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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도 결국은 의견이 다르고 이념이 다른 사람들을

김영경 |2007.03.13 09:32
조회 15 |추천 0
 

오늘날도 결국은 의견이 다르고 이념이 다른 사람들을 얼마나 끌어안을 수 있느냐에 따라 길이 열릴 것이다. 그러자면 먼저 다른 “생각의 길”을 가야 한다. 나와 다르다는 것은 나와 적대적일 수도 있지만 내가 못 가진 다른 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일몰을 기다리는 동안 어느새 먹장구름이 몰려오더니 느닷없이 눈을 뿌린다. 난분분, 흩날리는 눈. 탁트인 시야가 일시에 좁아지고 매서운 바람까지 몰아친다. 눈을 피해 들어선 법당 안에는 소원성취라고 써 놓은 촛불들만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법당에 앉아 그 불빛을 보노라니 어떤 소망이든 참으로 뜨거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망을 빌자면 저 초처럼 자기를 태울 만큼 뜨거워야 하리라. 허나 어찌 자신만을 위해 비는 소망을 참답다 할 것인가. 더욱이 조국 해방을 위해 천일기도를 올렸던 이 도량에서. 참답다면 아마도 저 촛불들처럼 스스로 태워 세상을 밝힐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얼마나 앉아 있었을까. 금세 날이 어두워지고 물이 차 오른다는 소리가 들린다.

밀물이 되자 간월암은 있는 길도 지우고 혼자가 된다. 깊고 고요한 섬이 되는 것이다. 우리도 한번쯤 저 섬처럼 혼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더 크고 깊은 세상과 만나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선.


『민족 21』 2월호 [큰세상을 만나려면 홀로 섬이 될 줄 알아야] 유병문 기자 기사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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