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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상준 |2007.03.13 15:11
조회 120 |추천 3

  초등학교를 다닐 적에 TV나 책을 보며 간접적으로 경험했던 ‘죽음’의 무서움 앞에 종종 나는 침대에 몸을 숨겨 크게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 울음은 단지 작품 속 누군가의 죽음에 슬퍼 울었던 것이 아닌 ‘사람은 왜 죽어야 하는가?’, ‘나도 언제가는 죽는 것일까?’, ‘내 주위의 부모님, 친구들도 내 곁을 떠나 가겠지?’와 같은 보다 심층적인 것이었다. 그때는 ‘죽음’이 제일 무섭고 두려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 ‘죽음’에 무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직접적으로 경험했던 할아버지와의 이별은 사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내가 너무 차가워진 것에 대해 가족, 할아버지께 죄송했을 정도로. 그때 나를 아프게 했던 것은 할아버지의 죽음이 아닌 장지에서 아버지의 울음이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아직도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나온다. 그러나 그것이 죽음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현재를 살아가는 오늘의 나. 가벼운 농을 주고 받으며 하루하루를 큰 탈없이 보내고 있다. 죽음? 나에겐 멀리 떨어져있다고 생각하며 잘 떠오르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인간에게 뗄레야뗄 수 없는 본질적 물음,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 따위가 없어져 버렸다. 죽음을 대할 때면 어떤 삶을 살아야겠다는 물음조차 상실해 버리고 말았다. 아무 생각이 없다. 단지 시시껄렁한 농만 주고 받을 뿐 단지 기계적으로 전공 서적을 읽고 토익 공부를 할 뿐이다. 가면 갈수록 ‘인간다움’을 잃고 있다.


  병원! 생(生)과 사(死)과 교차되는 긴박한 분위기 속의 이곳. 병원. 시골의사는 자신과 환자가 서로 교감하고 이별하는 이 공간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이야기를 그려 낸다.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가장 인간적인, 인간 본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질문을 던진다. “하나 밖에 주어지지 않은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삶에 치열한 고뇌와 열정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느냐”고. 그래서 이 책은 소중하다. 죽음을 통해 삶을 들여다 볼 기회를 제공해준 데에. 성찰의 시간을 갖고 내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줘서 이 책은 소중하다.

 

2006.12.16 예순아홉, 일흔번째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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