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좋은 일에는 항상 끝이 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모든 일이 다 그래."
"나쁜 일은 안 그렇잖아요. 나쁜 일은 사라지지 않아요."
"사라져. 네가 거기에 매달리지 않으면 사라져. 욕심만큼 빨리 사라지지 않을 때가 있긴 해도 언젠가는 사라진다. 사라지지 않는 건 우리가 서로에게 가지는 느낌이야. 네가 어른이 되어서 다른 곳에 가서 살더라도 우리가 함께 보냈던 좋은 시절은 언제나 기억할 수 있거든. 앞으로 살다가 안 좋은 일을 겪고 그게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일 때는 날 생각하렴. 나도 널 기억할게."
"그건 우리가 서로를 길들였기 때문이에요. 책에 그렇게 나와 있죠? 여우를 길들이느라고 어린 왕자가 고생고생 했는데 나중에는 어린 왕자가 떠난다고 여우가 막 울었잖아요."
"언제나 밀밭을 생각하면 되니까 괜찮다고 여우가 나중에 말했구요. 맞죠?"
"우린 서로를 길들인 거죠?"
"물론이지."
"누구를 길들일 때는 울 수밖에 없나 봐요. 책에서도 다들 울기만 했잖아요. 난 그게 이해가 안 갔어요. 사람은 맞았을 때만 우는 줄로 알았어요."
"누군가에게 길들여진 사람은 울 확률이 높아요. 그게 길들여진다는 뜻인가봐요."
"그래도 마음이 너무 아프죠?"
"그래. 많이 아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