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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MP3 user

이현승 |2007.07.09 18:54
조회 47 |추천 0

 밖으로 나가 길을 걷다보면 귀에 무언가 끼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기가 어렵지 않다. 고3때 쯤부터 mp3 player 아이리버의 광풍으로 사람들은 너도 나도 mp3를 구입했다. 음악을 많이 좋아하는 나에게는 음악이 우리들 일상 속에서 더욱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됬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좋았다.

 

 어렸을적 나의 favorite singer는 SES누님들이었다. 이쁘장한 누님들이 i'm your girl이라고 부르짖는데 어느 사내놈이 그 누님들을 외면할수 있었을까. SES의 인기는 3집이 절정이었다. 4집을 내기전에 너무 오래 쉬다보니 SES의 아성이 핑클에게 무너지게됬지만 음악적 퀄리티를 따지면 4집이 절정이었다. 쉽게 귀에 꽂히는 멜로디와 나름대로 깔끔한 프로듀싱과 멤버들의 조화가 이루어내는 하모니,거기다가 다른 장르와의 cross over 도 조금은 시도했다.

 

 그때 향수에 젖어 SES4집 CD를 찾아 들어봤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었다. 쑥쓰러운 얘기지만, 이 음반을 들으면 내가 중3때 짝사랑햇던 여자애가 꼭 한번은 생각이 난다. 학원 버스에서 듣고 있었는데 왠 여자애가 딱 올라탔는데 그 순간 이 음반이 BGM으로 깔렸던 기억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피식 하고 웃지만.

 

 어쨋든 SES4집은 명반까진 아니더라도 웰메이드 급은 된다. 못처줘도 웰메이드다. 이 당시만해도 SES말고도 다른 가수들도 좋은 음반을 많이 냈다. 그러나 지금은 동방신기도 백만장을 못 파는게 현실이다. 확실히 그랬다. 이때는 의욕적으로 판을 만들던 시기였다. 타이틀곡 말고도 다양한 진수성찬이 있던 음반들이 요즘은 대부분 값싼 카피곡들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비싼 호텔 뷔페에서 값싼 동네 고기뷔페로 변한 느낌이랄까. 지금은 타이틀곡마자 베끼기 일쑤고 별로 맛있는 곡들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한가지 다행스러운건 그래도 꿋꿋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뮤지션들 덕분에 우리나라의 음악수준이 그래도 퇴보까지 하지는 않은것이다. 하지만 음악산업은 지금 빠져나올수 없는 침체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나는 가장 큰 원인을 mp3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양날의 검이었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만큼은 부작용이 더 크다. 

 어쩔수 없는 흐름인거 나도 잘 안다. LP에서 CD로, CD에서 mp3로 넘어가는 것이다. 이건 삼척의 동자님들도 다 아신다. 난들 모르겠는가? 디지털 세계를 향한 온 세계의 힘찬 발걸음을.

 

 문제는 우리 머릿속에 있다. 물질 문명은 디지털인데 문화의식은 아직도 아날로그다. 불법 무료 다운로드가 문제다. 불법 무료 다운로드는 뮤지션들로 하여금 의욕을 상실케 한다. 밥벌이가 그건데 밥그릇 뺏어가면 일하고 싶은 사람이 어딨겠는가? 누구는 "그럼 넌 다운받은적 없냐" 고 따질지도 모르겠따. 물론 나도 가끔 받는다. mp3로는 희귀곡들도 찾기 한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떳떳하다. 여전히 CD를 자주 구매하기 때문이다. 그럼 또 딴지 걸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가 사래? 다운받으면 꽁짜인데?" 라고 할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문제다. 이것이 바로 아날로그적 문화의식의 실체다.

 

 무료다운로드 때문에 판이 안나가니깐 비싼 돈 들여 열심히 만들기보단 베끼고 대충해서 판을 내게 되는거다. 그걸 샀다가 돈이 아깝다는 느낌을 받은 사람은 mp3로 눈을 돌리게 되고. mp3유저들이 많아 질수록 판은 더욱 안나가고. 이 악순환의 고리가 문제의 핵심이다. 시시콜콜하게 cd가 mp3보다 음질이 낫네 마네 따위의 식상한 말은 할 생각도 없다. 

 

 미국이나 여타 다른 나라들만 봐도 mp3로 골머리를 앓지 않는다. 아무리 아이팟이 트렌드라도 그들은 공짜로 다운받지 않는다. 노동의 대가는 당연한 것이니까.

 

 그럼 또 여기서 고개를 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미 이렇게 된거 굳어져서 어쩔수 없다." 이런 맹랑한 말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내 친구도 있다. 이 소리는 몇년동안 도둑맞은 가게주인한테 "이미 몇년동안 계속 도둑맞은거 범인 잡아서 뭐하느냐" 라고 하는거랑 하등 다를바가 없다. 문제는 인식하고서 이미 고착되었다고 해결하려 하지 않는 태도는 미성숙한 정신세계의 소산이고 게으름의 표출이다.또한 시장경제체제 아래서 재화에 대한 댓가는 당연한 것이다. 왜 공짜점심을 먹으려 하는가, 왜 무임승차를 하려 하는가.

 

 그런데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싸이월드에서는 돈을 펑펑 쓴다. 현실에선 만질수도 없는 것들에 돈을 잘 쓴다. 싸이 음악사는 돈은 아깝지 않은가보다. 모순적 행동이 신기할 뿐이다.

 

 나는 디지털 혁명의 흐름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mp3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은 더욱 아니며 mp3를 버리고 다시 cd로 돌아가자는 건 더더욱 아니다. 단지 이 상황은 아니다 라는거다. 좋은건 이웃과 나누고 같이한다는 아날로그적 "정"의 정서와 "카피레프트"의 개념이 뒤섞이고 개념없는 무임승차자들의 편승이 이런 현실을 만들어 냈다.

 

 타인의 지적재산권을 존중해주는 디지털 문화의식을 겸비해야할 때이다. 하루 빨리 mp3의 선순환이 시작되서 우리나라에도 스티비원더같은 거성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런 바램에 한번 써본 글이다.

 

그러니깐 한마디로 돈내고 들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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