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김정인씨가 남겨주신 두발자유에 대한 글을 읽고서
어째어째 하다보니 글을 남기게 됐네요.
말주변이 없어서 얼마나 이야기를 잘 풀어나갈지도
또 길고 긴 글이 될지도 모르지도 모르겠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학생 여러분들이 주장하시는게
그냥 남들이 외치니까 따라하기 식으로 하는 주장이 아닌
정말 진심으로 두발자율화를 원하고, 또 주장하고 있다면
글이 너무 길다고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한 번쯤 잘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우리도 한 번 쯤은 학교에서의 두발자율화를 꿈 꾸던 때가 있었습니다.
우리도 학교에서 정해둔 여러 규제에 불만을 품었던 적이 있었고
어린 마음에 규제를 지키지 않는 방법으로
반항도 많이 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건 지금 학생들이 주장하는 두발자율화,
그 두발자율화에 반대한다는, 저를 비롯한 다른 많은 어른들은
다들 학창시절, 두발규제를 겪어왔던 사람들이라는거죠.
학생들이 아무리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논리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대며
두발자유를 주장을 한다 한들
한 발 먼저 같은 시절을 겪어온 우리들이 듣고 보기에는
지금 학생 여러분들의 주장은 전혀 논리적이지 못하고 타당하지 못한
한낱 어린 아이의 떼쓰기식 억지에 지나지 않습니다.
학교 측에서도 이렇고 저런 이유로 두발규제를 실시한다 라고
사전에 친절하게 하나하나 조목조목 설명을 해 주진 않습니다.
그리고 두발자율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저마다 각기 다를 수 있는 까닭에
두발규제의 이유는 이러이러하다. 라고
제가 정답을 내어 드릴수는 없습니다.
물론 학교측에서 타당하고 논리적인 두발규제의 이유를 설명해준다면
학생들이 이렇게 들고 일어나서 시위까지 벌이게 되는 상황정도는
방지할 수 있지 않았나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그저 안타까울 뿐이네요.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처음 두발자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 할 무렵
많은 학생들이 올려주신 글을 읽고
학생들이 주장하는 이 두발자율화에 과연 찬성을 해 줘야 하는건지
아니면 반대를 해야 하는건지 많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전 두발자율화에 반대를 하는 입장이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굳이 조금이라도 더 생각을 해 본 이유는
나 자신 역시 같은 시절을 겪어왔고
또 그 시절엔 나 역시 그 두발규제가 좋지많은 않았고
두발자율화를 외치는 학생들의 모습을
지난 시절 내 모습에 비추어 보면서
두발규제를 받기 싫다는 마음만은 이해를 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어른들 역시 같은 생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학생들이 올려주시는 여러 글들을 가만히 읽어보면
학교에서의 두발규제를, 또는 어른들이 두발자율화를 반대하는 이유를
단지 머리가 길면 공부를 안할까봐...
오직 그 이유 하나만으로... 라고 치부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물론 그것도 한 가지 이유 중 하나라는건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두발자율화를 반대하는 이유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사실 두발자율화를 시켜주고
또 그로인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꾸미고 다닐 수 있게 되면
그럴 것 같지 않아도 자연히 학생들이 가지는 관심의 일부는
외모쪽으로 흘러가게 되어있습니다.
두발규제를 한다고 해서 꼭 공부에 관심을 가진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안그래도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나이,
또는 한참 그런 쪽으로 관심이 많고 호기심도 왕성할 나이인데
두발규제를 풀어주게 되면
평소에는 공부에 쏟았던 관심, 시간, 노력등의 일부를
이성에게 잘보이기 위해 멋부리는 일에 허비하게 되는거죠.
물론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그런 일들을 아직 겪어보지 못한 학생들에게
그걸 이해 하라는건 무리한 주문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른들이 그 이유로 두발자율화를 반대한다는건
그 시절을 겪어왔고, 또 그렇게 된다는걸 알고있기에
그런 이유를 들어 반대를 할 수 있다는것 하나만은
이해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 외에 다른 한 가지 이유가 있다면...
학생의 본분이 학업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학교는 책에 적힌 지식만을 머릿속에 집어넣어주는 곳이 아닙니다.
날이 갈 수록 수많은 "선생"이라는 존재가 타락해 가는걸 볼 수 있지만
학교라는 곳은 판에박힌 교과서적 지식만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고
또 선생 이라는 존재 또한 판에박힌 교과서적 지식만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先生... 흔히 말하는 "선생님"이란 문자 그대로
학생보다 인생을 먼저 살아온, 인생의 선배라는 말입니다.
그저 책에 적힌 지식만을 머릿속에 넣어주는 존재가 아닌,
그런 지식과 더불어 사회에서 살아나가는 방법을,
또 인생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우리가 흔히 "선생님"이라 부르는 사람들입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역할이
단지 교과서를 펼치면 볼 수 있는 그런 지식을 주입시켜주는 일 뿐이라면
그 사람들을 우리는 "선생님"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선생님"이라는 호칭 보다는 "교사님"이라는 호칭이 어울리겠죠.
그리고 학교라는 곳은 그저 지식만을 주입해주는 건물이 아닌
다른 학생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학생들이 자라나서 사회라는 곳에
쉽게 적응 할 수 있도록 해 주기 위해 존재하는
작은 규모의 또 다른 사회인 것입니다.
이 다음에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보면 알 수 있겠지만
사회라는 보이지 않는 단체에도 질서유지를 위해
셀 수 없이 많은 규제사항이 존재합니다.
학교에서 몇 가지 되지 않는 그런 규제들마저 견디지 못한다면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위 이야기 하는 "낙오자"로 전락하기 쉽다는 말이죠.
그렇게 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선생님들의 지도하에, 또 부모님들의 보호하에 학생 여러분은
학교라는 작은 규모의 사회에서 사회생활을 배워나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과 학부모에게는 학생들에게
어떤 규제를 주어야 할 지 결정하고 또 반대할 권리가 있는거죠.
두발규제가 큰 의미에서는 이 다음에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사회로 나아갈 때에 그 사회에서 적응해야만 하는
사회규제에 보다 쉽게 적응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학교에서 정해놓은 한 가지 규제일 뿐이라고 전 생각을 합니다.
또 그게 두발규제를 실시하는 가장 큰 목적이라고 봅니다.
두발규제가 아닌 다른 규제 역시 마찬가지구요.
물론 학생들에게도 인권과 인격이 있습니다.
인간이 가진 인권과 인격은 존중받아 마땅하죠.
하지만 두발규제를 받는다고 인격이 무시되는건 아니라는 것
두발규제라는 것은 학생들의 인권을 짓밟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
그 정도는 이해를 할 수 있는 학생 여러분이 되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자신과 관계없는 일인데 무슨 권리로 두발자율화에 반대를 하느냐...
부모가 학교를 다니는 것도 아닌데
부모가 도대체 무슨 권리에 반대를 하며
선생들은 규제받지 않으면서 어떻게 학생들을 규제하느냐... 라는 식의 발언은
부모된 입장도, 선생된 입장도 아니지만
먼저 그 시절을 겪어온 입장에서 마냥 좋게 받아들일 수는 없네요.
그런 공격적인 발언은 자신에게 해가 되었으면 해가 되었지
그 어떤 이득도 가져다 주지 않습니다.
그런 학생 여러분의 발언이 자신들에게 가져다 주는것은
"머리에 피도 안마른게 어디서..."
라는 식의 인격비하식 발언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주장하는 점은
어른들의 귓가 근처에도 닿기 전에
씨도 먹히지 않고 묵살 당한다는것...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주장하고자 한다면
자신이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해가 되는 결과를 가져다 주고
또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이득을 가져다 주는지 정도는
이해를 하고 주장을 펼쳐주시기 바랍니다.
끄적대다 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기나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글솜씨도 말재주도 워낙 없는지라
학생 여러분들이 제 글을 읽어보시며 얼마나 이해를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두발규제로 인한 학생 여러분들과 어른들의 갈등 해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점은
선생님의 학생된 입장에서, 또 부모님의 자녀된 입장에서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 새겨듣고 따라가면
인생에 득이 되었으면 득이 되었지 해가 될 건 단 한 가지도 없다는 점.
가슴속에 새겨두고 이번 두발자율화에 관한 논쟁과 같이
학생 여러분 자신들에게 전혀 이득될게 없는 이런 소모전은
이 쯤에서 끝낼 수 있었으면, 또 앞으로도 다시는 없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