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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와 오뎅도 끝내주는 집에 가야 직성이 풀린다

강근석 |2007.06.23 21:31
조회 631 |추천 8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하상가엔 떡볶이와 각종 튀김을 파는 분식집이 여럿 있는데 그 중 유난히 북적이는 가게가 하나 있다. 어릴 적 길에서 사먹던 떡볶이를 혹은 학교에서 몇 백원 주고 사먹던 향수를 느끼게 하는 떡볶이 집이다. 가는 떡에 깔끔한 양념은, 치즈나 기타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서 만드는 요즘 떡볶이와 달리 ‘클래식한’ 레서피 그대로다. 쫄깃한 떡과 적당히 매운 양념은 한번 먹기 시작하면 접시를 다 비울 때까지 다른 메뉴엔 손이 갈 수조차 없다. 소스에 잘 버무린 바삭한 각종 튀김도 빼 놓을 수 없다. 쫄깃한 당면이 그대로 씹히는 김말이가 1순위다. 떡볶이, 튀김, 오뎅 등을 조금씩 고루 맛볼 수 있는 세트메뉴는 3천원을 넘지 않아 주머니도 즐겁다.
한호연(컴퓨터 프로그래머)

명지대 정문 앞 ‘엄마손 떡볶이’는 소스에 카레를 약간 넣어 독특하다. 고추장과 카레의 만만치 않은 기싸움은 뜻밖의 궁합을 이룬다. 먹기 부담스러운 매운맛이 ‘중독적’ 매운 맛으로 변하는 거다. 찐계란도 같이 나오는데 계란을 요리저리 굴려가며 소스를 묻혀 먹다보면 꼭 몇 개 더 주문하게 된다.
김원선(베이커리 ‘아루’ 대표)

특이해서 자주 찾는 곳은 청담동에 윤정수가 운영하는 ‘안’이다. 고추장이 아닌 간장을 쓴 궁중 떡볶이인데 간장을 썼는데도 매콤하다. 해물탕 같은 걸쭉한 소스로 떡볶이 특유의 매콤 달콤함을 동시에 안겨주면서도 간장의 깨끗하고 담백함을 잘 살렸다.

연대 독수리 다방 앞쪽 포장마차 떡볶이도 자주 찾는다. 가래떡으로 떡볶이를 만드는데 매운맛과 단맛이 적당히 배어 있는 데다 가래떡 특유의 입 안 가득 씹히는 맛 또한 썩 괜찮다. 회사에서는 청담동 M.net 건너편 횡단보도 앞 포장마차에서 간식을 해결한다. 길거리식 가는 떡볶이와 오뎅은 말 그대로 ‘무난하다’.
권홍진(푸드채널 ‘CAKE’ 프로듀서)

대구 신천시장 어귀에 ‘마약 떡볶이’를 먹으러 간 적이 있다. 너무 매웠다는 기억밖에 안 나지만 떡볶이가 생각날 때면 으레 그 떡볶이가 생각난다. 그 떡볶이가 서울로 상경했다. 신촌기차역에서 신촌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면 ‘신떡’이라는 작은 떡볶이 가게가 있다. 검붉은색의 떡볶이부터 통통하게 살이 오른 튀오뎅까지 대구에서 먹었던 바로 그 맛이다. 세상에서 가장 맵다는 자부심은 다시 먹어보는 내 미각을 마비시킨다. 하지만 무작정 맵진 않다. 다시 맛보고 싶은 매운맛이랄까. 함께 파는 얼큰오뎅은 더 맵다. 일반 오뎅 국물과는 때깔부터 다르다. 한 수저를 입에 넣으면 순간 온몸에서 열이 나고 추억의 음료 쿨피스를 찾게 된다. 대구에서는 쿨피스를 사들고 갔는데 이곳에서는 아예 메뉴에 있다. 튀오뎅은 유일하게 맵지 않은데 쫄깃하고 탱탱한 오뎅살이 매운맛을 ‘중화’시켜준다. 요즘은 떡볶이에도 퓨전 바람이 불지만 그래도 떡볶이는 매워야 제 맛이다.
강근석(진 스타일 셰프)

삼성역 포스코 뒤편 ‘홍운탁월’의 안주용 해산물 떡볶이는 재료부터 범상치 않다. 문어, 소라를 짧은 가래떡과 함께 볶은 것인데, 야채도 늘 보던 파와 양파가 아닌 피망을 써서 특유의 단맛이 우러난다. 주홍빛이 강한 걸쭉한 소스는 해산물의 개운함과 싱싱함을 담겨 있다. 거기에 소면, 라면, 우동면, 당면 온갖 종류의 면사리를 골라먹으면 세상만사 모든 시름을 한순간 날려버린다.
최우람(로봇작가)

떡볶이는 역시 홍대앞이다. 주차장 골목 포장마차에 화상자국 있는 아저씨가 파는 떡볶이집이 있는데 떡이 푹 익어서 찰진 느낌과 양념이 고루 밴 달짝지근한 맛이 좋아 자주 찾는다. 오뎅은 역시 청담동의 ‘오뎅바’다. 유부 안 가득 당면이 든 가마보코와 향긋한 국물이 압권인 계란과 쫄깃한 오뎅을 몇 개 집어 먹고 나면 든든한 밤참으로 그만이다. 항상 그릇을 따끈히 데웠다가 주는 세심함도 마음에 든다. 미역줄기와 생강을 푸짐하게 담아주는 인심도 푸근하다. 대박나고도 친절함은 그대로라 더 정답다.
김일중(방송작가)

동부이촌동 용강중학교 정문 오른쪽에 있는 이촌동 떡볶이, 일명 스마일 떡볶이집을 즐겨찾는다. 간간이 비치는 떡의 흰살을 훔쳐보다 쫀뜩한 질감을 게걸스럽게 탐식한다. 밀가루로 만든 떡은 부드럽고 야들야들하다. 어렸을 때 먹던 그 맛이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달콤하고, 약간 묽지만 고춧가루로 맛을 내 싱겁지 않다. 튀김만두, 못난이만두, 김말이튀김을 국물에 버무려 먹는 것도 놓치면 손해다. ‘야끼만두’의 느끼한 맛과 양념의 매운맛이 더없이 좋은 궁합을 이룬다. 맛있는 건 뒤로 미뤄두는 성격이라 삶은 달걀은 한쪽으로 제쳐 두는데, 노른자를 양념에 찍어 먹는 순간은 떡볶이 타임의 백미다. 3천원이면 뱃속 가득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집에서는 안 먹는 삶은 계란이 기차만 타면 먹고 싶어지듯, 매운 떡볶이 양념에 추억을 찍어 먹고 싶을 땐 이곳을 찾는다.
백승관( 편집장)

학창시절 즐겨먹던 시뻘겋고 맵기만 한 떡볶이를 상상하면 안 된다. 아트선재 옆 ‘먹쉬돈나’는 카레, 치즈, 해물 등 다양한 맛을 구사하는데 분식이라기보다는 한끼 식사나 다름없다. 특히 떡볶이 건더기를 다 먹고 난 뒤 공기밥 하나를 주문한다. 남은 양념 국물에 쓱쓱 비벼먹는 밥은 ‘이거야 이거’다.
박영준 (CF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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