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말: 은혜, 존경
부귀와 영화를 상징하는 모란꽃은 다른 꽃처럼 요염한 향기를 갖지 못한 꽃입니다.
이 꽃에는 신라 선덕여왕의 예지가 담겨져 전합니다. 신라가 당과 친교 할 때 왕은 당나라에 귀한 물건들을 선물하곤 하였습니다. 당나라에서도 여기에 보답하는 뜻으로 비단과 꽃, 그림 등을 보내왔습니다.
선덕여왕이 공주로 있을 때, 당나라에서 꽃씨를 보내왔는데 그 꽃씨를 설명하는 꽃그림도 같이 보내왔습니다. 꽃 그림을 본 공주는 "꽃은 아름다운데 향기가 없겠구나." 하고 말했습니다. 부왕이 하도 신기해서 어떻게 아느냐고 묻자. "꽃 그림에 나비와 벌이 없지 않습니까?" 하고 대답하는 게 아닌가?
훗날, 꽃씨가 자라 꽃이 피었는데, 과연 향기가 없는 모란꽃이었답니다.
꽃의 왕 모란에도 향기가 있습니다.
- 국정넷포터 김영숙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일컬음은 ‘화중왕(花中王:준말 花王)’으로 불리는 모란이 피는 철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기품 있는 자주색 모란의 탐스러운 개화(開花)는 5월의 정취를 한층 풍성하게 해줍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 나는 아즉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테요 /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 나는 비로소 봄을 여흰 서름에 잠길테요 / ............. / 모란이 지고말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 삼백 예순 날 한양 섭섭해 우옵내다 / 모란이 피기까지는 / 나는 아즉 기둘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항일시인 김영랑(金永郞)은 모란이 피어야만 진정한 봄이라고 여길 만큼 모란을 사랑했고 모란이 지면 한 해가 다 지나가 버렸다고 슬퍼했습니다.
벌써 5월도 중순을 넘어서면서 모란이 다 지고 말았습니다. 아침마다 덕수궁 돌담길을 지나면서 활짝 웃는 모란꽃들을 만날 수 있어 기뻤는데 이제 앞으로 ‘삼백 예순 날’을 기다려야만 다시 모란꽃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시인이 그랬던 것처럼 ‘한양 섭섭합니다’.
흔히들 모란꽃에는 향기가 없다고 말합니다.
“꽃은 아름다우나 나비가 그려져 있지 않으니 분명 향기가 없을 것이다.” 삼국사기에는 공주 시절의 신라 선덕여왕과 모란꽃 그림에 얽힌 일화가 실려 있습니다. 이 얘기를 기억하는 이들이 특히 모란은 향기가 없는 꽃이라고 오해하는 것 같습니다.
모란꽃은 향기가 있습니다. 혹한의 겨울을 보낸 때일수록 모란은 좀 더 짙은 향기를 냅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은은한 향기입니다. 요즘에는 꾸준한 품종 개량을 통해서 향기 나는 모란이 많이 선보였습니다.
모란은 꽃말이 그렇듯 ‘부귀(富貴)’를 나타내는 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옛 어른들은 모란을 귀히 여겼습니다. 시집가던 고모의 혼수 속에 든 원앙금침 베갯머리에 탐스런 모란꽃 무늬가 수놓아져 있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런가하면 우리의 국보 고려청자에도 모란꽃 문양이 장식되어 있음을 봅니다. 국보98호 ‘청자상감모란문항(靑瓷象嵌牡丹文缸)’엔 모란꽃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꽃은 흰색으로, 잎은 검은 색으로 상감되어 있지요. 자주색 외에 하얀 모란이 실제로 있음을 그 후에 알았습니다.
선조들이 ‘꽃 중의 왕’으로 치며 좋아하던 모란꽃. 이 아름다운 계절에 모란꽃같은 탐스런 미소가 우리 모두의 얼굴에 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