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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의 역사. 그리고 의의

김간중 |2007.04.01 02:09
조회 167 |추천 3

 

  다음 글은 예전에 종종 들렀던 다음넷의 한 카페에 실린, 개고기와 문화 상대주의에 대한 글로 매우 잘 정리된 글입니다. 찬찬히 일독하시면 여러 모로 도움이 될 글이라 믿습니다. :)

 

 

출처: 다음 카페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http://cafe.daum.net/bigmemories

글쓴이:술먹는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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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의 개고기의 역사. 그리고 의의

 

 

 

이 글은 장징(張競)이 쓴 '공자의 식탁'이라는 책에서 유심히 봐두었던 점을 바탕으로 나름데로의 의견을 덧붙여 보았습니다. 비판받을 점이 있다면 날카로운 지적을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P{margin-top:2px;margin-bottom:2px;}

 

 

1. 종묘에 개고기를 올리다.

 

기원전 4500년전의 앙사오(仰韶)문화(황하 중류의 신석기 문명)의 유적지에서는 돼지,산양등과 더불어 개의 뼈가 발견된 적이 있었으니 중국의 개 식용은 기원전 45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하지만 문자와 기록이 생겨나면서 이러한 개고기 식용의 습속은 기록되었을뿐더러, 천자의 제례에까지 규정되었으니, '예기(禮記)' 월령(月令)편에 이르기를,

 

' 천자는...(중략).....백옥을 착용하고, 개고기에 삼의 씨앗과 함께 시식한다(食麻輿犬). 그 그릇은 지극히 깨끗하고 깊은 것을 이용하여야한다...(이하 하략)'

 

허나, 천자만이 제사음식으로 개고기를 먹었던 것은 아니다. '국어(國語)'의 초어(楚語 上)에서는 '선비는 제사를 지낼때 개고기와 소를 바치고..'라고 언급하고 있으며, 월어(越語)에서는 '월왕 구천은 사내아이를 출산하는 여자에게 쌀과 소금, 그리고 개를 선물로 주어 장정의 증가를 꾀했다.'라고 언급하고 있을 정도이다.

 

사실 우리가 보통 높으신 분들에게 무엇인가를 올릴때는 '헌(獻)'이라는 한자어가 들어간 단어를 주로 이용한다. 그런데 이 '헌'이라는 글자는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개(犬)를 바치는 것이다.'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이러한 제반사항에서 볼때 고대중국에서의 개고기 식용은 일반적이었을 뿐만이 아니라, 상당히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2. 개고기의 비참한 몰락.

 

한(漢) 왕조가 멸망하고, 남북조시대에 들어서면, 여러 기록에서 '개고기를 먹으면 염라대왕이 부른다.', '약에 쓰려고 먹은 개가 오히려 병의 악화를 가져왔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나아가서  당(唐) 중기에 나오는 유양잡조라는 책에서는 '그는 성격이 잔인하였다. 그것은 그는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으며 다녔으며..(하략)...'등의 이야기를 언급함으로서 '개를 먹는것'을 '잔인한 성품'의 근거처럼 이야기하기까지한다.

 

한편 음식문화의 르네상스 시기라 불리는 송(宋)시기에 들어와 수많은 요리책들이 출판되지만, '본심제소식보', '중궤록','산가청공'등의 요리책 어디에도 개고기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수가 없다. 단지 '선부록'이라는 요리책 한권만이 팔진(八珍)이라는 개의 간으로 만든 요리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것도 '고대의 관습을 재현해 본 것(팔진이라는 요리는 역시 '예기'에서 나오는 것이다.)'이라고 규정지어 이야기하고 있다.

 

원(元)대에 들어서면 요리책들에서는 낙타,오소리,당나귀,토끼등의 다양한 재료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역시 개에 대한 언급은 없다.역시 명(明)대에서 출판되는 요리책들 어디에도 개고기 요리에 대해서는 언급을 할애하고 있지 않다. 단지 광동을 방문했던 선교사인 가스팔 다 쿨스는 개고기에 대해서 언급하기를,

 

'광둥의 먹을거리 골목에서는 개고기를 팔고 있다...(중략)...그러나 개는 비천한 자들이 먹는 음식이다.'

 

즉 비중국인인 그의 언급에서나 개고기 식용에 대해 언급되었다는 것은, 중국인들이 개를 먹는 것을 언급하지 않으려 했거나, 적어도 비천한 음식으로 여겼다는 점을 보여주는데, 후일 청대의 고증학자 하증전(何曾專)은 이러한 풍습을 증명해주기라도 하듯 이야기하기를

 

'전국을 통틀어 개고기를 지양(地羊)이라 부르며 먹는 곳은 광둥뿐이다...(중략)....그외의 다른 곳에서는 어느곳에서도 개를 먹지 않는다. 옛 경전에서도 개고기를 먹는 것은 예법에 어긋나지 않는데, 왜 지금의 사람들은 개고기를 먹지 않으며 기피하는가?'
 
결국 육조시대를 전후로해서 중국에서의 개고기의 위치는 '천자의 제례상'에서 '거지들의 음식'으로 전락해버린 것이었다. 왜 그랬을까?

 

 

3. 개고기는 왜 기피되었을까? 그리고 평가.

 

개고기 식용이 왜 남북조시대에 와서야 기피되었냐는 의문에 몇몇 학자들은 개가 애완용으로 길러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식용으로서의 개고기를 기피하게 되었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확실히 남북조시대를 전후해서 개를 애완으로 아끼기 시작한 것처럼 보이는 기록이 등장하기는 한다.

 

'삼국지(三國志) 손호전(孫皓傳)'에서는 손호가 개를 매우 아껴서 부하들이 훌륭한 개를 찾으러 전국을 돌아다녔고, 개를 하도 아껴서 개를 묶는 줄이 1만전(錢)에 이르렀다는 기록도 보이며

 

'북사(北史)'에서 북제(北齊)의 남양왕 고작(高綽)은 자신의 애완견을 위해 갓난아기를 어미로부터 빼앗아, 개에게 먹이로 던져주기까지 하였으며, 동시대의 황제이던 고위(高緯)역시 자신의 개를 군군(郡君)의 예로 대하였다고 전하고 있으니 얼핏 보기에는 개가 애완용으로 끔찍히 아낌을 받은 것처럼 보여진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이러한 사서에서의 기록은 대부분 부정적인 견지에서 쓰여진 것이며, 이러한 개를 아끼는 모습은 그 주인(손호,북제의 고씨일족)을 폄하하기 위해 쓰여진 것이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간은 필요하다면 애완용으로 기르던 동물 역시 잡아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주장의 설득력은 다소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그러한 점에서 다른 부분에서 개고기 기피의 원인을 찾는 것이 보다 타당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남북조시대라는 시대의 특성에서 그것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유목민족인 선비족의 무덤을 보면 식량으로 부장한 양,소,말의 뼈 심지어는 돼지의 것까지 발견되어도, 개의 뼈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또한 '수서(隨書)' 돌궐전에서는 돌궐인들은 늑대를 토템으로 삼아 개 역시 존중했다 하니, 개를 먹지않는 습관은 유목민족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개는 유목민족에게 있어 소중한 존재로, 사냥을 나갔을때 소형의 동물을 인간 대신 사냥해주거나, 종적을 찾을수 없는 사냥감을 추적하는데에도 유용한 존재이다. 이에 나아가서 인간이 가축을 관리하는데에 도움을 주기도 하며,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가축을 지키는데에도 일조한다.
이러한 점에서 유목민족에게 있어 개는 '삶의 동반자'였던 것이고 이들에게 개를 잡아먹는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남북조시대라는 시기는, 이러한 유목민족들이 중국내로 대규모로 침투하던 시기였으며, 동시에 이후의 정복왕조들(금,원,청)과는 달리 진정으로 중국적 정체성을 같이 형성해가던 시기였다. 그리고 이러한 유목민족들이 지배층을 형성하고, 실제로도 많은 수가 중국사회속으로 흡수되면서  개고기를 기피하는 습관 역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문제들은 광둥을 중심으로 한 영남(嶺南)지방에서는 왜 개고기를 지속적으로 먹었는가?에 대한 의문에 대한 해답 역시 제공해준다. 광둥지방은 이러한 이민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을뿐더러, 해상교역을 통하여 남방문화와 지속적으로 연결이 유지되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개고기를 먹지 않는 유목민들이, 진정으로 중국인들에게 이질적인 존재였다면, 후일 원(元)시대 몽골인의 우유(牛乳)음용의 습관처럼 중국인들에게 동의를 얻지 못햇을 것이다. 그러나 전후의 상황은 그렇지가 않았다.

 

사실 한 말기부터 호(胡)·한(漢)간의 경계는 이미 희미해지고 있었기 때문이고, 서로가 서로의 문화를 수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나라 영제(靈帝)는 이민족인 음식인 호병(胡甁)을 즐겨먹었으며, 진(晋)나라 시기의 연회에서는 '강자(羌煮 : 강족의 사슴국물요리)와 맥적(貊炙 : 부여인들의 고기구이)'를 최고로 치고 대접하였다. - 수신기'라는 기록등으로 미루어 이민족의 문화가 한족들 사이에서도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으며,

 

진(晋)을 멸망시킨 흉노족의 유총(劉寵)은 '예서와 행서에 능했다.'라고 묘사되고 있으며, 저족이 세운 전진(前秦)의 왕이었던 부견(符堅)은 '만권독'을 했다는 점, 그리고 전연(前燕)의 왕이었던 모용황(慕容晃)은 한인유학자 유찬을 만나기 위해 다섯번이나 방문했다는 점(이는 제 환공이 동곽에 사는 야인을 5번이나 방문했다는 한족의 고사를 따른것이다.)등은 유목민족 역시 한족의 문화를 수용하는데에 적극적이었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보통 남북조 시대에 대해서 상상하기를, '야만족'들이 한족의 왕조와 문화를 파괴하고, 중국으로 침투했지만 끝내 우수한 '중국문명'속에 일방적으로 '동화'되어버린 듯한 느낌을 상기할 것이다.

 

그러나, 실은 남북조시대는 서로가 서로의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하나의 정체성을 형성해가던 시기였으며, 이는 곧 중세중국의 형성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점에서 '중국인들이 왜 개고기를 먹지 않는가?'라는 의문은 대단하지 않은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미시적이고 사소한 사실 하나의 연원을 추적하다보면 '남북조시기의 중국과 호한간의 문화수용 '이라는 거시적 역사에  도달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것에 바탕하여 형성된 '중국적 특성'을 반영하는 것 중 하나가 '개고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나아가 문화라는 것이 '우수한(?)' 한쪽의 문화에 일방적으로 수용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양자간에 영향을 주며 조화를 이루어간다는 것 역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중국인들의 개고기를 왜 먹지 않는가?라는 미시적이고 사소한 이유에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의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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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읽어봐도 합리적인 사고가 잘 드러난 글이군요. ^^

 

  저는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전혀 꺼리지 않지만, 개고기는 먹지 않습니다. 몇 번 먹어는 봤지만 맛있다는 느낌도 없었고, 개고기를 즐기기엔 제가 개라는 동물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요구를 하거나 그런 취향의 우월성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개고기의 식문화를 반대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개고기 허용론자들의 주장은 '모든 국민이 개고기를 의무적으로 먹어야 한다'가 아니라 '먹을 사람은 먹고, 먹지 않을 사람은 먹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비판하려면 식문화에 대한 사회적 제재의 정당성과 개고기 식문화의 사회적-정서적 명백한 해악까지 보편타당한 논리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가능할까요? 저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생각합니다. 개보다 돼지가 지능이 높다는 보고도 심심치않게 등장합니다. 소와 함께 생활했던 분들은 같이 동고동락했던 소와 사별할 때 슬픔을 느끼기도 합니다. 우연이 강하게 작용하는 역사의 진행 속에서 소와 돼지가 인간의 친구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이 개보다 하등한 존재가 되는 것도 아니고, 함부로 다루어질 존재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 개고기에 대해 반감이 있다면 선택은 둘 중에 하나일 수 밖에 없을겁니다. 첫째는 개별적인 행동으로, 이 문제를 취향의 차원에서 접근해서 스스로는 개고기를 먹지 않고 타인에게는 그런 요구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둘째는 체계적인 식문화운동으로, 이 문제를 동물권의 옹호 혹은 현재 인간문명이 지닌 생태에 대한 거대한 영향력에 비해 지나치게 공격적 성향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접근해서 개고기만이 아닌 육식 일반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하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여전히 문화 사대주의적 관점에서 '개고기 먹는 곳은 다 후진국이다'라는 주장을 하시던데, 역사는 생각보다 필연적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저는 애초에 선진국/후진국, 우월한 문화/열등한 문화로 나누는 것에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제 이야기가 아니라, 약간은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문화 절대주의적 시선으로 보더라도 개고기를 잘 먹지 않았던 유럽도 300~400년 전에는 후진국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개고기를 먹었던 고대의 중국은 분명히 대단한 문명국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진행형으로도 한국에서 개고기를 먹으며 개를 학대하는 것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미국이나 몇몇 선진국에서 개와 원숭이 등 고등동물(저는 이런 편견도 싫어합니다만 굳이 이야기하자면)에 대한 학대가 심각합니다. 못사는 나라에서야 먹고 살기 힘들어서 동물 부려먹는다지만 미국은 더 잘살려고 동물을 학대하는 나라입니다. 혹시 이부분에 관심이 있다면 동물실험에 대해서 검색해보시길 바랍니다.

 

  너무 길어지니 글을 맺어야 겠습니다. 개고기 먹을 사람은 먹고, 먹지 않을 사람은 먹지 맙시다. 그와 별도로 육식에 대한 반성은 분명히 우리 인간의 문명에 의미가 있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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