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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K리그를 사랑해주세요..!

최종영 |2007.02.11 20:00
조회 161 |추천 1

 

 글을 쓰기전에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K리그 구단과 관계가 있는 사람은 전혀 아니며 이천수 선수를 비롯한 해외 빅리그로 진출하려는 선수들이 꼭 뜻을 이루기를 바라는 일반 축구팬입니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천배카페(http://cafe.daum.net/FIFA2003roster)에서 K리그 로스터를 담당하고 있는 정도겠네요. 

 

 저는 사실 웬만해서는 논란이 될 만한 글은 쓰지 않는 편이지만, 이동국 선수의 프리미어리그 이적 때도 그랬고 너무 선수에게만 편중된 내용이 마치 그것만이 진실인 듯 이야기되는 것 같아 몇 자만 적겠습니다. 물론 요즘 논란이되는 이천수 선수의 발언 파문에 대한 내용과는 다르게 이동국 선수의 경우는 계약기간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것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포항 구단에서 이적료 없이 이적을 시킨 이번 결정은 박수 받기에 전혀 부족함 없는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포항 구단에서 보여주었던 과오와는 별도로 말이죠. 이 글은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한국 선수들의 해외 리그 진출시 K리그에서는 그 어떤 출혈이라도 감수해야한다는 터무니없는 주장들에 대한 반박을 근간으로하는 글이며 무엇보다 단지 너무 한쪽에서만 생각하는 것 같아 저는 정반대쪽에 서서 다른 입장도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은 것뿐입니다. 혹시 기회가 더 된다면 선수들의 입장에서도 글을 써보고 싶네요.

 

 

국내 선수가 해외 리그로 이적할 시에 그에 합당한 이적료의 객관적인 기준을 만들어야한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국내 선수가 해외 리그로 이적할 시에 그에 합당한 이적료의 객관적인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선수 이적료의 객관적인 기준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해외 이적료의 적정선을 정하기 전에 선결되어야할 것이 국내 이적료 거품을 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울산 구단 입장에서는 선수의 이적료로 구단 살림을 꾸려가는 K리그 구단 형편에 국내 이적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이적료를 받고 해외로 보낼 바에는 거품이 잔뜩 쌓인 국내의 다른 구단이나 J리그로 이적시키는 것이 누가 보더라도 경제학적으로 명백히 이익이 되는 행위입니다. 또한 자주 볼 수 있는 글들은 대부분 국내 선수의 해외 이적이 원활하지 못한 것을 국내 구단들만의 잘못으로 매도하고 있는데 이런한 글들은 K리그 전체에 뿌리 박히다 못해 곯아 썩을 지경에까지 이른 여러 문제점들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어 보이며 그저 K리그 선수들의 유럽 진출만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유일한 방법인 듯 주장을 하는 글이 대부분이더군요.


 

K리그가 인기가 없는 것은 스타성이 높은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K리그가 인기가 없는 이유가 선수 한명에 대한 스타성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도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박주영 선수의 K리그 데뷔 시즌에 K리그에서 박주영 신드롬이 일어났던 것은 그가 당시에 해외리그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청소년 국가대표로 각종 국제 대회를 통해 아시아와 세계의 여러 청소년 대표팀들을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이 이목을 집중시킬 만큼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해외 진출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만이 스타성이 높다는 주장 또한 박주영, 김두현, 이천수 등의 선수들이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는 건 물론 어느 정도 해외 진출의 가능성이 있어서 이기도 하겠습니다만 그게 전부는 아닐 겁니다.

 

 무엇보다 K리그는 외면하면서 국가대표 경기에는 충성을 다하는 한국 축구팬들의 성향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지금과는 다르게 K리그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극히 희박하고 가능성 역시 전혀 없다고 여겨지던 예전부터 지난 20년간 K리그에서는 분명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스타성 높은 선수들이 상당히 많이 배출되었습니다.

2005 시즌 K리그에 혜성처럼 등장해 박주영 신드롬을 일으킨 박주영 선수의 위닝 일레븐 게임내 모습.

사진은 천배 카페 위닝 페이스 패쳐 Mirust Fly 님의 위닝 박주영 얼굴 패치입니다.

 

 

해외 빅리그에서 많은 선수가 활약하면 그 나라 축구는 발전한다?

 

 무엇보다 K리그 구단들 역시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장려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구단이 바로 울산 현대 호랑이입니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출혈을 K리그 구단에서 일방적으로 감수하라는 의견 역시 너무 편파적으로 보입니다. 한국 선수들이 유럽 빅리그에서 많이 뛴다고 해서 K리그 더 나아가 한국 축구 전체가 발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이번에 아시아 축구연맹으로 편입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정말 많은 선수들이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호주를 들 수 있겠네요. 비록 호주가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의 마법으로 16강 진출에는 성공했으나 32년만의 월드컵 본선 출전이었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덧붙여 피파 클럽 월드컵에 가끔 나오는 호주 A리그 소속 팀들의 경기력 역시 K리그 소속 팀들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없으며 리그 전체적인 수준 역시 K리그가 한 수 위라고 자부합니다. 한국 선수들의 해외 이적이 많아지면 K리그의 위상이 높아져 해외의 앙리, 호나우도 등과 같은 유명 선수들이 말년에 K리그에 올 지도 모른다는 의견 역시 객관적인 근거가 뒷받침 되지 않은 너무나 이상적인 주장일 뿐입니다.


 

언젠가는 K리그에서 호나우도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과거 초창기 때의 J리그나 현재 중동 국가로의 해외 유명 노장 선수들의 이적은 막대한 자본력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으며 해외 선수들에게 인정받는 리그여야 한다는 주장 역시 K리그가 유럽 빅리그의 수준을 뛰어넘는 방법 외에는 딱히 다른 방법이 없을 듯 합니다. 특별한 개인적인 이유를 제외하고는 해외 유명 선수가 유럽 혹은 출신의 자국 리그 외의 다른 지역에서 돈이 아닌 그 리그의 발전 수준만을 이유로 은퇴를 하는 경우는 사실상 거의 없으며 단지 그 리그가 세계인들에게 인정받을 만한 수준이라고 하여 해외 유명 선수가 잘 알지도 못하는 아시아의 한 리그에서 은퇴를 하지는 않을 겁니다.

 

전성기가 지난게 아니냐는 의혹에 시달리는 호나우도. 레알 마드리드 이적 당시의 이적료에 비해 초라할 정도의 헐값에 AC밀란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AC밀란 역시 레알 마드리드에 뒤지지 않는 최고의 명문 구단중 하나이며 아무리 거센 비난에 휘둘리고 있는 호나우도라하여도 그에 대한 세계 구단들의 러브콜은 여전했다. 

 

 

국내선수의 해외 리그 적정 이적료가 책정되면 K리그 이적료 거품은 저절로 해결된다?

 

 해외 이적료로 인해 K리그의 이적료와 연봉 거품이 줄어든다는 의견 역시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국내 이적료는 ‘명백한 거품이다’ 혹은 ‘정상적인 수준이다’ 등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 거품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일 겁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거품을 빼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해외 이적이냐? 그것은 아닐 겁니다. 오히려 유명 선수들이 모두 해외로 이적하여 K리그에 쓸만한 인재가 극히 소수로 한정된다면 K리그에 잔류한 선수들의 몸값 거품을 더욱 부풀리는 심각한 부작용이 야기될 수 있음을 생각해봐야합니다. 이웃 나라 일본의 J리그 역시 한때 선수 이적료와 연봉의 거품이 매우 심해 J리그 자체가 무너질만한 큰 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준 것은 국내 선수의 해외 이적 장려가 아닌 국내 리그의 발전을 위하여 구단의 재정상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리그 전체 연봉을 줄이며 희생을 감수했기에 가능했던 겁니다. 그에 걸맞춰 구단에서는 이적료의 거품을 줄이는데 앞장 서고 부족한 구단 운영비는 마케팅을 강화해 위기를 타개한 것이죠. 


 

K리그 구단들은 유소년 육성은 하지 않는다?

 

 유소년 육성은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 주도로 K리그의 거의 모든 구단에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유소년 육성이라는 것 자체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으며 장기적인 노력을 요하는 사안이기에 최소 20~30년간의 긴 시간을 팬과 구단 모두 인내와 기다림으로 견뎌내야 합니다. 물론 현재 유망주가 국내 구단의 절대적인 숫자 부족으로 인해 국내에서 뛸 만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는 것은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을 비롯한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축구인들이 함께 고민하는 문제이며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K2, K3리그를 출범 시키고 업다운 제도를 정착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FC슛돌이와 창단 첫경기를 치르며 힘찬 날개짓을 시작한 경남 FC 유소년 축구단.

 

 

K리그 구단에서 주장하는 만년 적자는 이제 더 이상 핑계조차 되지 못한다?

 

 적자투성이인 구단이 여력이 없다는 주장이 지금까지 계속해서 적자투성이였기에 말이 안 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역시 동의할 수 없습니다. 수익모델 또한 하루아침에 창출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며 K리그 구단들 역시 이웃 J리그의 우라와 레즈, 니가타 알비렉스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마케팅적으로 성공한 세계 여러 리그의 구단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국내의 뛰어난 선수들을 모두 해외로 진출시키고 K리그는 신인의 등용문이 되어야한다?

 

 국내의 실력 있는 유명 선수들을 모두 해외로 보내고 국내리그는 신인 선수들을 발굴하는 장으로 키우자는 주장 역시 K리그의 희생만을 너무 강요하는 듯 합니다. 세계 어느 리그를 보더라도 신인들만으로 이루어진 리그는 없습니다. 또한 태국,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의 실력있는 선수들을 영입하여 아시아 축구 변방국에 K리그의 마케팅적 효과를 높이자는 주장 역시 너무 이상적일뿐더러 현실성 역시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 여러 유망 선수들의 프로필은 이미 K리그 감독들이 에이전트들을 통해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K리그에서 아시아 여러 국가의 선수들이 뛰지 않고 있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용병 보유한도가 3명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전력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용병을 브라질과 유럽 등의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제쳐두고 마케팅 효과가 과연 얼마나 될지 장담할 수 없음에도 불구한데 실력이 부족한 선수를 무턱대고 영입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설사 언론에서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여 우리나라 국민들의 관심이 K리그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유망주에 쏠린다하더라도 베트남 선수가 K리그에서 뛴다고 한들 베트남 국민들이 절대적으로 K리그에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을 겁니다. 베트남에서 K리그를 보는 시각은 K리그가 유럽 빅리그의 수준을 뛰어 넘지 않는 이상 유럽에 많이 뒤쳐진 자국 리그와 별다를 것 없는 아시아의 한 리그 정도로밖에는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K리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세요..!

 

 K리그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여야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나 그것이 K리그 출신 선수들의 해외 이적만으로 해결될 만큼의 단순한 문제는 아닐 겁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작은 나라 안에서 자국민들의 관심도 받지 못하며 수준도 그리 높지 않은 선수들끼리 경쟁하는 그들만의 의미 없는 리그정도로 비하하는 분들이 계신데... 제가 알기로는 잉글랜드도 그렇게 큰 나라는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단지 축구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곳일 뿐이며 한국도 언젠가는 그렇게 되기 위해 축구인들이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열악한 국내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한국 축구를위해 피땀흘리며 열심히 뛰는 K리그 구단 관계자들과 선수들은 한국축구팬들에게 그 누구보다도 가장 존경 받아야 할 우리 모두의 영웅입니다.  

 


K리그의 대표적인 서포터 수원 그랑블루의 응원모습.

 

 또한 K리그를 사랑하는 팬 또한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이며 실제로 각 구단의 수많은 서포터들이 매경기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죽어가는 아니, 이미 오래전에 죽어버렸는지도 모를 K리그를 살려야할 때입니다. 지금에 와서 재미없는 K리그 경기장을 직접 찾아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움직여보고자 진심 어린 마음으로 K리그의 발전을 기원하는 축구인들의 심정을 대변하기 위해 국내 축구 전문 잡지 베스트 일레븐에 쓰인 의미있는 문구를 인용하며 마무리 짓겠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 데는 마땅히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이 왕도다. 사이 과정을 어기면 결국은 표가 난다. ‘지금 와서 어쩔 수 없지 않느냐’라는 논리로 벌써 숱한 시간이 흘렀다. 더뎌도 가는 것이 낫다. 더디게 가는 것을 두려워하다가 숫제 길을 잃을 수도 있다.

 

 

 - 천배카페 K리그 담당 로스터 패쳐 최종영(99d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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