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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무소 통폐합의 문제점과 대안

권정환 |2007.06.01 16:47
조회 122 |추천 2

동사무소 통폐합의 문제점과 대안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교섭기획국장 권정환


1. 동사무소 통폐합 현황


서울시 마포구는 「보도자료」를 통해 1월 2일자로 24개 동사무소를 20개로 통폐합했으며, 이를 통해 동사무소 운영비 및 동 청사 건립비 등에 사용되는 최대 200~240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한편, 남는 동 청사를 주민 복지시설로 활용하며 구민들의 만족도를 한층 확대시켰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행정개혁 2단계로 ‘현장행정 권역화’를 5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내용은 마포구의 20개 동을 지역별로 5개씩 4개 권역으로 묶고 권역화 된 각 행정구역에서 처리하기 적합한 서비스를 찾아 이를 전담 처리해 주민들의 편의를 높인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이후 조중동을 비롯한 각종 언론들은 마포구의 이러한 행정실험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도 마포구의 사례를 이례적으로 칭찬하면서 25개 자치구와 함께 내년 중반까지 서울시의 518개 동사무소 중 100여 개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경기도와 부산시도 동사무소를 권역별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게끔 하면서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언론은 동사무소 통폐합이 효율성과 주민편익을 증대시키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선전은 검증된 것도 아니고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행정의 가치를 공공성이 아닌 효율성으로 바라보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이제 무엇이 문제인지 차근차근 따져보자!


2. 마포구의 보도자료와 언론의 기사는 과연 사실인가?


마포구의 보도자료와 언론의 기사를 보면 동사무소 통폐합으로 행정기능 중복에 따른 인적․시간적 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남은 인력은 복지, 문화 등 행정수요가 늘어나는 다른 분야로 돌리고, 동사무소 건물은 주민들의 취미, 여가, 교육시설로 활용하여 이러한 건물을 짓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선전한다.

그러나 이러한 선전은 너무나 허점이 많은 주장이다. 동사무소의 기존 건물을 유휴시설로 남겨두지 않는 이상 그 용도와 무관하게 기본적인 운영비가 필요하다. 상주하는 직원이 있어야 하고 전기요금, 수도요금 등의 지출이 불가피하다. 만일 이러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건물을 그냥 비워둔다면 이는 더욱 큰 낭비가 될 것이다.

또한 동사무소를 폐지하고 그곳에 문화센터와 복지센터를 운영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정말 실소를 금할 수 없는 말이다. 이미 동사무소는 주민자치센터를 병행하면서 각종 운영프로그램을 갖고 있고 문화센터와 복지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동 청사에서 동사무소로 쓰이는 곳은 한 층 정도에 불과하다. 각종 언론기사에 의하면 마치 마포구에서 폐지된 동사무소 건물이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그냥 텅 비어있는 경우가 더 많다. 몇몇 언론은 치매센터로 운영되고 있다고까지 보도했는데, 도대체 언론으로서의 자질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치매센터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전문적인 의료시설과 병동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 시설을 갖출 수 있는 구조를 가진 동사무소 건물은 거의 없다. 제발 언론들이 동사무소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이며 폐지된 동이 현재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사실 확인이나 좀 하고 보도를 해주면 좋겠다.


3. 동 통폐합의 진정한 의도


서울시와 마포구 그리고 언론이 별 내용도 없는 것을 이렇게 까지 호들갑을 떨면서 선전하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동사무소 통폐합은 시행되는 총액인건비제와 더불어 신공공관리 정부혁신 중 하나로 시행되는 것이고 이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동사무소 통폐합은 애초 김영삼 정부 때부터 검토가 있었고 김대중 정부시절 “외환위기 극복, 국가경쟁력 강화, 비효율성 제거”라는 이데올로기 공세를 등에 업고 공공부문 구조조정이 착수되면서 대동제란 이름으로 준비가 되었다. 그러다가 현실적인 여러 어려움으로 실질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못하고 일부 업무를 구청으로 이관하면서 동 직원의 수를 줄이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 마포구의 동사무소 통폐합으로 인하여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공공관리론의 이념과 원리는 작은 정부론과 시장중심주의(경쟁원리, 기업식 관리)이다. 목표는 능률성과 제고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다. 이는 결국 정부의 규모와 기능을 축소할 수밖에 없으며 구조조정을 수반한다. 이러한 것이 지방행정개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총액인건비제를 통한 자치권 확대와 기능이양이고 구조적인 면에서 행정계층을 축소하는 것과 읍면동기능을 전환하는 것이다.

행정기관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임금비용 삭감과 현 공공영역 업무에 대한 아웃소싱 및 민간위탁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와 마포구는 동사무소 폐지로 인해 행정의 효율성과 비용절감을 이룰 수 있다고 선전한다. 하지만 동사무소를 단지 폐지한다고 해서 저절로 효율성과 비용절감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동사무소 폐지 자체로는 비용절감이란 목적이 달성될 수 없다. 직접적인 비용절감은 공무원의 수를 줄여 임금비용을 줄이거나 건물 매각을 통하여 수익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기존의 주민자치센터 업무를 민간에 위탁하는 방법 등으로 수익구조를 창출해야만 실효성이 있는 것이다. 이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시민이 아닌 고객이 되어 그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고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간업체가 그러고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 그 적자 분은 지방자치단체가 보전해 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서비스는 폐지될 수밖에 없다.

동사무소 통폐합과 함께 운영되는 ‘현장행정지원센터’는 필연적으로 통합민원창구를 둘 수밖에 없다. 이는 공무원의 보직통합과 다기능화를 수반해야만 한다. 만일 업무 및 장소의 통합과 다기능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기존의 업무담당체계에서 인원이 줄면 그 빈자리는 매우 크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통합과 다기능화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인원이 줄면 그 빈자리는 크게 느껴지지 않게 될 것이다. 보직통합은 필연적으로 정원감축을 동반하고 그 대신에 업무범위를 확대함으로써 노동강도를 강화시킨다. 그렇다고 해서 민원인들의 대기시간이 더 짧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현재 마포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 통폐합 운영계획이 행정서비스를 제공받는 당사자인 구민들과 이를 제공하는 공무원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은 채 위에서부터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4. 행정의 가치는 효율성이 아닌 참여와 공공성이다.


동사무소는 1955년부터 시작되었고 주민생활과 가장 밀접히 연관되어있다. 사람들은 흔히 동사무소가 주민등록 전출입 및 등초본․인감발급 등의 업무만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동사무소는 장마나 폭설로 인한 자연재해가 있을 때 비상재해대책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법정업무로 묶이지는 않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다양한 업무들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것은 계량화하기도 힘들며 효율성으로 따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동사무소를 폐지하고 현장지원센터로 이를 대신한다면 이러한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구청에서 하는 업무를 현장행정지원센터에서 하기 때문에 구청까지 올 필요가 없어 민원이 편리해진다는 말도 타당하지 않다. 오히려 동네에서 가까운 동사무소에서 하던 업무를 거리가 먼 현장행정지원센터에서 함으로 더 불편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는 지역주민들이 구청과 동사무소 중 어느 곳을 더 자주 이용하는지에 대한 분석마저 없었음을 의미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동사무소 통폐합 및 폐지 정책은 행정수요나 비용편익분석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행정의 효율성과도 거리가 먼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제인 것은 구민들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는 공청회 나 구의회를 통한 의견수렴절차 조차 거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동사무소는 국가운영의 최일선 행정기관으로서 주민의 실생활과 밀접해 있기에 인력 및 기능의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행정구역은 단지 규모와 수요의 적정만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행정이란 것은 무엇보다 주민복리와 공공성을 제일의 가치로 두어야 하는 것이다. 동은 그 지역의 뿌리 깊은 역사와 문화의 지역공동체이기도 하다.

마포구의 동사무소 통폐합과 현장행정지원센터 추진은 행정서비스를 받는 당사자인 구민들과 이를 제공하는 공무원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은 채 위에서 내리꽂기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행정은 효율성을 말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행정서비스를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더욱이 올바른 지방자치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이 의사결정에 보다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과 주민자치센터가 단지 에어로빅이나 노래교실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시정과 구정에 참여할 수 있는 곳으로 확대․강화되어야 한다. 그곳에서 지역주민들이 자신과 관련된 사업에 대한 예산과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첨부파일 : 동사무소 통폐합의 허와 실.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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