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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구말예찬(1)-이문 젠트리피케이션

여희수 |2007.02.20 10:49
조회 138 |추천 0

                       시민프로젝트, '아에이오우'의 흔적.

      
외대역에서 1분여 떨어진,

외대역과 나란히 놓인 이 길, 길목은 직선으로 놓여있지만

적당히 구불구불하고 마치 개미집 마냥 이리로, 저리로

작은 길목들이 놓여 있다.

 

얼마전,

푸른시민연대에서 '아에이오우'라는 프로젝트를 했는데,

마을 사람들이 직접 사진을 찍고,

할머니들, 할아버지들, 주변 중-고등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찍은 사진들을 확대해서 이 거리의 모든 벽면에

붙여 놓은 것이 화제가 되었다.

 

아직 떼지 않은 그 '아에이오우'의 흔적.

 


                                               골목길의 고양이.

 

한 길목에 슈퍼가 5~6개, 세탁소가 3~4개,

 

가게 밖에 수입식료품을 파는 부대찌게 집,

컴퓨터 수리점이 2곳,

 

손님이 끊긴지 오래된 이발소,

 

임대를 내놓은지 6개월에 다되가는 삼겹살집,

철물점만 3개,

 

 

이 모두가 생계형 자영업 뿐인,

그리고 이런 가게들이 골목을 끼고

저마다 늘어서있어 때론 교통 지옥이 연출되는 곳.

 

어찌보면, 개발되고 발전되어야할 '필요'가 있는,

초라하고 각박해보이는 일상의 삶들.

 

그에 따른 충족을 위함일까,

이곳 또한 '뉴타운'으로 선정되어 이미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곳 '독구말'은 '제9구역'으로도 불린다.


                               이문 뉴타운, '제9구역'

 

이곳 재개발을 맡게 된 현대산업개발의 새해 인사가 걸려있다.

재개발의 손길이 이곳에도 응당 다가올 것임을

암시하는 복선들?

 

 

'이문 젠트리피케이션'

 

이곳이 살기 좋아질 것이다.

더 쾌적하고, 더 이상 도둑 고양이 따위는 얼씬 거리지 않을 것이고,

더 많은 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그들의 편의시설을 위해 길이 더 생기고

교육과 환경여건이 개선되고

 

조경이 놓여지며,

치안과 질서가 유지되고,

운이 좋으면 개발이 주변부로 이어져

이곳도 '살기 좋은 동네' 란 말이 붙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곳에 집을 가진 이들이나,

새롭게 구입하거나 이곳에 투자한 이들은

꽤나 좋은 투자 회수율을 기록하게 될 것이다.

 


           재개발의 위용이 작은 골목길 사이로 보인다.

 

단순히 투자자들 덕분에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생계의 연장을 위해 일하는 육체노동자나

영세상인들이나, 생계형 자영업자들이나

등등 그다지 도움이 될 법한 사람들이 아닌 삶들을

정리하고 공동체를 '잘 사는 곳'으로 만들기 위한

서울시 관료들의 '친서민 정책'들과

 

재개발이 될 법한 곳엔 여지없이 벌떼같이

모여드는 부동산 업자들과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행동에 옮길 줄 아는 투기세력들의 합작품일 것이다.

 

비단 이문동의 일만은 아니다.

도시의 젠트리피케이션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우리의 前 시장은 도시의 한가운데를 통과하는

우리의 옛 빨래터를 재현하기 위해

수많은 빈곤층과 영세상인들을 몰아낸 적이 있다.

 

인구학자인 크리스토프 기이위와 크리스토프 노에는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빈민주택의 고급주택화', 즉

젠트리피케이션의 5단계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단계: 노동자들이 감소하고 사무직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그리고 예술가, 대학생들이 들어온다. 주기적인 변화가

이뤄진다.

2단계: 도시의 수준이 높아진다. 화랑, 공연장 같은 문화공간이

발달한다.

3단계: 간부층 사람들이 들어오며 임금 노동자들의 수가 줄어든다.

4단계: 간부층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서민층이 대폭감소하며, 빈민층이 사라진다.

5단계: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계획대로,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고 도시정비가 진행된다.

 

차 없는 거리, 정원, 자전거 전용도로 등이 추진된다."

- LE MONDE diplomatique Vol. 005 중에서, -

 

인간과 도시를 고찰한다는

도시 사회학적 관점에서,

위와같은 젠트리피케이션이 지금의 도시와 인간을

고려한 것이라면, 지배계급을 언급하기 전에,

 

빈곤층과 영세상인, 영세자영업자들, 육체 노동자들은

아무래도 이문동을 떠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받아줄 곳이 점점 적어지는 이곳, 서울은

아마도 그들이 장기적으로는 오래 머무를 수 없는 곳이

될 지도 모른다.

 

도시의 생태는 지금 이렇다.

빈곤층, 기존의 중산층을 조금 밀어내고,

부유층과 지배계급들, 그리고 그들 곁에 머물러야할

서비스 업, 문화-예술적 공간, 전문가집단, 변호사, 검사들

을 적극 유치하는 '마케팅 공간'이다.

 

도시는 서민들에게 요구한다.

교육, 직업 등 모든 삶의 영역에 경쟁과 차별,

그리고 그에 따른 정당한 격차가 존재함을 인정하라고.

 

있는 사람들은 없는 사람들을 관심에 두지 않으며,

그저 원래 무능력하고 게으른 사람, 집단으로 치부하며,

 

이들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그룹으로서는,

민주주의적 참여마저 소외받는다.

왜냐하면 그들의 참여는 간혹, 혹은 자주,

"투쟁이 길이다."라는 슬로건처럼 격렬하기 떄문에

지배그룹으로서는 '대화할 가치도 없는', 정도로 생각하는

편견이 생기기 때문이다.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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