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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속상해서 못보겠다

조규영 |2007.05.21 22:33
조회 28 |추천 0


근사한 음식점도 아니고, 하다못해 패밀리레스토랑도 아니고,
바닥이 끈적끈적한 삼겹살집에서의 회식자리.
그런데, 좀 늦게 나타난 그녀는 평소와는 너무 다른 차림입니다.
다른 동료들에겐 물론이고

오랜 친구인 이 남자에게도 낯설기만한 모습.
사람들의 반응을 예상한듯 그녀는 과장되게 태연한척 합니다.


 - 미안.. 좀 늦었어
   월요일이잖아.  원래 늦는날..


 짧은 치마가 불편해서 방석위에 제대로 앉지도 못하면서  말만
 따박따박 명랑한척 하는 그녀.
 남자는 그런 그녀가 못마땅해서 내내 얼굴을 찡그리면서  지켜
 보다가 기어이 싫은소리를 하고 말죠.


 - 넌 지금 그 옷이 너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하냐?
   귀걸이는 그게 또 뭐냐?
   그리고 눈은?  너 눈화장했냐?
   진짜 골고루한다~


 남자의 구박에 딱 한번 '그만해!' 하는 눈빛으로 쳐다본후 여자는
 내내 못들은척 앞에 놓인 음식만 집어 먹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직장동료라는 인간은 그런 그녀에게 무심하고도
 값싼 농담이나 건네고 있죠.


 - 야~  오늘 데이트있나봐?
   아우, 진작 좀 그렇게 입고 다니지 그랬어~
   얼마나 좋아.  입은 사람 시원하고, 보는 사람도 시원하고..


 그따위 말에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그녀.
 지켜보던 남자는 그만 속이 탁! 상합니다.


 '진짜 못봐주겠네..'
 혼자서 중얼거리더니 담배를 찾아들고 자리를 뜨죠.


 그때까지도 남자를 못본척 앞에 놓인 반찬접시나 뒤적이던 그녀.
 안되겠다.. 싶었는지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가게앞에 서서
 담배를 물고 있는 남자옆에 가서 섭니다.
 그녀가 곁에 오자 남자는 속상한 표정을 숨기지도 않고,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허공에다 대고 말하죠.


 - 니가 헤어져서 허전하고 속상한건 알겠는데..
   그러고 다니진 마라.
   변할거면 더 좋게 변해야지.  지금 그게 뭐냐?


 보이지 않게 입술을 꼭 깨무는 여자.
 남자는 말을 계속합니다.


 - 니가 그 남자 많이 좋아했던거 알아
   어떻게 헤어졌는지도 알고..
   근데 넌 원래 청바지 입고, 티입고, 그럴때가 제일 이뻤어
   근데 그게 안 이쁘다고 하고, 너보고 왜 안 꾸미냐고 하고,
   그런 핑계대면서 헤어지자고 하는 사람은..
   널 잘 모르거나 이상한 핑계나 대는 별로 안좋은 사람인거야
   그리고 니가 헤어졌다고 아무도 너 초라하게 생각안해
   그러니까 괜히 이상하게 그러지마
   내가 속상해서 못보겠다..

 

http://www.cyworld.com/kamhiroo

 

Written By Jo Kyu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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