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러 만난다면,
-Episode-
오늘은 우연찮게도 작은 포장마차에서 옛 사람의 가족중 한명을 만나게 되었다.
난 정말 반갑게 인사했고 상대방 역시도 반갑게 맞아줬다.
그리고 오고갔던 무미건조한 인사. 대화는 그게 끝이었다.
그저 지극히 평범한 인사치레, 당연했고 서로가 깔끔한 대응이었다.
그게 끝이었으면 참 좋았을것을....
옆테이블의 그 사람은, 다분히 나를 의식한 톤의 목소리로
-물론 아닐수 있지만...아니 아니길 바라지만...-
옛사람의 현재 근황을 자신의 친구에게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 사람의 친구가 모를리 없는 그 근황들은 정확하게 내 귀로만 흘러들어왔다.
다이어트 중이란 소소한 일상부터 애인이 있다는 민감한 얘기, 결혼을 할수도 있다는 얘기들...
난 내가 먼저 옛사람의 안부를 그 사람에게 묻지 않은것을 그때서야 후회했다.
아무렇지 않게 안부를 묻고 했으면 이렇게까지 나에게 유치하게 굴지 않았을 그 사람때문에...
그 유치함속엔 왠지 모르게 '내가 밉다' 는 뜻이 뭔가 모르게 깔려있는듯 했다.
물론 둘의 이별을 안타까워했던 그사람이 내가 미울수 있겠지만....
참 좋은 아이라 생각했고, 마음속 소소한 추억도 간직하고 있는 나인데,
왜 그 마음 속 추억까지도 굳이 되바라게 만드는지,
속상했고 그 태도자체가 의도적이었기에 조금은 화도 났다.
난 진심을 담아 축하와 축복을 바래줄수 있었는데...
굳이 이런 유치함을 보일필요가 없었는데....
그저 순수한 아쉬움이 남는,
-Think-
사랑을 함에 이별은 부득이하게 다가오기 마련,
그리고 이미 많은 이들이 그런 필연적 이별을 알고, 겪었으며,
또 그 이별에 대처를 하는 방법은 개 개인마다 조금은 차이가 있기 마련일 것이다.
시간이 흘러 길거리나 카페에서 옛사랑을 다시 보았을때의 대처법 역시도 다들 차이가 있겠지만
흔히들 단순한 인사치례 한번 하지 못하고 서둘러 자리를 피하거나
태연하게 못본척 넘어가는, 그런 경우들이 대부분일 것이라 여겨지는 바,
물론 웃으며 서로를 맞이하는 사람도 있을것이고,
그 만남을 계기로 다시 사랑을 키워가는 사람도,
또 그 계기로 서로가 친구가 되어 둘의 인연을 연장하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말이다.
무얼까.
재회, 그 말 못할 어색함.
그건 아직 사랑함일까 ,이별을 한 원망과 미움일까,단순한 민망함,아니면 그저 상관없다는 무관심일까...
그 미묘,복잡,혼란,짜증,어쩌면 설렘...
그건 어쩌면 말로 표현 못할 친숙함이 아니었을까.
누구의 잘못으로 헤어졌건,어떤일이 있었건,
한때나마 서로만을 세상에서 제일 사랑했던 인연들이었음에
서로의 일거수 일투족이 사랑의 소재 였음에,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있는 그 당시의 친숙함을,
이젠 이별이었기에,
그 벅찬 친숙함을 조절하여 마주하여야 한다는 어려움이 서로를 어색하게 함이 아닐까.
누구보다 사랑했지만 이젠 그 수위를 맞춰야 하는 현실이 싫어 그저 외면 하진 않았을까.
속상한건,
앞으로도 이래야 맞는건지....
한때의 그 뜨거운 열정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웃으며 그들의 앞길에 축복을 빌어주고 싶은데....
이젠 서로의 뜻을 물어볼수 없는 사이임에
그저 뒤돌아 쓴웃음을 지며 축복을 빌어줄수 밖에 없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