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덱스 기가스(Codex Gigas)는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필사본 중 하나이다. 코덱스(Codex)는 책이란 뜻인데 주로 성경이나 고전의 사본(寫本)을 의미하며 '기가스(Gigas)'는 그리스어로 '거인(giant)'을 뜻한다. 이 문서는 보헤미아 동부 크루딤(Chrudim)근처의 포드라이셰(Podlažice)에 있었던 베네딕트 수도원(Benedictine monastery)에서 13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 스웨덴의 국립 도서관(National Library)에 소장되어 있으며 운반하는데는 사서 두 명이 필요하다. 이 필사본은 내부에 있는 거대한 악마의 그림 때문에 종종 '사탄의 성경' 또는 '악마의 성서(Devil's Bible)'라고도 한다.
코덱스 기가스(Codex Gigas)는 나무로 된 겉표지를 가죽으로 싸고 금속장식을 하고 있다. 세로 92cm (36.2in.), 가로 50cm (19.7in.), 두께 22cm (8.6in.)에 달하는 이 중세 필사본은 본래 320장의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중 베네딕트 수도원의 규율이 포함되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8장이 어떤 의도에서인지 뜯겨나간 상태이다. 코덱스 기가스의 무게는 거의 75 kg (165lbs.)에 달하며, 책의 낱장을 구성하는 피지는 160 마리의 당나귀 가죽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코덱스 기가스(Codex Gigas)는 적색, 청색, 황색, 녹색, 그리고 금색으로 꾸며져 있으며, 대문자는 정교하게 장식되어 있는데 종종 페이지 전체를 가로지르기도 한다. 코덱스 기가스(Codex Gigas)를 기록한 글씨체는 한 사람의 글씨로 생각되는데, 이를 통하여 작자의 나이나 질병상태, 기분 등을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전설에 따르면 이 필사본은 상당히 짧은 시간 동안 작성된 것이라고도 한다. 290 페이지에는 특이한 악마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그 크기는 50cm 에 달한다. 이 페이지 전에도 몇 장의 우울한 그림들이 있는데 반하여 이 그림의 분위기는 매우 밝다.
전체가 라틴어로 작성된 코덱스 기가스(Codex Gigas)는 불가타 성경(Vulgate:4세기 St. Jerome의 라틴어 번역판)의 초기 번역본 전체 내용이 수록되어 있으며,구약 신약을 비롯하여 세빌랴의 이시도르(Isidore of Seville)가 작성한 어원사전(Etymologiae), 유대인 역사가 요제푸스(Flavius Josephus)의 유대고대사(Antiquities of the Jews:서기 93-94년 경에 그리이스어로 쓰여진 아담과 이브에서 시작되는 유대인의 역사인데 예수의 행적에 관한 최초의 기록으로 보기도 한다.), 프라하의 사제였던 코스마스(Cosmas)의 보헤미아 연대기(Chronicle of Bohemia)외에도 역사·어원·생리학에 관한 다양한 논문들과 사망자명부를 기록한 달력, 포드라이셰(Podlažice)수도원의 수도사 명부,주문(呪文)과 다른 지방기록들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는 간질과 열병을 치료하는 신비한 처방과 도둑을 찾아내는 이례적인 문제들도 설명하고 있지만 가장 가치있는 것은 1045년부터 1125년까지의 보헤미아 연대기가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설에 따르면 코덱스 기가스(Codex Gigas)는 수도원 규율을 어기고 독방에 갇힌 한 수도사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자신의 죄를 회개한 수도사는 지은 죄를 면책받고 수도원의 영광을 높이기 위해 하루밤만에 책을 만들 생각을 하게되었고, 그 속에 인간의 모든 지식을 담고자 하였다. 그러나 한밤중이 가깝도록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수도사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도움을 청했고, 악마는 그를 도와 책을 완성시켰으며, 수도사는 그의 도움에 대한 보답으로 악마의 그림을 그려 삽입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전설에도 불구하고 코덱스 기가스는 금서 목록에 오르지 않았으며, 많은 학자들에 의하여 연구되었다.
코덱스 기가스(Codex Gigas)가 만들어진 베네딕트 수도원은 15세기경 파괴되었다. 이 필사본의 기록은 1229년을 끝으로 종료되었으며, 이후 시토 수도회의 세드렉 수도원(Cistercians Sedlec monastery)에 담보로 가 있다가 브레브노프(Brevnov)의 다른 베네딕트 수도원에 팔려갔다. 1477년부터 1593년 동안 브로모프(Broumov)의 수도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던 코덱스 기가스는 1594년 프라하(Prague)로 실려가 당시 신성로마제국 황제였던 루돌프 2세(Rudolf II,1578-1612)의 소장품중 하나가 되었다.
보헤미아왕 페르디난트 2세(Ferdinand II,1619-1637)가 신교파를 박해하면서 시작된 구교파와 신교파의 종교전쟁인 30년 전쟁(Thirty Years' War, 1618~1648)이 끝난 1648년에 코덱스 기가스(Codex Gigas)는 스웨덴군이 크리스티나 여왕(Kristina Wasa,1626-1689)을 위해 전리품으로 약탈해가서 1649년 이후 스톡홀름(Stockholm)에 있는 스웨덴 왕립 도서관(Swedish Royal Library)에 소장되어왔다. 코덱스 기가스(Codex Gigas)가 만들어졌던 장소인 크라스트(Chrást)시립박물관앞에는 코덱스 기가스 모형이 세워져 있다. 코덱스 기가스는 1970년에는 미국에 그리고 1997년에는 베를린에 임대된 적이 있으며 2007년 초에 체코슬로바키아로 되돌아와 6주간에 걸쳐 전시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