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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in Cockerham 내한공연

송상희 |2007.06.06 15:23
조회 74 |추천 0

70년대 초 활동했던 영국의 포크록 밴드 Spirogyra의 리더 마틴 코커햄이 홍대 프리버드에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공연 이틀 전에 접했다. 뭐 거창하게 '내한공연'이라 이름붙이기도 거시기한, 그냥 볼일(앨범녹음)있어 왔다가 관계자가 '클럽공연 한번 합시다!'라고 제안해서 급하게 이루어진 공연이라고 한다.

 

사실 난 스파이로자이라란 밴드는 이름만 들어봤지 음반 한장 없고 노래도 하나도 몰랐다. 더구나 이 밴드의 앨범을 국내에 소개한 시완레코드는 '환상의 명반' 마케팅으로 순진한 내 고딩시절 적지않은 용돈을 노래도 발음도 이상한 이태리 팝송 판을 사는데 쓰게 만든 원흉(?)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파이로자이라와 마찬가지로 시완레코드에 의해 국내에 소개되었던 이태리 밴드 PFM의 공연이 너무나 좋았고 공연 본지도 오래되었고 표값도 싸서(2만원) 가보기로 결심하고 그날 바로 이들의 모든 앨범을 사서 3일 내내 열심히 들었다. 공연이 금요일과 일요일이었고 토요일엔 싸인회가 있었는데 음반 산 기념으로 싸인도 받으러 갔다. 워낙 사람이 띄엄띄엄 오니까 한장만 받으려고 했는데 3장 모두 싸인을 해주시더라는...

 



무대에 놓여있는 마틴 코커햄의 초상화... 우리나라 팬이 그린 걸로 추정된다. 사진만 보자면 상당히 꽃미남...



오늘 연주할 우쿨렐레와 블루스하프

 



오프닝을 맡은 밴드 '루빈'. 간결한 편성과 깔끔한 연주로 듣기좋은 팝을 연주하는 밴드였다.

 



It's a beautiful day? 록밴드에 바이올리니스트가 있는게 독특하다. 게다가 이뻤다!!!



공연에 앞서 고딩시절 내 용돈 슈킹(?)의 원흉 성시완 아저씨의 인사말. 얼굴이 무슨 한치마냥 하얗다. 생전 운동같은건 안하고 방안에서 음악만 들으시는듯...

 



드디어 마틴 코커햄 등장! 170cm가 안되보이는 키와 깡마른 체구... 분위기가 남다르다.



포크가수답게 블루스하프를 목에 걸고 부는 모습... Key가 틀리는듯 이상한 음을 내기도 했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노래할 때도 음정이 가끔 틀리기도 했다.

 



그가 들고 온 타카미네 어쿠스틱 기타... 힌두교의 일종인 독특한 종교에 빠져있다고 했는데 스티커도 뭔가 힌두스럽다. 마틴의 엔도서로 나선 국내 기타업체 '피어리스'의 제품으로 연주할 때 잠시 내려놓은 그의 기타를 찍어봤다. 그 비싸다는 타카미네보다 국산 기타의 소리가 더 우렁차고 좋았는데 마틴도 한국 기타 소리 좋다고 칭찬을...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모습... 그의 거주지가 하와이라고 해서 그쪽 풍 음악을 예상했는데 Elton John의 Sorry seem to be hardest word를 참 단촐하게(?) 불러주셨다. 엄한 양반 같으니...



정말 깡말랐다. 공연 전 구입한 스파이로자이라 박스셋의 해설지에 실린 Barbara Gaskin(스파이로자이라의 여성보컬)의 인터뷰를 보면 밴드 해산 후 혼자 음악생활을 하는 마틴이 무척 가난하게 지낸다고 하던데 못먹어서 그런지 앵글로색슨답지 않게 체격이 정말 왜소했다. 그리고 저 풍성한 머릿결... 가까이서 봤는데 아무래도 가발같았다.

 



성시완 아저씨 말에 의하면 건강이 몹시 좋지 않다고 했다. 그날 공연도 3~4곡 정도만 하려고 했었다는데 기분이 좋았는지 공연은 끝날 줄 몰랐고 성시완 아저씨가 '우리 집에 가야되!'라고 말하고 나서도 앵콜곡을 한 곡 더 하고서야 끝났다. 스파이로자이라 시절 드럼도 쳤었다는데 앵콜곡은 드럼셋에 앉아서 베이스드럼과 하이햇을 밟으며 불러주었다.

 



뒤에 있는 지미 헨드릭스 사진이 하도 멋져서 한장 더... 조명을 받은 코커햄의 모습이 마치 자니 윈터처럼 보인다.

 


간혹 한국을 찾은 외국 뮤지션들이 홍대 클럽 등지에서 예정된 내한공연이 아닌 게릴라콘서트식의 단촐한 공연을 펼치곤 한다. 거의 10여년 전, 그러니까 스웨이드가 지금의 마룬5나 뮤즈 싸대기 날릴 정도로 잘 나가던 시절 스웨이드의 기타리스트였던 버나드 버틀러가 꼭 이런식으로 지금은 없어진 스팽글이란 클럽에서 기습공연을 했었는데 버틀러의 잘생긴 외모를 보며 비명을 지르는 박순희들과는 달리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밴드에 몸담았던, 그리고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소박하지만 열정적으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한 노장 뮤지션을 바라보는 30대 팬들의 존경어린 시선에 스파이로자이라 음악 들은지 딱 3일 된 나까지 괜히 뭉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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