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수도권, 기득권 그리고 보수언론

국정홍보처 |2007.02.07 10:01
조회 42 |추천 2
수도권, 기득권 그리고 보수언론 외국과 근거없는 비교로 균형발전정책 왜곡 정부의 2단계 국가균형발전 정책 발표를 앞두고, 보수 언론들이 일본 등 해외 사례를 들어가며 균형발전 정책을 ‘흠집' 내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31일자 ‘이 정권의 70년대식 균형발전론’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일본이 2000년 들어 수도권 규제를 통한 균형발전 정책을 버렸으며, 영국과 프랑스도 수도권 규제를 풀었다며 참여정부 균형발전 정책을 ‘시대착오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은 현재 수도권 집중의 속도가 위험수위를 넘기고 있고, 또 장기적으로 균형발전을 하지 않고는 국가적 역량을 높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물론 지방이 어느정도 자생적 경쟁력을 갖게 되면 수도권 규제도, 인위적인 지방 살리기도 필요치 않다.

집중도 낮은 선진국과 단순 비교해서야
또한 조선일보가 균형발전을 반대하며 예로 든 일본, 영국, 프랑스의 수도권 집중도는 우리보다 훨씬 낮다.

우리나라의 수도권 인구 비중이 48.3%인데 비해 일본의 도쿄권 인구 비중은 27.2%, 영국 런던권은 12.4%, 프랑스 파리권 19.0%이다.

1950년대부터 균형발전 정책을 펴온 일본의 경우 1970~2000년 기간 중 전국 인구가 21.3% 증가한 데 비해 수도권 시가지 인구는 5.9%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990년 1834만명이던 수도권 인구가 2005년 2334만명으로 27.2%나 크게 늘었다. 정부는 수도권 집중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0년에는 수도권 인구 비중이 52.3%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국가경쟁력이나 재정 면에서 낭비적 요소를 양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이 바로 행정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균형발전정책이다. 또 국가균형발전정책이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2020년 수도권 인구 비중 전망치는 47.5%로, 우리의 수도권 집중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수도권 인구 집중도가 10~20%대인 국가들과 우리나라를 비교해 균형발전정책을 접으라는 건 전제가 틀린 셈이다.

수도권의 생산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우리나라는 47.4%에 달하는 데 반해 일본 도쿄권(30.6%), 영국 런던권(18.3%), 프랑스 파리권(28.6%)에 그치고 있다.

환경 면에서도 수도권 집중화 해소와 균형발전이 얼마나 절실한 과제인지를 알 수 있다. 균형발전위원회에 따르면 수도권의 연간 아황산가스와 미세먼지 배출량은 각각 0.02ppm, 70㎍/㎥으로 도쿄권(0.003, 33), 런던권(0.002, 37), 파리권(0.003, 22)보다 월등히 높다.

일본은 2002년 ‘수도권 공업 등 제한에 관한 법률’을, 2006년에는 ‘공업재배치법’을 각각 폐지하는 등 수도권 규제를 완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30~40년간 유지해 온 이 법률들이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했고, 폐지하더라도 공업 입지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법률 폐지 논의 과정에서 일본 정부는 “수도권 내 공업, 대학 및 인구의 움직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므로 수도권 공업 등 제한법은 폐지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이 공업 입지 관련 규제를 푼 배경에는 도쿄의 산업구조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 작용했다. 전체 제조업 업체 수의 15%를 차지하던 도쿄권 제조업체 비중은 1999년 11%로 감소한 반면, 서비스업은 22%에서 27%로 늘어났다. 종업원 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같은 기간 제조업은 39%에서 21%로 급감했으나, 서비스업은 13%에서 25%로 증가했다.

일본의 이유있는 수도권 규제 완화…서비스업 확대로 도쿄 변화
이에 더해 2000년 이후 일본 경기가 회복되면서 외국계 금융기관이 집중되고 전문 기술 직종이 늘어나면서 도쿄에 오피스 건설 붐이 일게 된 것이다. 또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면서 땅값이 하락하자 도심 주거 여건이 개선되고 이는 맨션 건설 붐과 인구 집중으로 이어졌다.

다시 말해 서비스업 중심으로의 산업 구조 변화와 부동산 버블 붕괴 등이 맞물려 빚어진 도쿄의 변화를 수도권 규제 철폐의 결과로 호도하는 것은 견강부회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수도권의 경쟁력을 ‘고층빌딩’에서 찾으려는 것이야말로 70년대 개발연대식 사고방식으로 보인다.

또한 일본은 1956년 제정한 ‘수도권정비법’을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이 법률에 근거해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질서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일본이 균형발전 정책을 포기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규제 풀었다 다시 강화한 프랑스, 조선일보는 말하지 않았다
영국 역시 2004년 정부의 목표로 “건강, 치안, 교육, 일자리, 주택 등의 분야에서 낙후지역과 전국 평균 간의 격차를 축소한다”고 명시하는 등 경제적, 사회적 지역 격차 완화를 핵심 국정 과제로 삼고 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작년에 ‘런던플랜’이라는 수도권 집중 계획을 세워 2016년까지 런던 인구를 730만명에서 810만명으로, 면적을 1580㎢에서 2000㎢로 늘린다는 구상”이라고 했지만, 런던플랜은 15~20년 후를 내다보는 대도시 성장관리정책이지 수도권 집중 육성이 목표는 아니다.

런던플랜은 런던의 개발을 일정한 범위로 한정해 수용하면서 ‘공지(open space)’를 침범하지 않고 주거, 노동, 여가, 대중교통, 지속가능 발전, 쓰레기 문제 등 여러 분야의 정책계획을 망라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확정된 우리나라의 ‘제3차 수도권 정비계획(2006~20년)’과 같은 성격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프랑스의 경우 1955년부터 수도권 내 사무실, 공장, 공공청사 등의 입지를 제한하는 ‘아그레망’ 규제가 있다. 조선일보는 1980년대 중반 이 규제를 없앴다고 했으나, 1980년대 후반 다시 강화됐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았다.

프랑스 정부는 1980년대 초반 파리권의 인구 및 산업 집중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1985년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가, 오피스 신설이 급증하자 1989년 다시 규제를 강화했으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 선진국 이미 시행, 우리는 시작도 하지 말라?
무엇보다 우리나라 균형발전 정책의 핵심은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며, 이는 일본, 영국, 프랑스 모두 이미 적극적으로 시행했거나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1988년 각료회의에서 공공기관 이전 방침을 정하고 2002년까지 59개 국가기관과 30개 공공법인을 이전했다. 영국의 경우 1993년까지 공공분야에서만 4만7500명이 지방으로 옮겨갔고, 2010년까지 2만명의 공공기관 일자리를 지방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프랑스 역시 공공분야에서 1990년까지 2만3100명, 1990~2003년 중 3만명이 지방으로 분산됐으며, 현재 4000명 가량이 이전 과정에 있다.

선진국들이 수도권 규제를 풀었다면 이는 공공기관 이전 등 그간의 균형발전 정책의 성과 위에서 가능한 것이다. 그에 비해 우리는 아직 본격적인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선진국이 하니까 따라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수도권 집중 억제 정책을 펴 왔으나 제대로 된 지역발전 정책을 시작한 것은 참여정부 들어서다. 지방이 스스로 먹고 살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사업이 원활히 이뤄지면 자연히 규제의 필요성도 없어질 것이다.

일각에서는 수도권을 집중 육성해 그 열매가 지방으로 넘쳐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 성장 과정을 봤을 때 수도권 발전으로 지방이 잘 살게 됐다는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처럼 근거없는 주장으로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흔드는 것은 수도권이 가진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지역 이기주의에 불과하며, 그 가운데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 언론이 자리하고 있다

 

 

 


 

추천수2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