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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하루

민현식 |2007.05.17 03:50
조회 335 |추천 0

집에 들어와 채널을 돌리다가,

 

두 고등학생이 학교를 몰래 빠져 나오려다 선생님께 혼나는 장면을 보고 손가락을 멈추었다.


영화였고,

화면의 채색이 거칠었고,

꾸미지 않은 영상이 나의 시선을 잡았다.

 

그리고 나는 그냥 조용히 영화에 흡입되었다.

 

홍상수식의 영화 문법같기도 했고,

그렇다고 하기에는 영화의 질감이 떨어져,

독립영화일까?

하는 의문으로 계속 보았다.

 

단순히 그런 의문만이 나의 시선을 빼앗은 건 아니다.

하루 동안의 두 청소년의 일상을 지나치게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었고,

청소년기의 상처와 우정을 압축적이면서도 날 것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그런데도 아름답다고 느끼고 있는 내 자신을 깨닫고선

참 영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영화는 나의 시선을 가져 같고,

마지막 크래딧에 '엄마 찾아 삼만리'라는 문구가 올라왔다.

 

깔끔했다..

 

그러더니 다음 영화로 화면은 옮겨졌다.

비로소 독립영화임을 깨닫고, 네이버에 제목을 쳐 보았다.

'눈부신 하루'


3명의 감독이 만든 옴니버스 영화.

1편의 제목은 보물섬, 2편의 제목은 엄마찾아 삼만리

3편은 공항남녀,,,

 

재밌는 건 3편의 여자, 오고니의 대사 속에 교묘히 1편과 2편의 제목을 넣어둔 작가의 위트였다.

 

공항남녀의 두 주인공 이시다와 오고니의 순수한 만남을 뒤로하고 가만히 영화의 내용을 생각해 보았다.


작가나 평론가의 글을 읽지 않아 내가 바라본 해석이 맞는지 모르겠으나,

난 이 영화가 '여행'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편도 일본인 두 소녀가 제주도에 방문하는 내용이고(1편은 보지 못했고 줄거리를 보고)

2편은 일본행을 꿈꾸는 청소년의 이야기였으며,

3편은 한국에 출장온 일본인 기자의 이야기였다.

 

여행은 만남을 전제로 한다.

꼭 사람과의 만남이라 말할 순 없겠지만,

사람과의 만남이 목적이 아니라도 언제나 여행에는 사람과의 만남이 있다.

그리고 그 만남속에서 우리는 인생을 본다.

 

3편의 옴니버스 영화는 그것을 보여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바람보러 갈래요?"

오고니의 명대사이다. 언젠가 써 먹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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