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일간 나무위에서 계양산 지켜낸 보름과 인천시민의 값진 승리
보름님의 편지, '계양산에 인천의 희망과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리장
지난 주말 자정쯤 하늘에선 큰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말그대로 펑펑펑 내렸습니다.
눈다운 눈을 보게되어 기쁜것도 잠시, 저 멀리 산너머 나무위에서 밤새 계양산을 지키고 있을 보름님이 걱정되었습니다. 얼마나 눈이 오는지 집밖으로 나와 직접 확인하고 전화를 하려는데, 마음이 통했는지 벗님에게 먼저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눈이 펑펑 내립니다. 여기 정말 아름다워요!'
눈이 많이 내린다기에 내심 걱정했는데, 보름님은 하늘과 더 가까운 나무위에서 내리는 눈을 보면서 신나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설주의보까지 내렸고, 바깥세상은 온통 눈으로 뒤덮혔기에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괜찮은지 안부를 묻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주 수요일(오늘) 나무위에서 내려온다는 것도 전해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나무에서 내려오는 날 함께 하자'고 벗님이 문자메시지를 보내왔었지만, 일터에서 일을 해야 했기에 찾아가지 못했습니다. 대신 오후 늦게야 전화통화만 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고 하더군요. 오랫동안 나무위에서 내려와서 적응이 안된다기에, '우주비행사도 그럴거에요'라고 말해주었더니, '푸훗! 저를 우주비행사하고 비교할 만한가요?'라고 농담을 해옵니다. 암튼 몸을 잘 추스르길...아참 장멩이 고개 자전거 경주 잊지않으셨죠? ㅋㅋ
보름님은 눈내린 계양산을 나무위에서 지키고 있었다
보름님이 56일간의 나무위 고공시위를 마치고 줄을 타고 내려오고 있다
그렇게 56여일 동안 롯데그룹의 인천 계양산 골프장 개발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나무위에서 고공시위를 벌인 보름님과 인천 계양산을 사랑하고 지키고자 함께 한 인천시민 모두의 참여와 노력으로 작은 승리를 일궈냈습니다. 인천시가 롯데건설의 '2011년 수도권 광역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을 인천시민과 시민사회의 반대여론으로 이 계획안을 반려됐다고 합니다. 지역신문에서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는 인천 계양산 골프장 반대가 80%나 차지했다고도 합니다.
출처 : 인천일보
* 지난 8월부터 지금까지 계양산 골프장과 관련하여 쓴 글들입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었네요. 아마 롯데라는 거대한 재벌기업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래 글들을 다시 되돌아보니 만감이 교차하네요. 역시 꾸준함, 끈기있게 무엇인가를 해나가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굳건히 말이죠. ^^::
- 겨울맞은 계양산에서 밤새 '골프장 개발계획 철회'를 고민하다
- 나무위 시위 11일째, 계양산 생명들과 함께 하는 음악회 열려
- '계양산을 지켜주세요!' 10m 소나무 위 고공농성 4일째, 지킴이를 만나다!
- 재벌에게 인천의 진산 계양산을 빼앗길 순 없다! 3만 인천시민 골프장 반대 서명
- 등산객들로 사라지는 자연에서, 계양산 도롱뇽을 만나다
- 골프장과 대규모 테마파크 백작 개발 나선 '아수라 백작'
이것은 나무위에서 학교에서 각자의 삶터에서 계양산을, 재벌과 소수를 위한 골프장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모든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과 행동이 이뤄낸 값진 결과임은 분명했습니다. 날마다 거리에서 서명전을 벌이고,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계양산을 살려달라 절을 하고, 아름다운 솔밭에서 함께 생명의 노래를 부른 모든 님들이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계양산은 롯데것이 아니라 인천 시민과 뭇생명 모두의 것입니다
헌데 롯데측에서 이 계발계획을 완전히 철회한 것은 아니라서, 언제라도 계양산을 파고들 골프장이나 다른 개발계획들은 도처에서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런 무자비한 개발계획으로부터 계양산을 계양산 그대로 후손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산으로 보존하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 모두가 함께 해왔듯이 그렇게 계양산을 지켜내는 작은 실천과 노력이 있다면 가능할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56일간 소나무위에서 계양산을 지켜온 보름님과 인천시민 모든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계양산 살리기 운동'에 밝아오는 새해에도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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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에 인천의 희망과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나름대로 한 달 정도 예상했던 나무 위 생활을 56일만에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위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계양산 골프장개발의 문제점을 알리고 막아내는데 큰 힘을 보탤 수 있었다는데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급했던 롯데골프장 개발계획을 저지 할 수 있었다는데 매우 기쁩니다.
저는 나무 위 시위를 하면서 정말 많은 시민들이 계양산을 살리는데 뜻을 같이하고 있고,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시민들의 힘이 골프장을 막아내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저 또한 큰 탈 없이 건강하게 나무 위 시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인천시가 계양산 롯데개발계획안을 반려함으로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상정되지도 않았고 계양산 롯데개발계획안이 일단락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롯데는 계양산 개발욕심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사업계획을 축소해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개발제한구역 2차 관리계획에 롯데의 개발계획안이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설사 롯데가 골프장을 다시 추진한다하더라도 시민대다수가 반대하고 있고 시민들이 힘을 모아 지금과 같이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제한된 공간에서 지내다보니 몸에서 이런저런 불편함을 신호로 보내옵니다.
만약, 인천녹지축의 중심인 계양산 자락에 골프장이 들어서게 된다면 계양산의 팔다리가 다 잘려나가고 몸뚱이만 남는 결과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의 몸뚱이 아니 260만 인천시민의 허파를 도려내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더 이상 거대기업의 탐욕과 이윤추구앞에 인간과 자연이 고통을 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인천시민이 고통을 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저는 계양산에 소수의 부유층만을 위한 골프장이나 특정개인(기업)에게 막대한 이익을 주고 시민들은 쉴 곳이 없어질 골프장과 테마파크계획안을 절대 반대합니다. 그리고 다수의 시민들을 위한 휴식처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계양산은 인천시민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이에 저는 시민들을 위한 자연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 뿐만이 아니라 인천시, 지역주민, 토지소유자가 함께 ‘계양산 시민자연공원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를 통해 진정으로 환경을 보전하면서 인천시민과 지역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미래지향적인 계양산관리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겠습니다.
롯데건설과 신격호회장님에게 진심으로 바라는 바는 인천시민에게 고통을 주는 개발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인천시민 모두가 좋아하는 사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롯데그룹이 내세우는 환경가치경영에 걸맞게 계양산을 인천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롯데를 위한 사업이 될 것입니다. 시민사회단체 또한 토지소유주에게 일방적으로 피해를 끼치는 관리계획을 원하지 않습니다. 회장님과 토지소유주에게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그리고 서로가 상생하는 관리계획을 수립하길 진정으로 원합니다.
안상수시장님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인천시민의 84%가 롯데골프장 등 계양산 개발에 대해 반대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진심으로 헤아려 주시고, 시민들에게 존경받는 시장이 되시길 진정으로 바랍니다. 제가 교육활동을 통해 만나는 상당수의 아이들이 천식이나 비염, 아토피 같은 증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질환은 이미 환경적 원인으로 발병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다 쾌적한 환경의 인천이 될 수 있는데 힘을 기울여 주십시요. 바라옵건데 저와 같은 청년세대와 미래세대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인천을 만들어 주시고 계양산이 그 중심에 있음을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인천시민여러분, 여러분의 의지와 힘으로 계양산을 지켜왔고 또다시 지켜냈습니다. 그리고 또 지켜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계양산이 인천시민에게는 생명과 같은 존재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나무 위 시위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시민의 뜻이 희망입니다. 자본과 권력앞에 절망하지 않고 당당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계양산을 지키는 것은 인천의 희망을 지키는 것입니다. 인천의 미래를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계양산을 보전하기 위해, 인천의 희망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시민여러분 끝까지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2006. 12. 20
계양산과 숲과 소나무와 인천시민과 함께 행복한 보름
- 이 글은 으로 오마이뉴스에 기사 송고되지 않습니다 -
* 위 사진과 글은 인천녹색연합의 협조를 구하고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