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훈련기 T - 50 미국 수출 `마지막 담판`
이선희 방사청장 `14년 집념` 결실보나
미 국방부와 공식 협의
이선희 방위사업청장이 7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이번 방미 기간 중 세계 최대의 전투기.무기 수출국가인 미국에 거꾸로 국산 고등훈련기 T-50(사진)을 팔기 위한 협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케네스 크리그 국방부 획득차관과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정책차관보, 수 페이톤 공군성 획득차관보 등 고위 관계자들을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T-50을 미국에 팔기 위한 그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2005년 8월 방위사업청 기획부장을 시작으로 계약본부장, 청장을 거치면서 국방부.공군성.방산업체 등 미국에서 고등훈련기 도입에 영향력을 미치는 인사들과 끊임없이 만나 장점을 설명하면서 구매를 요청했다.
T-50에 대한 자부심이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T-50은 전 세계 고등훈련기 중에서 최초로 '디지털 비행제어 시스템(Fly-By-Wire)'을 채택했고,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 유일한 훈련기이기도하다. 전투기에 비해 성능이 뒤떨어지지만 틈새인 고등훈련기 시장에서는 미국도 욕심을 낼 만하다는 게 이 청장의 판단이었다. 지금까지의 면담은 모두 비공식적이었지만, 이번에 방미 기간 중 처음으로 공식적인 협의 자리가 마련된다. 미 상원이 지난해 5월 '2007년도 예산허가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을 통과시키면서 '3월 15일까지 미 공군이 사용 중인 T-38 고등훈련기의 대체기종으로 한국의 T-50을 (채택할지를)검토해 보고하라'고 공군성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 청장은 T-50을 분신처럼 생각한다. 공군 준장 시절이던 1993년 공군 전투발전단장에 취임한 직후부터 미국을 오가며 초기 개발에 참여했다. 이때 "훈련기가 초음속 비행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는 "20~30년 앞을 내다봐야 한다"며 강력하게 주장해 지금 같은 '고기동성' T-50의 밑그림을 그려냈다.
97년 4월 국방부 고등훈련기사업단장을 맡아서는 설계도를 완성해 놓고도 정부의 개발 승인 지연으로 표류하던 T-50 생산을 본궤도에 올려놨다. 당시 정부 내에서는 ▶성공 가능성 희박▶과다한 예산 투입▶수출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국책사업으로 승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포기한다면 다시는 항공산업에 뛰어들 수 없다"며 청와대.경제기획원.과기부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했다. 이런 그의 노력이 결실을 보아 T-50은 마침내 햇빛을 볼 수 있었다.
◆T-50 제원=전장 13.14m, 최대 이륙 중량 1만2000㎏, 최대 속도 마하 1.4, 상승 고도 1만4630m, 대당 가격 200억원 안팎.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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