쏘는 한 마디. "바보들아 탐탁잖다 여기지 말고 지혜의 말씀에 귀기울이게나."

(세계일보 발췌)

 

댓츠 어 패드 Flavor of the Month: Why Smart People Fall for Fads
(조엘 베스트 지음/안진환 옮김/사이)

사례 하나. 1972년까지 이전 50년 동안 미국에서 보고된 다중인격장애 사례는 10여 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80년대가 되자 수천 건의 다중인격장애 사례가 접수되기 시작했다. 특히 초창기에는 환자들이 대개 두 종류의 인격을 가진 것으로 보고됐으나, 80년대에는 수십 개의 인격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80년대가 지나자 다중인격장애 사례는 다시 줄어들기 시작했다.

사례 둘. 80년대초 미국 기업들은 일본식 경영 기법인 '품질 관리 서클'을 앞다퉈 도입했다. 그러나 일본에 버블경제 시대가 오자 잽싸게 '전사적 품질경영(TQM)'으로 옮겨갔다. 그러나 이는 90년대 들어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BPR)'으로 바뀌었고, 오래지 않아 대부분의 기업들이 다시 '식스 시그마'운동에 몰두했다.

이쯤 되면 제목의 '패드(fad)'가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을 것이다. 패드는 '하룻동안(for a day)'이라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일시적 유행이나 반짝 유행을 뜻한다. 예컨대 훌라후프와 같은 물품일 수도 있고 원푸드 다이어트와 같은 살빼기 요법일 수도 있다. 때론 '패러다임의 전환' 같은 용어일 수도 있고 식스시그마 같은 경영기법인 경우도 있다.

패드 현상의 경제적.사회심리학적 분석을 시도한 이 책은 패드의 부작용에 주목한다. 가령 마카레나춤이 대대적으로 번졌다 사라져봤댔자 피해는 극히 적다(허리가 좀 아프려나?). 그러나 이것이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미국에서 '다중인격장애' 진단이 유행일 때, 환자들은 가벼운 우울증만 있어도 몇 달씩 입원하고 필요 없는 약을 장기간 복용해야 했다. 기업들의 경영관리 방식이 자주 바뀌면? 시간과 비용과 일자리 상실을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본고사를 부활하네 마네, 논술과 학생부 비중을 늘리네 마네 하는 류의 교육제도의 패드를 가정해보자. 학생과 학부모, 교육기관 등 피해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렇다면 왜 패드가 생길까? "변화에 대한 강박 때문"이다. 기업과 공무원 사회에 만연한 보신주의나 관료주의를 염두에 둔다면 '변화하는 것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패드에 동참하는 이유는 그럼으로써 얻는 심리적 위안이 크기 때문이다. 심지어 패드를 적절히 이용하면 출세에도 보탬이 된다. 카오스 이론이라는 과학계의 패드를 자신의 연구논문 주제에 반지빠르게 연결시켜 종신재직권을 보장받는 한 영문학 교수의 사례는 가상상황이지만 기상천외하다. 패드의 부상과 대유행, 퇴출 등의 전 과정을 설명하는 데서 좀더 풍성한 사례가 뒷받침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만한 현상분석서다.

특히 '변화=진보'라는 고정관념이 변화가 갖는 힘을 과대평가한다는 분석은 탁월하다. "경이로운 주장들은 일단 의심하라""뒤처진다는 두려움에 집착하지 말라""지속적으로 설득력 있는 증거를 요구하라"등 권고 역시 귀기울일 만하다. 뭐 하나 뜬다 싶으면 들불처럼 번지고, 뭐 하나 등장하면 별 검증 없이 설렁설렁 넘어가는 우리나라에서는 더더욱.

(중앙일보 발췌)

 

STOP! (김산하 글/김한민 그림/비룡소)

 

모두 다섯 권으로 나올 예정인 시리즈는 어린이 자연과학책에 대한 2가지 편견을 깬다. 첫째, 박사님이 등장하지 않는다. 많은 자연과학책들에 어김없이 나와 아이들에게 지식을 쏟아붓는 박사님 대신, 좀 산만하지만 상상력 가득한 아홉 살 소녀가 동물들과의 토크쇼를 진행하며 지식을 퍼올린다. 둘째, 동물이 저마다 자기 말을 한다. 사람에게 비친 대상이 아니라, 동물 스스로 "내가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박다박 주장한다. "사슴을 잡아 먹는다고 해서 호랑이가 나쁜 동물은 아니거든요. 벼룩도 다 살아가는 이유가 있고요. 그래서 책을 통해 동물들에게 자기 입장을 말하라고 발언 기회를 주었습니다."


만화책 같기도 하고 그림책 같기도 한 이 시리즈의 저자가 재미있다. 글을 쓴 김산하(29)씨는 서울대에서 동물행동생태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학자. 그림을 그린 김한민(26)씨는 서울대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중요한 건 두 사람이 형제라는 점, 그리고 둘 다 못말리는 동물애호가라는 사실이다.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여덟 살 때 스리랑카에 산 적이 있어요. 집안에 엄청나게 큰 바퀴벌레가 살았고, 창 밖으론 수백 마리 까마귀 떼가 무리 지어 날았지요. 교실 안으로 부엉이가 들어왔다가 천장 선풍기에 치여 죽은 적도 있다니까요. 자연과 함께 살았죠."(산하)

 

동물 모양의 모자를 즐겨 쓰고, 제일 좋아하는 책은 동물백과사전이며, 살아 있는 것이라면 무엇하고도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주인공 '지니'는 바로 두 형제의 캐릭터다.

 

"다섯 살 때 구아바 나무 맨 꼭대기에서 커다란 열매를 따먹고 있는 원숭이가 얄미워 물을 뿌려댄 적이 있어요. 다른 생명체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은 그때 싹튼 것 같아요. 형이랑 틈만 나면 그림을 그려대고 백과사전을 뒤졌죠."(한민)

 

'스톱!'이라는 책의 컨셉트도 어린 시절 추억에서 되살렸다.

 

 

"얼음 땡이란 놀이처럼, 독수리가 토끼를 낚아채려는 찰나에 스톱을 외쳐 장면을 멈추게 한 뒤 토크쇼를 열어 동물들이 변명할 기회를 주는 거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동물 세계의 진실을 배워가고요."(산하)

 

시리즈 첫 권을 '동물들이 함께 사는 법', 즉 공생과 기생으로 선택한 데도 이유가 있다. "기생이 나쁘다고 하지만 서로 의존하고 산다는 점에서는 공생과 다르지 않아요. 인간사회도 마찬가지죠. 동물 세계를 통해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동물에 무관심한 것보다는 동물을 징그러워하는 게 더 낫다"며 웃는 형제는, "대신 동물을 혐오스럽게만 묘사하거나 인간이 맞서 싸워야 할 상대로 왜곡시키는 책이나 영화는 좋지 않다"고 충고한다. 동물들 이야기를 알아듣는 경지에 오르게 된 비법을 묻자 두 사람은 부모님 얘기를 했다.

 

"저희 집은 너무 지저분해서 병에 걸릴 정도였어요.(웃음) 집 안에 '곤충방'을 만들고 어항 10개를 굴린데다, 서랍마다 4남매의 아이디어 창고를 만들어 차곡차곡 모아주셨죠. 동물을 보고 엄마 아빠가 먼저 징그럽다는 반응을 보이면 아이들은 그 편견이 옳다고 믿게 돼요. 벼룩이든 뱀이든, 수족관 열대어처럼 다같이 예쁘고 소중한 생명이라고 생각하시면 두려움이 사라질 거에요."

(조선일보 발췌) 

 

함께 있을 수 있다면 1,2 Ensemble c'est tout

(안나 가발다 지음/이세욱 옮김/문학세계사)

 


은 무엇보다 일견 서로 닮은 점이 없어 보이는 두 남녀가 서로 가르치고 배워 가며 사랑을 이루어 나가는 따뜻하고 행복한 이야기이다. 또한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슬픔을 가만히 어루만지며, 상처받은 사람들끼리 서로 마음의 소통을 이루게 하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예술에 대한 회의에 빠진 화가 카미유와 오토바이광이자 요리사인 프랑크 사이의 섬세하고 따뜻한 사랑 조리법은 프랑스에서 2년 넘게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지금은 전세계 독자들을 행복의 끈으로 함께 묶어 놓고 있다.
프랑스의 평론가들이 안나 가발다를 두고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보통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비범한 문학으로 끌어 올린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안나 가발다에게는 사람살이의 미세한 결을 포착하는 예리한 감성이 있고,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있다. 그리고 문체 또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독특하다. 안나 가발다는 장황한 묘사보다 인물들의 대화를 중시한다. 굳이 설명하지 않고도 한두 마디의 대화로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 상태나 사건의 핵심을 이해시키는 생략 기법을 매우 효과적으로 구사한다. 그녀의 소설에는 작은 반전이나 서스펜스가 도처에 감춰져 있다.

 

이 책은 2004년 3월 17일 출간된 이래 프랑스에서 2년이 넘은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목록에 머물러 있으며, 그 해에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이런 판매 기록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다. 아마존 프랑스나 프랑스 최대 체인 서점인 프낙의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수백 편의 서평을 읽어 보면, 독자들은 한결같이 이 책을 행복하게 읽었다면서 최고 평점을 주고 있다. 프낙의 사이트에서는 만점이 10점으로 되어 있는데, 이 소설은 평균 점수가 10점이다. 모든 독자가 최고의 만족감을 얻고 있다는 얘기다. 책이 많이 팔리면 부정적인 평가도 많이 따르는 것이 상례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참으로 특별한 경우가 아닐 수 없다. 안나 가발다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레코 레퓌블리캥' 2004년 3월 31일)에서 "나는 독자들에게 활력을 주는 책을 쓰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녀의 바람이 온전히 실현된 셈이다.

 

안나 가발다의 작품을 두 번째 번역한 이세욱 씨는 이 작품의 번역을 위해 무려 2년간 남모를 고생을 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섬세한 감성의 결과 그들이 거처하는 삶의 공간, 모든 대상들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려내기 위해 소설의 배경이 된 곳을 직접 돌아보고, 그들이 들었던 음악을 찾아 듣고, 그들이 읽었던 책을 사서 읽었다. 그래서 원작이 지닌 삶의 따스한 시선을 고스란히 담아내고자 애썼다. 그런 노력의 결과, 작가인 안나 가발다나 프랑스 출판사의 편집자가 실수로 놓친 부분까지 발견, 수정하기도 했다. 원작자와 역자가 한 작품 속에 행복하게 '함께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에 독자는 번역서라는 느낌이 전혀 없이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를 직접 듣는 듯한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된다.

 

 

팔루자 리포트 No True Glory - 치열했던 600일,이라크 팔루자 전투 보고서

(빙 웨스트 지음/이종삼 옮김/산지니)

 

 

팔루자는 세계의 군대를 자처하는 미군에게 베트남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이라크의 한 지명이다. 수니파 이라크인들의 밀집거주지역인 바그다드 서북쪽 안바르 주의 작은 공업도시. 팔루자가 세상을 경악시킨 것은 2004년 3월 31일이었다. 블랙워터 보안회사 소속 미국인 경호원 4명이 팔루자 10번 하이웨이를 통과하다 대낮에 도시 한 복판에서 AK소총의 난사를 받고 피살됐다.

총상을 입은 한 명이 피투성이가 된 채 엉금엉금 기어나와 땅바닥에 나뒹굴어지자 군중들이 그를 차고 밟고 쇠막대기로 찔렀다. 한 소년은 휘발유 통을 가져와 차량에 끼얹고 성냥을 그었다. 시신의 다리 하나가 로프에 매어져 전선에 걸렸다. 무인비행기가 테크니컬러로 찍은 이 엽기적인 장면은 미군 해병대 원정군 사령부와 바그다드 상급사령부 및 워싱턴의 전략센터에서 상영됐다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시신 훼손을 보고받고 격노했다. 그것은 국가적 존엄성과 명예에 관련된 문제였다. 미국 정부는 미 해병대를 전격 투입했다. 하지만 미군의 난폭한 공격 장면은 TV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되었고 국제적 비난이 쏟아졌다. 6주만에 공격은 중단됐다.

팔루자에 대한 2차 공격은 2004년 11월에 재개됐다. 저항군 3000명을 제압하기 위해 최첨단 무장을 갖춘 미군,영국군,이라크 보안군으로 구성된 1만2000명의 혼성사단이 투입됐다. 28만명의 주민이 거의 소개(疏開)된 가운데 약 2마일 폭의 이 작은 도시는 1주일동안 540차례의 공중 폭격,1만4000발의 중포 사격,2500발의 탱크 사격을 받아 폐허로 변했다.

레이건 행정부 시절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를 지낸 빙 웨스트는 전투에 참전한 미군 병사들의 눈에 비친 팔루자의 참상을 다큐멘터리로 기술했다. 지면 대부분은 구체적인 전투 장면 묘사에 할애되고 있다. 수많은 등장 인물은 지금도 이라크에서 저항세력과 싸우고 있다. 점령군에 대한 저항으로 시작한 폭력이 수니파와 시아파간의 사생결단식 대결로 비화하고 여기에 쿠르드 문제까지 끼어들어 자칫하면 이라크가 세 동강이 날 판이다.

부시 대통령의 입에서도 내전을 우려하는 소리가 나오고,이미 내전이 시작되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미국 외교협의회 리처드 하스 회장은 ‘포린 어페어’ 2006년 11∼12월호에 쓴 ‘새로운 중동’이란 제목의 글에서 미국의 중동지배시대는 이미 끝났고 새로운 중동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미군이 이라크에서 가능한 한 덜 초라하게 마무리 짓는 방법으로 손을 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하스는 불가피한 전쟁이었던 1차 이라크전으로 미국의 중동 지배시대가 열렸는데 별 필요도 없이 2차 이라크전을 벌이는 바람에 스스로 미국 지배시대의 종언을 재촉한 사실을 두고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말한다. 이라크 전쟁에서 보인 미련한 골리앗같은 미국의 허약성은 소련 제국 붕괴 후 수립된 미국 일극 체제의 세계 질서가 미국,중국,유럽,러시아 등 다극체제로 바뀌는 것을 예고한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중동에서 미군의 발목을 잡은 팔루자 전투를 다룬 이 책은 역사에 길이 남을 중요한 전쟁 기록이 될 것이다.

 

 

이 밖에도 고 은 시인의 신작 시집('부끄러움 가득',시학 출간)이 언론사 인터뷰와 함께 주목을 받았고,문화창조자(로하스족)의 모든 것을 살펴본 책.'세상을 바꾸는 문화창조자들' (폴 레이 지음/임정재 옮김/한스컨텐츠)과 현대과학을 이룩한 10가지 착상에 대한 내용을 담은 '갈릴레오의 손가락'.(피터 앳킨스 지음/이한음 옮김/이레) 그리고 '아름다운 감정학교' (채인선 지음/정은희 그림/아지북스)가 지난주 언론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맛있는 토스트 BOOK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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