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1권] 금단의페트 - promise - 7-4

홍한석 |2007.04.16 23:53
조회 11 |추천 0

금단의 페트(The forbidden pet) -

[애니, 소설 보러 오세요^ - ^]

 

이 름 배진국

제 목 금단의페트 - promise -
 
 
 
 
 
 녀석과 한두 곡쯤 추었을까. 슬슬 몸도 마음도 춤춘다는 것
 에 조금은 익숙해질 무렵, 갑작스레 어떤 두 사람이 그런 나와
 시아 녀석에게 다가왔다.
 "여어, 안녕하신가."
 학생회장 코인, 그리고 그의 동생 엘리. 확실히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으니 남매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중요한 것
 은 그런 사소한 생각이 아니라….
 "용케도 찾으셨군요."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춤추고 있는데, 나와 시아 녀석을
 알아보고 찾아왔다는 것은 적어도 보통의 눈썰미로는 불가능
 한 일 같아서, 난 조금은 비아냥거리며 그렇게 말했다. 코인이
 란 녀석은 조금은 꼴 보기 싫은 느끼한 미소를 지어 보이더니,
 천천히 내 옆에 나란히 서 있는 시아 녀석의 앞으로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
 "미천한 저를 위해, 한 곡 춤출 수 있는 영광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 레이디."
 참으로 가식적이고 능글맞은 화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에, 시아 녀석은 '그래도 되요?'라고 묻는 듯한 표정으로 날 바
 라보았다.
 "뭐, 마음대로."
 잠시 후, 코인이란 녀석은 시아를 에스코트하며 다른 한쪽으
 로 느긋하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조금은 찜찜하기도 했지만 이런 사소한 일 가지고 신경 쓰
 는 것도, 내 성격에 안 맞을 테니까. 조금은 차가운 벽에 기대
 어서 무대를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 …."
 "… …."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무대를 바라보다, 조금은 신경질적으
 로 입을 열었다.
 "저기, 뭐하시고 계시는지?"
 "글쎄요. 왜 이러고 있는 걸까?"
 엘리 녀석, 붉은색이 어울리는 드레스를 차려입고 멍하니 벽
 에 기대어 서서 날 바라보는 그 단정한 얼굴.
 허리까지 오는 긴 금발이 눈부신 조명과, 붉은색 드레스와
 어울려져 묘하게 사람들의 시선을 끌리게 하는 것 같았다. 학
 교에서도 종종 보았던 남학생들이 춤을 신청하기 위해 주위를
 맴돌며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을 정도니.
 "… …."
 다시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가, 체념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저와 한 곡 추시겠습니까?"
 "그렇게 하죠."
 잡아먹을 듯이 날 바라보고 있는 남학생들의 얼굴들은, '네
 녀석 덕분에 춤을 못 추잖아!'라고 나에게 외치는 것 같았기에
 말이다. 엘리 녀석이 계속 내 옆에서만 이렇게 머물러 있었다
 가는, 안 그래도 나쁜 이미지가 땅에 곤두박질할 정도로 낮아
 질 테니.
 '결국 이렇게 되는군.'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씁쓸한 기
 분. 그래도 리체 녀석이랑 마주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
 는 수밖에.
 
 '어라, 왕자잖아?'
 왕자는 어떤 여자와 무대의 정중앙에서 화려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파트너말고 다른 주의를 살펴볼 정도의 여유가 있으리
 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나도 제법 눈썰미가 좋은 덕분인지
 - 아니면 왕자가 너무 단정하게 생긴 탓인지 - 무대의 정중앙,
 사람들의 동경하는 눈빛을 한껏 받고 있는 왕자의 춤추는 모
 습이 보였던 것이다.
 '파트너는 누구지?'
 왕자는 보통의 사람들과는 확실히 비교될 정도의 지위와, 외
 모를 가지고 있었으니. - 검술에도 능하고, 겸손하기까지 한
 여러모로 잘난 녀석이니까 말이다.
 적어도 보통의 파트너는 아닐 것이다. 그런 생각에 눈을 가
 늘게 뜨고 무대를 바라보는 것이다.
 '아-.'
 은발의 소녀, 멀리서 보느라 정확한 외모는 판별하기 힘들었
 지만, 나도 모르게 감탄성을 지를 정도니. 주위의 다른 사람들
 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품'이 느껴진다고 할까. 공기가
 다르게 보인다고 할까.
 '잘 어울리는군.'
 말 그대로 그 외모만 해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만할 정도
 다. 시원하고 경쾌한 동작으로 리드하며 움직이는 왕자와, 화
 려하지만 경박하지 않고, 기품있게 보조하는 '그녀'의 움직임은
 이 강당에서 비교할 대상을 찾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
 그 자체였다.
 "뭘 보고 있는 거죠?"
 이크, 결국엔 엘리 녀석에게 들키고 말았다. 조금은 겸연쩍
 은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왕자와, 그 파트너."
 "아아."
 웃는 얼굴로 살며시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여는 엘리 녀석이었다.
 "공주님과 왕자님. 정말 이번 축제에 제일 주목받는 커플이
 죠."
 윽, 저 소녀가 그럼 공주였던 말인가? 무엇인가 달라 보인다
 고는 상상했었지만, 아니 적어도 유명한 귀족의 여식 정도라고
 는 생각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공주님이라고는 염두해 두지 못
 했기에, 내 놀라움의 정도는 클 수밖에 없었다.
 
 "휴-."
 온몸이 땀에 범벅이 되어서 움직이는 것 마저 고통스러워질
 때 드디어 모든 음악의 연주는 끝이 나며, 긴 축제의 밤의 종
 말이 찾아온 것이다.
 사이 좋게 연인들은 팔짱을 끼고는 어딘가를 향해서 걸어가
 고 있었고, 청소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부지런히 바닥을 쓸고
 닦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시아 녀석도 굉장히 지친 표
 정을 하고는 의자에 기대어서, 꾸벅꾸벅 잠에 들었다가 화들짝
 놀라며 다시 깨는 것을 몇 번이나 반복하고 있었다.
 사실 나보다 더 지친 것은 시아 녀석이었다. 워낙 귀엽게 생
 긴 탓에, 여러 남자들에게 춤을 신청받은 것이다. - 쉽게 거절
 하지 못하는 녀석의 성격 덕분에, 쉬지도 못하고 지금까지 계
 속 춤을 추어야만 했던 것이다.
 "흐음. 뭐, 어쩔 수 없지."
 의자에 기대어 꾸벅꾸벅 졸고 있는 시아 녀석을 등에 들쳐
 업고는, 한 발자국씩 천천히 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피곤
 한 까닭에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워낙 녀석이 가벼운 탓에 그
 렇게 신경 쓰이는 정도는 아니었다.
 사실 옷을 가볍게 입은 탓에 조금은 쌀쌀하기도 했지만, 이
 렇게 무엇인가 등을 따뜻하게 덮여주니 기분이 그리 나쁘지만
 은 않았다. - 귓가에서 불어오는 녀석의 숨결이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기분을 꺼림칙하게 만들었지만, 조금의 시간이 지
 나자 그것마저 익숙해져 버렸다.
 "에구에구."
 조금은 한심스러운 비명과 함께, 발이 풀려와 바닥으로 곤두
 박질할 뻔한 것을 가까스로 제어하고는 교문을 벗어나 식당으
 로 천천히 걸음을 움직였다.
 "… 그냥 걸어갈게."
 언제 깨어난 것인지 녀석은 살짝 귀에 대고, 그렇게 속삭였
 다.
 "됐어, 그냥 잠이나 자. 난 괜찮으니까."
 조금은 신경질적으로 소리치고는, 부지런히 걸음을 움직였
 다. - 사실 이런 녀석 하나 제대로 업고 가지 못하는 나 자신
 이 조금은 한심하고 부끄러운 덕분에, 괜한 성질을 낸 것일지
 도 모른다.
 "… …."
 어색한 침묵의 연속, 문득 등이 뜨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도 그렇고 녀석도 그렇고 조금은 부끄러워하고 있었기에, 그럴
 지도 모른다. 갑자기 새삼스레 의식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쳇, 그냥 잘 것이지. 왜 깨어나서."
 적어도 이렇게 궁시렁거리는 것은, 내 쓸모없는 하찮은 자존
 심. 절대 녀석이 귀찮거나 거슬리거나 한 것은 아니니까.
 그렇게 한 걸음씩 부지런히 움직여서, 어느덧 식당의 앞까지
 도달했을 때에.
 "…고마워."
 이렇게 녀석이 속삭인 덕분에 한심스레 얼굴이 붉어진 것은,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사소한 일인 것이다. 젠장.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