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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의 거미줄

송재훈 |2007.03.03 23:07
조회 50 |추천 1


어릴적 샬롯의 거미줄이란 동화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내가 부모님께 칭찬을 받을수 있는 유일한 길은 책을 읽는 것이었기에,

어릴적 나의 독서량은 장난이 아니었다.

 

어린시절 읽었던 샬롯의 거미줄은 우정에 관한 이야기였다.

거미와 꼬마 돼지의 우정이 참 따듯했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어 다시 보게 되는 샬롯의 거미줄은 뭔가가 다르다.

 

아니, 예전엔 너무 어려서 볼수 없었던 것들을,

이제는 볼수 있다는 것이 맞는 것일까?

 

샬롯의 거미줄은 친구와 우정에 관한 이야기가 맞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이 들어있었다.

예전엔 미처 몰랐지만...

 

그리고, 이것을 아이들의 영화라 말하는 이들에게 묻는다.

아이가 나오고, 꼬마 돼지가 나온다고 해서,

아이들의 영화라 단정지을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가.

아이들에게 이 영화는 어렵다.

 

이른 봄 펌의 농장에 꼬마돼지 11마리가 태어난다.

돼지의 젖은 모두 10개이고,

펌의 아버지는 가장 작은 돼지를 도살하려한다.

펌은 "작게 태어난것이 죄인가요? 그럼 나도 작다고 죽일건가요?"

라고 아빠에게 대들지만, 모두가 짐작을 했어야 한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이처럼 강력하게 삶과 죽음에 대한 숙제를 던진다.

열개의 젖뿐인 돼지가 낳은 열한마리의 새끼.

이 한마리를 살리기 위해 남겨두면, 서로 젖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게 되고,

결국엔 11마리 모두 성장에 문제가 생기게 되기에,

가장 적은 한마리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

이 얼마나 비정한 삶의 원칙이란 말인가.

 

하지만, 이 불운한 꼬마돼지 월버는

태어나 처음 사귀게 되는 친구 펌에 의해 목숨은 연장한다.

그리고 펌은 월버에게 이렇게 말한다.

절대로 널 죽게하는일은 없을거야. 내가 약속할께.

 

하지만, 돼지의 발육속도는 다른 동물에 비해 빠르기만 하고,

봄에 태어난 돼지는 그해 겨울의 눈을 보지 못한채 도살당해,

소세지가 되든 베이컨이 되는 해야 하는것이 원칙이었다.

 

새로운 목장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지만,

그런 월버의 운명을 바꿀수 있을것 같지는 않았다.

그가 기품있는 거미 샬롯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리고, 그들에게 우정과 믿음이 만들어내는,

기적이 일어난다.

 

대단한 돼지.

훌륭한 돼지.

찬란한 돼지.

그리고... 겸손한 돼지.

 

샬롯은 꼬마돼지 월버를 위해 우리의 기둥에 인간의 말을 거미줄로 적고,

아무도 모르고 있었던 월버의 존재를 인간들에게 알린다.

처음 징그럽기만 한 거미를 친구로 인정해준 돼지를 위해,

그로인해 모두가 친구가 될 수 있었던 샬롯이.

자신의 마지막 삶의 기운을 다해 보여준,

우정과 사랑이었다.

 

이 복받은 돼지는 그렇게 최초로 겨울의 눈을 보는 봄에 태어난 돼지가 된다.

그리고 이듬해 봄.

샬롯이 남긴 500여 마리의 새끼거미들이 태어나고,

다시 월버에게 남은 세마리의 거미들.

그리고 그들은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한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언젠가 자신의 생명을 다하는 날을 맞이 하게 되어 있다.

그 순간을 맞기 까지,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는 친구를 만난다는것은,

죽음마져 행복하게 할 만큼 의미있는 일이다.

징그러운 거미를 친구로 알아봐준 월버.

평범하기만 한 월버의 모습에서,

대단한, 훌륭한, 찬란한, 그러면서도 자신이 그렇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겸손한 모습을 발견했던 친구 샬롯이 있었기에,

그들의 이야기는 참으로 따듯하고, 아름답기만 했던 것이다.

 

하지만, 죽음은 또다른 생명의 시작을 의미하고,

처음 세상에 태어나 월버가 샬롯을 만났듯,

이제는 샬롯의 어린 세 생명들은 조금은 자란 월버와 만나고...

그리고, 그들의 우정은 그 생이 다할때까지 계속 되게 된다는...

메세지를 전해 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이야기는,

삶과 죽음, 그리고 그 과정에 존재하는 친구라는 존재가,

서로 유기적으로 설명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아이들을 위한 영화라 단정지을수 있단 말인가.

 

인간들은 금새 열광하고 금새 잊어버린다는 식의,

그들의 대화를 과연 아이들이 이해할수 있을까.

 

 

아... 필자의 아주 오랜 숙원이 있다면, 줄리아 로버츠를 만나는 것이다.

그녀는 내 평생의 연인이며, 이성을 바라보는 기준이 되어왔다.

귀여운 여인을 고등학교때 처음 봤는데,

그 뒤로 몇번을 봤는지 기억도 안난다.

붉은 옷을 입은 여자만 보면 환장하는 것도,

여자를 찾는 기준이 이상하기만 한 것도,

모두 줄리아로버츠 때문 아니겠는가.

그러기에 난 늘 귀여운여인에 나오는 

리차드기어 같은 인품의 사람이 되어야 했고,

그것은 살면서 오랜 숙제 같은 거였었다.

생긴건 어찌 할수 없다 하더라도,

그 만큼의 여유로움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녀가 바로 징그러운 샬롯의 목소리를 더빙한 주인공이다.

이제는 그녀가 아무리 거미 모습을 하고 있어도,

목소리만으로 단번에 그녀임을 느낄수 있다.

실제로 연기하는 그녀의 모습을 볼수 없다는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마치 그녀인듯 느껴진다.

 

다코타패닝.

이를 어찌 하면 좋단 말인가.

이 꼬마아이의 귀여움은 도대체 어디가 끝이란 말인가.

최근들어 너무나 파격적인 연기변신을 보여줘서,

도대체 부모가 미친게 아닌가 싶기도 했었는데,

오랜만에 다시보는 귀여운 다코타패닝은 너무나 반갑다.

 

이건 뭐 다들 알려진 이야기니까...

하지만, 이 영화의 더빙에 참여한 배우들은 생각 외로 놀랍다.

거위 거시는 오프라윈프리의 목소리다.

아이크는 로버트 레드포드, 템플턴은 스티브 부세미,

빗시는 미져리의 케시베이츠가 더빙했다.

정말 호화캐스팅 아닌가? ^^

 

 

아이들에게 영화를 보라고 틀어주고,

방에 들어가버리지 말아라.

이 영화는 아이들과 함께 봤으면 한다.

아이들이 거미와 돼지의 눈물겨운 우정에 흠뻑 빠져있을때,

삶과 죽음, 그리고 인생에 대한 관조를 가볍게 들려 주자.

삶에 대한 진지함은 빨리 알면 알수록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이다.

물론 너무 진지하게는 말아라.

알아 들을리도 없을 뿐더러, 울어버릴지도 모른다.

 

친구와 함께 보는것을 추천한다.

연인들은 안될건없지만, 딱히 추천할 건덕지도 없다.

혹시라도 신혼부부들이 함께 관람하고

다코타패닝같은 딸이나 낳자며 의기투합한다면 또 모를까...

 

 

"I never break promise" 

샬롯이 월버에게 건넨 말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 약속을 위해 자신과 새끼들의 생명을 건다.

우정을 말한다는 것. 약속을 지킨다는건 그런거다.

가끔은 내 전부를 걸어야 할 때도 있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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