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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최대 박물관

이규동 |2007.02.17 08:58
조회 33 |추천 0

영국인들은 박물관에 대해 특별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동네 어딜가나 조그마한 박물관은 한가지씩 가지고 있다. 난파된 배를 가지고 넓어봐야 20평 정도 되는 박물관을 짓기도 한다. 그 이유인 즉, 그 조그마한 배조차도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딜 가고, 어떻게 수명을 다했는지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란다.

 

오늘,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나라 박물관에 대해서 물어보길래, 우리나라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 있다고 대답했다. 그 질문에 답하면서 용산에 있는 국립 중앙 박물관이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확신이 있었으면서도 혹시라도 한국을 미화시켜버린 건 아닌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의 '한국에 아시아 최대 박물관이 있다고?' 하며 깜짝 놀라하는 표정 때문에 '내가 진짜 거짓말한건가' 하는 불안감에 순간 휩싸이기도.

 

아무튼, 집에 와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국립 중앙 박물관은 아시아 최대 규모에 그 규모로서 세계 6대 박물관임이 확실했다. 최소한 거짓말 했던 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몇가지 느낀 점이 있다. 우선, 한국에 최대 규모 박물관이 있다는 데 대해 필요 이상으로 놀랐던 선생님과 반 사람들. 어찌보면 영국인들의 박물관에 대한 특별한 생각 때문에 한국에 그런 박물관이 있다니까 정말 놀랐을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 같이 조그마하고 개고기나 먹는 나라에 무슨 박물관이야'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깔려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인이라고 하면 북한이냐 남한이냐, 개고기 먹냐는 질문을 가장 먼저하는 인간들이 널린 이곳에서 그들의 놀라움의 반응을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건 굳이 내 탓만은 아니지 싶다.

 

두번째 느낌은 온갖 나라에서 약탈하고 사모은 유물들을 전시한 유럽의 크디 큰 박물관과는 달리, 우리나라 유물만을 모아서, 그것도 빼앗긴 유물이 더 많은 한국에서 아시아에서 가장 큰, 세계 6대 박물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내 스스로 놀랐고 감사했다. 대영박물관은 볼 것은 많았지만, 그 뒷맛이 씁쓸했던 반면에, 국립 중앙 박물관을 들렀을 때에는 나서는 발걸음이 가벼웠던 이유가 이제서야 풀리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나라만의 유물만으로..대규모의 박물관을 만들다. 말은 쉽게 하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들이 훨씬 더 많고, 땅덩어리도 좁은 나라에서 그런 일을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 싶다. 이 점에선 조상님들께 감사하고 자부심을 느껴본다.

 

마지막 느낌은 규모만 컸지, 잘 알려지지 않은 국립 중앙 박물관의 현실에 대한 아쉬움이다. 외국인 방문객 비중은 다른 나라 박물관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고, 심지어는 내국인 마저도 학생 단체 관람이 아닌 이상 박물관을 시간 내어 찾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영국하면 대영박물관을 떠올리는 사람은 있지만, 한국하면 국립 중앙 박물관을 떠올릴 사람이 있을까. 한국이라는 나라를 접했을 때, 한국 전쟁, 월드컵, 북한...을 떠올리는 사람이 훨씬 많은 현실을 볼 때,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를 가꾸어 알리는 데 너무 소홀한 것은 아닌가 싶다.

 

 

글과는 상관없지만, 마지막 문단을 쓰다보니 생각나는 게..

 

오늘이 16일이었다. 새로온 루마니아 아저씨 학생에게 내가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까, 툭 내뱉는 말이라는 게.

'오늘이 김정일 생일이라더라'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그게 나랑 뭔 상관이냐

 

고 할 수 없는 현실.....

그 말투와 눈빛은 분명 불쾌했지만,

한국인이오. 하는 사람에게 북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이해되지는 않지만 따지고 들 수는 없었다.

그들은 Korea 라고 하면 (특히나 요즘은) North Korea 를 먼저 떠올리니까....

그게 꼭 그들 잘못만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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