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과 동행인에 따라 즐거움이 달라지는 기차 여행, 상황에 따라 테마를 잡으면 기차 여행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 낭만이 넘치는 경춘선부터 오지로 떠나는 정선선까지. 색다른 즐거움이 있는 기차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연인코스 경춘선
북한강을 끼고 달려 운치 있는 경춘선. 청춘들에게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데이트 코스다. 특히 경춘선 기차 여행은 순전히 기차와 도보만으로도 여행이 가능해 차가 없는 '뚜벅이 연인' 에게 더욱 인기다.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대성리역에서 시작된 북한강 물길이 청평 가평 강촌을 지나 춘천에서 끝이 난다. 춘천으로 가는 기차는 차창 밖 풍경도 그림 같다. 한강을 오른쪽으로 끼고 달리는 대성리역~청평역 구간과 왼쪽으로 끼고 달리는 가평역~강촌역 구간이 특히 아름답다. 그 중에서도 가평과 강촌을 잇는 12.5km 구간은 최고 절경으로 손꼽힌다. 수면 위로 길게 드리워진 산 그림자가 오래도록 눈에 밟힌다. 청량리역 출발.
◆춘천가는 기차
춘천역에 내리면 기차의 진행 방향을 따라 걷는다. 연인의 손을 잡고 800m쯤 가면 근회동 배터. 이곳에서 중도로 들어간다. 춘천에서 호반의 정취를 가장 잘 만끽할 수 있다는 중도는 드라마 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은사시나무 숲길과 하얀 울타리가 세워진 강변길을 걸으며 초겨울 햇살에 잘게 부서져 내리는 은빛 호수를 바라보는 멋이 일품이다. 해질녘 풍광과 달빛 어린 호수의 밤 풍경도 장관이다. 중도 관리사무소 (033) 242-4881
◆강촌가는 기차
강촌역을 대표하는 산책 코스는 구곡폭포길과 등선폭포길 두 곳이다. 운치로 치자면 찻길을 따라 걷는 구곡폭포 쪽보다 강변길을 따라 걷는 등선폭포 쪽이 단연 몇 수 위다. 등선폭포로 가려면 강촌역을 빠져 나와 왼쪽으로 난 강촌교를 건너 강변 북쪽의 좁다란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가면 되는데 시퍼런 한강물을 벗삼아 걸을 수 있다. 구곡폭포는 물줄기가 바위 능선 아홉 개의 굽이를 돌아 떨어진다고 하는 폭포답게 거대한 암벽을 타고 미끄러져 내리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강촌에선 자전거도 필수. 바람이 매섭지만 않으면 꽤 운치 있다.
◆온천 코스 장항선
경부선의 천안과 금강 하구언의 장항 사이를 잇는 길이 144.2 km의 철도선. 특히 아산스파비스 온양온천 도고온천 덕산온천 등 온천을 가깝게 끼고 있어 겨울철 웰빙 여행지로 인기다. 추천 코스는 서천 금강 하구언과 온양온천을 잇는 기차 여행. 장항역에서 버스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금강 하구언은 갈대 숲이 멋진 철새 도래지로 해질녘 철새들의 군무가 특히 아름답다. 장항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엔 온양온천에 들러 여독을 풀자. 피부 미용에 효과 있는 알칼리성 라듐천이다. 온양온천역 주변과 일대 숙박시설 대부분이 온천수를 이용한다. 용산역 출발.
◆일출 코스 전라선
익산과 여수를 잇는 길이 198.8km의 전라선은 호남 평야를 종단해 임실 구례를 지나 여수에 이르는 노선이다. 역 주변에 덕유산 지리산 등 명산이 있고 섬진강을 따라 기찻길이 달려 주변 경관이 수려하다. 추천 여행지는 여수 돌산도의 향일암. 은은히 퍼지는 범종 소리와 함께 떠오르는 해를 맞을 수 있어 겨울철 일출 여행지로 인기다. 150m 높이의 절벽을 아래에 두고 남해를 바라보고 있어 전망도 시원하다. 향일암은 여수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 새벽에는 출발하는 버스가 없으므로 임포마을에서 1박을 해야 한다. 향일암을 다녀온 후엔 여수 시내에 있는 동백섬 오동도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용산역 출발.
◆오지 코스 정선선
태백선 증산역에서 출발해 별어곡_선평역_정선역_나전역을 지나 아우라지역까지 1시간 정도 이어지는 한 칸 짜리(72석) 열차. 올해 한국고속철도(KTX) 개통과 더불어 이름을 '통근열차'로 바꿨지만 여전히 역무원들은 '꼬마열차'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46㎞산길 물길을 굽이 도는 정선선 운행 시간은 1시간 정도로 짧지만 통과하는 터널이 무려 18개일만큼 오지를 넘나들어 오지 여행 코스로는 최고. 차창 밖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정선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멋이 그만이다. 특히 장날 한 움큼씩 산나물을 실어나르는 아낙네의 소박한 삶을 싣고 달려 인상 깊다. 정선 5일장이 열리는 매 2일이나 7일에 여행 일정을 잡으면 시골 장터도 구경할 수 있다. 매일 3회 운행. 증산역 (033) 591-1069.
발췌: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