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대 중반이구요 동갑인 남자친구를 만난지는 얼마 안되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저를 처음 본날에 사귀자고 했는데, 제가 바로 대답은 안했고,
며칠 생각해보고 한번 더 만나보니 너무도 착한것 같아서 사귀기로 했었습니다.
저한테 정말 잘 해주겠다고 그러더라구요.
남자친구는 성인이 되고나서 정식으로 여자를 만난게 제가 처음이래요.
네. 처음 사귀는 여자에다가 사귄지 한달도 안 되었으니 당연한 것 같습니다.
저에게 하루 종일 연락하는거 말이죠.
거의 하루에 문자를 50~60개 보내구요,
몇 분 이라도 대답 늦으면 바로 '왜 대답이 없느냐'고 징징댑니다. 전화도 하죠 당연히.
솔직히 전 밥먹을때 같을때 전화 잘 못 받겠고,
설거지 할때나 청소할때나 심지어 목욕할때까지 문자오고, 전화오고, 뭐하냐, 내 생각 안하냐,
나 심심하고 외롭다, 이러면 좀 짜증까지 날 때가 있습니다.
제가 잠이 많은데 자는 중에 '언제 일어날거야? 응? 또또 자고있지?', '나랑 같이 깨어있어 줘~'
하고 매일매일 매일 칭얼대고, 안 일어나는게 자기를 안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식입니다.
일어나서 전화 하면은 정신 차리라고 소리를 지르질 않나
정신 차리고 문자 보내라길래 씻고, 뭐 좀 마시고 있으면 또 자는거 아니냐고 전화오고 문자 오고 난리 납니다.
저는 아직 대학생인데 과 특성상(의약계열) 학기중에 거의 매일 두세시간밖에 못 자고, 아침일찍 학교 가서 수업듣고, 밤까지 실습하고, 밤새서 미친듯이 공부하고, 전공과목별로 돌아가면서 매주 퀴즈보고 그렇게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방학때는 좀 푹 자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헬스장에서 알바하느라 새벽 5시에 출근 합니다.
너무도 일찍이죠ㅜㅜ
정말 저 고통스럽습니다..
헬스장에서 윗사람이 너 왜그렇게 컴퓨터만 하냐고 뭐라고 했다는데도, 네이트 온으로 채팅을 합니다.
만나기로 하고서도 얼굴 보이는 그 순간까지 계속 '어디에서 기다릴까?', '준비 다했어?', '너무 더워~'
이렇게 수도 없이 문자를 보내는 통에 저는 그거 대답해주느라 20분 이면 될 준비를 40분 걸려서 하고 그럽니다.
제가 준비좀 하고 연락한다고 말을해도 2~3분 마다 한번씩 '아직도 멀었어?' 그러구요.
제가 시험때문에 공부하고 있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계속 네이트온에 쪽지 보내구요..
대답 안해주면 삐집니다..
집에 있을때는 서로 꼭 네이트온 켜야 하구요.
남자친구는 자기 친구집에 놀러가서 까지 네이트온을 키고 저에게 말을 겁디다 ;;
한마디로 남자친구가 눈 뜨고 있기만 하면 저는 고통스러워 지는겁니다..
그리고요.. 자기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제 사진으로 도배를 해놨거든요.
당연히 저도 처음엔 좋았죠. '나를 자랑스러워 하는구나' 하고요.
그런데 거기에 친구들이 방명록이나 덧글을 남기잖아요,
그럼 뭔가(단 한줄짜리 덧글일지라도) 새로 올라올 때마다.
'야 내 친구 누구누구가 쓴거 봤냐? ㅋㅋ 안봤어? 빨리봐봐~' 하고 재촉하고 그럽니다.
제가 하루종일 남자친구 미니홈피만 보고 있을 수도 없고 말이죠..
그리고 왜 너는 덧글 안 다느냐, 왜 방명록 안 남기느냐고 삐지더라구요..
저는 제 사진에 제가 덧글 달기도 민망하고 해서 그냥 있었던 건데 말이죠..
처음 며칠은 이렇게 짜증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제 전 남자친구는 저에게 매우 무관심하고 하루에 연락도 한두번 밖에 안했었기에
이렇게 나한테 올인해 주는 남자친구가 훨씬 좋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다니,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남자친구가 이렇게나 많이 좋아해 주는데 귀찮아 하거나, 짜증 내거나 그러면 안되는거라고, 내가 나쁜거라고, 계속 생각을 하고, 마음을 예쁘게 먹으려고 해봐도 그게 잘 안됩니다.
뭐든지 적당한게 좋잖아요..
저는 사실 문자 쓰는거 매우 귀찮아 하는 타입인데도 남자친구 마음 상할까봐 열심히 써 줬는데,
솔직히 하루 종일 전화기만 붙들고 사는거 못하겠습니다..
제가 여자치고 좀 특이한가요?
저는 문자 같은거 친구한테도 잘 안보냅니다.. 그냥 전화하거나 얼굴 보고 말하죠..
저도 옛날에 남자친구 처음 사귀었을때는 하루 종일 문자 보내고 그랬습니다만..
이제 그게 안되는걸 보면 제가 변해서 이런가 싶고,
처음 여자 만난다는 남자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걸핏하면 저한테 하는 말이
'나 언제 버릴거냐', '언제 도망갈거냐..절대 도망가면 안된다'
입니다.. 이제까지 몇번을 들었나 몰라요. 거의 매일 그 말을 합니다.
아니, 제가 이상한 여자도 아니고 처음부터 도망갈 생각하고, 버릴 생각하면서 남자를 만나겠습니까?
저도 마음이 있어서 만났고, 아직 만난지 얼마 안되었으니 사랑한다고 까지는 못하겠지만
이제까지 만났던 다른 남자들보다 저에게 훨씬 잘해주고 해서 너무 고맙고 믿음직스럽고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여자라서 그런지 그렇게 빠져 들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또 저는 연애 경험이 있었기에 남자들이 처음에 그러다가 나중엔 연락 해달라고 빌어도 안한다는걸 너무 잘 알고요.
이 남자도 그럴것만 같습니다. 오히려 빨리 타오른 만큼 빨리 식을까봐 걱정도 되고요.
무튼 제가 지금 가장 고민인 것은
'나는 하루 종일 전화통만 붙들고, 컴퓨터만 붙들고 있을 수 없다'는 것과
'나 방학인데 잠 좀 자자'는 것을
어떻게 하면 남자친구 마음 상하지 않게 잘 말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