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이 800억 받는다."
그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로또..로또 하길래 뭔가 했더니 당첨금이 800억이라니...
헌데 그게 전전회에서부터 1등 당첨자가 없었던 까닭으로
이월이 되어 불어난 금액이라니 머리가 휘리릭 굴러간 것이다.
그니까 무임승차의 매력이었던 셈이다.
당장 사러 갔더니 사람들 정말 많더구먼..
앞줄에 아줌마들 왈...
"나 없어지면 당첨돼서 사라진줄 알라구..히히히"
뒤 줄에 아저씨 상기된 표정으로 자꾸 왈..왈..
"그 번호가 있쟎아요..주택복권.."
"아..숫자 순서는 상관이 없단 말이죠?"
막 들어온 츠녀 왈..
"아저씨..그 종이 어디서 나는 거여요?"
하루전날 저녁에 로또복권이 뭔지 알았으면서도
뻔뻔하고 유창하게 솰라솰라 갈켜주는 나..ㅋㅋㅋ
"..그니까여..이게 당첨될 확률이 굉장히 낮아여.."
수학적이고 해박한 나의 답변에 물어보는 이들마다 감동의 물결이
일렁이는걸 볼수 있다.
확률을 계산해 봤냐고..?
당연히 아니지..
복권 기입용지 OMR 카든가 뭔가의 뒷면에 확률이 써져서
읽어보고 쫑알쫑알 하는거지..머..ㅋㅋㅋ
그러는 나는 집에서 3.5 정거장이나 되는 거리를
차타고 왔다가 실패하고 걸어와서 복권 사는 중이다.
룰루랄라 집으로 오는길은 걸음이 가볍다.
당첨되면 어디다 쓸까나...?
"10분의 일은 불우이웃 돕기에 써야지.."
800억의 10%는 80억..
80억으로 재단법인을 세우고 불우이웃돕기 사업을 하면
그야말로 명망있는 훌륭한 인물이 되는 것 아닌가?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전형적인 귀감이 될 것이다.
그러고도 720억이나 쌓여있으니..
눈꼽만큼 생색내고도 세상에 그토록 크고 좋은 이름을 낸다는게
이토록 쉽고 허접한 일이었던가..?
720억으로 머하냐고..?
말이 720억이지..그게 어마어마한 돈이다.
한사람당 천만원만 선심쓴다해도 7200명에게 선심 쓸수 있고
한사람당 1억을 쓴다해도 720명이나 되지 않는가?
성깔이 못돼서 맘에 안들지만 그래도 가난한 어느 시인에게
아파트 한채 사주고..
근래 나를 열씸히 관리하는 눈치였던 거시기에게도 아파트 한채...
어차저차 알던 좋은 느낌을 지녔던 거시기에게도 무쏘 한대..ㅋㅋㅋ
----쩝...
----번호가 미끄러진 바람에 물건너 가뿟다.. -.-;;;;;;
그런저런 통박을 굴리며 집에 오는데..
집 앞에 로또 복권 파는 가게가 있네..구랴...쩝.. -.-;;;
왜 못 봤는지 몰러....-.-;;;;;
그리고 어제 추첨결과가 나와서 맞춰봤는데..
미끄러졌다. ㅜ.ㅜ;;;;;;;;;;
나는 그져 기대 부푼 꿈을 샀던 것이다.
헌데 신문을 보니 어떤 아줌마 칼럼리스트가 쫑알쫑알 해놨구먼..
복권으로 꿈을 산다는 그 말이 사행심을 감추기 위한 궁색한 변명거리로
그 아줌마 한테는 들리는 모양이다. -.-;;
허긴 맞긴 맞는 말이지..
아깝다면 아까운 돈이고..
나는
그 돈으로 그 동안 행복했으니
돈 아깝다고 쫑알대든가...말든가...신경쓰지 않기로 한다.
그 돈으로 그만한 꿈들을 살수 있다는 건
삭막한 삶에서 오아시스 같다.
자주 사야그써...
"나한테 이쁘게 잘 보여..무쏘 사 줄꿰..^^;;;; "
彼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