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과 사랑, 뭐든지 잘 하는 여성들이 각광받고 있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잘남을 권하는 사회, 때론 부담스럽지 않으세요? 베스트들이 판치는 요즘 세상에 외치는 똘마녀의 울분! 평범한 당신이라면 동조의 한표를 던져 주세요~ - 젝시인러브
나이 들어 결혼 안 하고, 그냥 저냥 밥 벌어 먹고 산다니 사람들이 그러더라?
“아하, 골드미스네요~”
뭐 골, 뭐? 이건 어디서 주워 들은 개뼈다귀 같은 소리야.
늙은 기집애가 시집 안 가고 직장 다니면 다 ‘골드’냐?
남자 없지, 먹고 살기 힘들지, 골드는커녕 십원 짜리 구리 동전도 갖다 붙이기 민망한 상황인데 말이야. 마지 못해 그냥 사는 걸 보고 뭔 입 발린 소린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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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부 잘 하고, 예쁘고, 이것저것 다 잘 하는 여자애들보곤 알파걸이라매?
내가 알기론 아직도 입에 어설픈 욕 달고 다니며, 반질반질 닳아빠진 교복 쫙 땡겨 입고, 땡땡이 치느라 바쁜 여고딩들이 판을 치고 있는데 이건 웬 알파걸(알고 보면 이런 애들, 왕따 많~다)이래니?
미국이 뭐 한다 하면 무조건 목 빼는 우리들. 요즘은 또 스완족이라고 이름 붙이대? SWANs(Strong Women Achiever, No Spouse)라고. 아따, 영어도 잘만 갖다 붙인다니까. 능력 있고, 진취적인 미혼의 커리어우먼들? 에이고. 누구 이야긴지 몰라도 팔자는 좋네 좋아.

세상엔 뭔 그리 잘난 기집애들이 많은 지. 깜짝깜짝 놀랠 지경이라니까. 500원짜리 캔커피 마시다 1000원짜리 새로 나온 커피만 마셔도 호강하는 기분 드는 평범한 우리들에게는 똑똑한 머리, 잘난 능력, 예쁘기까지 한 ‘잘난 걸’들 이야기가 겁나먼왕국 이야기 같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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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걸? 골드미스? 췟. 좋다, 난 미쓰미스다 이거야. 신이 ‘Mistake’해서 잘못 빚어낸 실패작, 알고 보면 평균치인데 말이야. 능력도 안 되고 돈도 없고 미모도 안 돼서 궁상맞은 일상을 보내는 나, 너 그리고 우리! 선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나이만 먹은 우리 말이야.
그런데 이건 마치 세상에 잘난 것들만 사는 건지 알파걸이니, 골드미스니 온갖 베스트는 다 갖다 붙여서 난리잖아. 이 세상 핍박 받는 40만(물론 수치는 정확하지 않아 ㅡ.ㅡ) 고달픈 ‘미쓰미스’들은 얼마나 어이가 없겠냐. 미쓰미스는 투명인간이란 말이냐!!!
주위를 둘러봐. 열 중의 아홉은 죄다 미쓰미스들이지. 그렇다고 얘네들이 무슨 얼굴 죽썼냐? 남한테 빌붙어 사냐?
그저 평범하게 생겨서 평범하게 살 뿐인데 세상이 하도
난리를 치니 멀쩡한 애들마저 평균이하가 돼버리잖아.
나도 말이지, 얼마 전까진 내가 딱 ‘걸어 다니는 커트라인’인 줄 알았거든. 적어도 ‘올드미스’가 ‘다이어리’ 쓰던 그 시절까진 말이야. 그런데 세상이 하루 아침에 뒤바뀌더니 ‘골드미스’네, ‘알파걸’이네, ‘스완’이네 어쩌고 하니까 이 멀쩡하고 상큼하고 봐 줄만 했던 내가 바닥으로 떨어져버린 거잖아.
내가 왜 어쩌다 실수로 빚어낸 ‘Mis-miss’가 되어서 어둠에서 숨죽여 살아야 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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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기의 ‘신여성’, 1990년대의 ‘X세대’니 할 때나 지금이나 다를 게 뭐야. 세상엔 언제나 잘난 걸들은 있었다구. 그런데 꼭 언론이나 학계, 마케팅연구 어쩌고 하는 것들이 말을 만들어대서 새로운 사회계층이라고 떠들어대니 꼭 그래야만 사람취급 받게 되어버렸잖아.
사람이 살아가는데 잘나기가 얼마나 힘든 줄 아냐? 잘난 것들이 잘나 보이려고 그 수많은 평범한 것들이 희생을 했는데 이제 와서 평균 이하로 깎아버리면 뭐라는 거야. 대체 중간층이 없잖아. 중간층이! 갈수록 기준이 올라가니 어디 평균으로 살아가기 쉽겠어?
나, 똘마녀. 누가 뭐라 하든 ‘걸어 다니는 커트라인’의 평균치를 유지할 거야. 이건 우리네 미쓰미스들의 자존심이라구. 신문을 사고, 뉴스를 보고, 새로운 소비층이라며 이것저것 사대는 부류 중에 알파걸과 골드미스, 스완들은 고작 일부분일 뿐이야. 알고 보면 투명인간 취급 당하는 미쓰미스들이 그걸 받아주는 거야, 알간? 억지로 기준을 높이지 말라구.
그러니 무시하지 마라. 여긴 잘난 것들만 사는 세상이 아니거든? 가장 두꺼운 인구밀도를 차지하는 우리 미쓰미스들의 힘을 무시하지 마,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