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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UXISM의 세계로

황종식 |2007.03.13 00:14
조회 19 |추천 0

94년 3월 31일.

우리는 이날을 잊을수 없다. 두번째 앨범의 타이틀곡인 '우리는'이 난생처음 가요순위1위를 차지할 것이다. 우리는 또 해냈다.

당시 수없이 쏟아져 나온 댄스 가수들 때문에 1집까지는 다른 댄스 가수와 비슷한 부류로 평가되는 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 누구도 그런 말을 할 수도 없었고,하는 사람도 없었다.

흑인음악의 진수를 이어가는 듀스만의 음악 세계를 2집으로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더욱더 기뻤던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을 대중이 이해하고 사랑해 주는 것이었다. 2집이 성공하면서 비로소 우리는 스스로 반짝 가수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나는 2집 앨범을 준비 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대중을 의식한 음악을 할 것인가, 아니면 정통흑인 음악을 할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주위에서는 1집에서의 성공을 다시 이어가기 위해서는 큰 변화없이 보통 사람들의 귀에 익은 음악을 해야지 새롭게 변화를 꾀하다가는 실패하기 쉬울 것이라고 우려를 했다. 타이틀 곡 선정때도 주변 사람은 물론 친한 가수들조차도 '우리는'으로는 실패할 것이니 다른 곡으로 하라고 충고를 했다.

그러나 나는 '우리는'을 타이틀 곡으로 하는것은 물론 2집 앨범 전체를 듀스가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을 다 보여주는 쪽으로 결정했다.

분명 음악적으로도 대중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고 스스로 확신 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 판단은 옳았고 오히려 2집을 계기로 주변 사람들에게 듀스의 음악성을 인정 받게 되었다. 또 내가 대중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추구하는지 알고 있다는 자신감도,내가 옳다고 여기면 자신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는 소신도 이때 생겼다.


1집이후 듀스가 보여준 격렬한 고난도의 춤때문에 댄스팀이라고 불려 지기도 했고 흔히들 댄스와 음악성과는 별개의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2집 앨범을 통해 확실하게 듀스만의 음악성을 인정 받았다.

2집앨범은 크게 세련미,구체성,정통성 세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번째,스크래치 사운드의 사용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음악적 기법을 세련되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2집을 전체적으로 주의 깊게 들어보면 '소리의 재창조'를 여러면에서 느낄수 있다. 보통 가수들의 사용하는 악기 연주보다 두세배 더많게 한음에 악기의 소리를 녹음시켜 새로운 소리 찾기에 부심했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우리는'의 경우 소절마다 테마가 변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고 악기 편성을 보다 과격하게 했다. 주의 깊게 들어보면 재미있는 소리가 합쳐져 있음을 알 수 있을것이다.

'우리는'을 들어보면 특이한 늑대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이는 단적으로 듀스를 상징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린 귀공자나 어린왕자같은 이미지를 싫어했다. 솔직함, 개척정신, 독특함, 젊은 패기의 이미지로 팬들에게 비춰지길 원했다. 그래서 음악도 예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항상 도전하는 젊은 음악을 하고 싶은 욕심에 상징적으로 늑대울음소리를 넣어본것이었다.

2집의 두번째 특징은 구체화라 할 수 있다.

힙합, 리듬앤블루스 등 다양하지만 크게는 흑인 음악이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서 한걸음더 정통 흑인 사운드에 접근 하려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2집을 듀스가 추구하는 음악적 스타일을 분명히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리듬앤블루스,힙합,햅,아카펠라,재즈에 이르기까지 현재와 과거의 리듬을 조화시키려 노력했다. 인트로, 정통 복고풍의 펑크리듬의 랩,미들템포의 소개등이 바로 그것이다.

기본적으로는 흑인음악에 뿌리를 두고 랩을 편곡해 레게에 힙합을 합쳐 보기도하고 60년대 펑크스타일의 반주를 써보기도 했다.

세번째 특징은 정통성이다.

악기의 사용,곡의 형식,편곡 등 전체적인 제작과정에서 흑인음악의 정통성이 묻어나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큰 맥을 한국적인 멜로디에 두어 힙합과 자마이칸 랩을 리듬앤블루스적인 분위기로 편곡했다.

2집이 인기를 모아갈 즈음 우리는 또하나의 장애물을 만났다. 사회적으로 왜색문화에 대한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매스컴에서 복장,헤어 스탕일등 여러 가지를 제한 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복장과 스타일을 두고 왜색 문화라고 말하는 것 자체를 인정할 수 없었다. 미국의 힙합문화라고 한다면 어느정도 인정할수 있겠지만 우리가 일본애들의 문화를 따라간다는 말은 어불성설이었다. 오히려 우리가 일본 애들보다 앞서가고 그들에게 영향을 준다면 몰라도, 그예로 이 시기부터 오히려 일본에서 듀스의 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들 수 있지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우리를 왜색문화라고 하는점을 이해할 수 있는 구석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일본에서 힙합 문화를 추구 하는 젊은 음악인들도 그뿌리를 흑인의 힙합 문화에 두고 있다보니 결과적으로 우리와 비슷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나의 패션을 두고도 왜색문화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헤어스타일을 두고하는 말일텐데 사실 나의 헤어스타일은 고구려 무사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고구려 무사의 모습이 그려진 무덤의 벽화를 보면서 나의 헤어스타일을 보다 강하게 표현한 것이었는데 그 모습이 왜색이라니. 미국에 있는 친구들은 동양적인 느낌이 난다고 평했는데 왜 이것이 일본풍이란 말인가.오히려 가장 한국적인 냄새가 나는 스타일을 두고 그것을 일본풍으로 몰아치는 사람들의 속내를 알 수 없다.

어쨌거나 왜색 문화에 대한 오해를 받으면서 우리의 활동은 일시적으로 위축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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