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에 준희와 같이 찍은 사진을 보았다 그런데 나는 또 한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준희와 내가 찍은 사진은 두 명이 찍은 것이 아니라, 사진에는 분명 세 명이 찍혀있었다.
“준…준희야.. 이리 와봐…”
“왜 그래?”
준희가 나의 당황한 모습을 보고선 천천히 걸어왔다. 나는 준희에게 카메라를 보여주었다. 준희는 아무 일도 없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왜 잘 나오기만 했는데, 혹시 너 나보다 머리 크게 나왔다고 그러는 거야? 야, 최신영 네가 나보다 머리 크거든.”
“아니…우리 말고 또 한 명이 찍혀 있잖아.”
다시 한번 준희는 디카에 있는 사진을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금세 다시 웃으면서 말했다.
“뭐야, 없잖아. 무서운 소리 하고 있어. 우리 가자, 뭐 먹을까? 피자 먹을래? 집 앞에 새로 생겼는데 쿠폰도 있고”
“그…그래.”
나는 다시 카메라를 보았지만 정말로 우리 둘밖에 없었다. 우리는 피자 집으로 향하였다.
“와. 나왔다. 배고프다 어서 먹자.”
“응.”
준희는 나의 시무룩해진 표정을 보더니 왜 그러냐고 자꾸만 물어 보았다. 하지만 이상한 기분만은 한번에 모른척하고 지나가는 게 쉽지 만은 않았다.
“야, 너 그 소문 들었어?”
“뭐?”
“어떤 버스에 낙서를 하면 소원이 들어 준다고 하더라고, 나는 정환이 아저씨랑 사귀게 해달라고 쓸거야. 우리 같이 가서 쓸까? 넌 뭐 쓸거야.”
“안돼!”
준희는 깜짝 놀란 듯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낙서의 시작 이 소문이 번지는 것만 막는다면 분명 내가 일어났던 일들은 절대 일어 나지 않을 것이다.
“야 왜 이래. 아 정환씨는 어디서 뭐 하려나.”
“정환씨가 누구야? 아저씨라니.”
“아 우리 옆집으로 이사온 아저씨인데, 완전 킹카야, 사실 좀 섹시 하게 생겨서 끌리는 타입이지. 내가 맨날 아침마다 요구르트 사서 문 앞에 논다. 아 우리 정환씨가 나의 마음을 언제 알아 줄까”
“그런다고 아저씨를 좋아하냐,”
“야 내가 설마 늙은 아저씨를 좋아하겠냐? 총각이라고. 그래도 너보단 나은 것 아니야? 넌 죽으라고 좋아했던 사람이 아저씨잖아 애 딸린 진짜 아저씨.”
갑자기 머리가 아파오더니 내 눈앞에 무언가의 영상이 보였다. 내가 누군가를 껴안고 있는데 누가 뒤에서 쳐다 보고 있었다.
“꺄.”
나는 순간적으로 소리를 지르면서 피자집 바닥에 나뒹굴러 졌다.
눈을 떠보았더니 병원이었다.
“신영아 괜찮아?”
“어떻게 된 거야?”
준희는 내가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왔는지 설명해 주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준희 말에 집중이 되지 않고 오히려 아까 내가 소리 지르기 전 내 눈앞에 보이는 영상만이 떠올랐다.
“준희야, 아까 네가 했던 말 무슨 소리야?”
“무슨 말?”
“내가 무슨 애 딸린 아저씨 죽으라 좋아했다고.”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네가 더 잘 알지.”
하지만 나는 아무 기억도 없다 방금 그리고 아까 보였던 영상 밖에…
“나 사실 기억이 안나.”
“기억을 안 하는 것이겠지.”
“기억을 안 하다니.”
“정말 기억이 안 나는 거야?”
난 준희가 나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나를 놀리려 하는 그냥 가벼운 픽션이라고만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 죽었잖아.”
“주…죽다니..”
“그건 나도 모르지, 근데 죽었어. 넌 그 이야기 듣고 바로 쓰러졌잖아. 네가 그냥 그 아저씨 좋아했니? 맛있는 음식 있으면 항상 그 아저씨 가져다 주고. 어째튼 내가 보기에는 너는 지금 기억을 하지 않으려 막아 둔 것 같아.”
난 머리에 쥐가 날 듯이 아팠다. 어지럽고 어려웠다. 내가 왜 나이 많은 아저씨를 좋아했는지. 왜 기억을 지우려 했는지 말이다.
[비끼세요, 응급 환자 입니다.]
“어머머, 사고 났나봐. 왜 우리 옆이야. 피 좀 봐. 나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신영아.”
“으응..”
화장실에 간 준희는 올 생각을 안해서, 혹시 무슨 일 있나 화장실로 가보기로 하였다. 발을 내리려는 순간 어떤 사람이 옆에 사고 난 사람에게 다가왔고 무언가를 조사하는 듯하였다.
나는 신발을 신고 조심스럽게 나가려는데 옆에 조사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정말 익숙하게 들려왔다. 설마 하는 생각으로 나는 링겔을 들고 화장실로 가는데 내 발이 그 아저씨의 발에 걸려 넘어지고 링겔은 깨지고 말았다.
그 아저씨도 놀란 듯이 급히 나를 일으켜 세웠다.
“괜찮아요, 학생?”
“네.”
“미안해요. 어디 다친 곳은 없어요?”
“괜찮아요.”
나는 고개를 돌려 그 아저씨의 얼굴을 바라 보았을 때 가슴이 순간 멈칫하였다.
그 사람은 다름아닌 형사 아저씨였다.
“아…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