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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털이 많은 여학생입니다

전소현 |2007.09.19 14:42
조회 52,848 |추천 465

저는 털이 많은 여학생 입니다.

그렇다고 털만 많은 것도 아니고요,

생기기도 예쁜 건 아니에요.

그래도 털 때문에 이리저리 못생긴 여자에

남자보다 털 많은 여자 취급받는게

너무 싫어서 이렇게 푸념해봅니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으로(초딩입니다-_-) 

13살인 저는 털이 굉장히 많습니다.

많기도 많을 뿐더러 길이도 깁니다.

제 입으로 이렇게 말하면서

생각하는 게 부끄러울 정도로 말입니다.

 

그래도 저는 제 외모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불의의 사고로 아름다운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생각을 하면서, 저런 분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프실까, 느낍니다.

또 저는 몸 건강히 낳아 주신 부모님의 예쁜 딸이잖아요.

외모 때문에 친구도 없지 않고 성격도 비뚤어지지 않았고

탈선(담배나 술??)도 안하는데

뭐하러 멀쩡한 재 몸을 탓하겠습니까.

 

하지만 털 때문에는 정말 많이 속상했습니다.

학교에서 실과시간에 목재로 물건 만들기를 과제로 하는데

어떤 남자친구의 나무를 잘라주고 있으니까

옆에서 그 친구가 "와, 나보다 털 많다."이러는 겁니다.

그러더니 옆에서 톱질 구경하고 있던 애들 와서는

다리 걷으면서 "나는 별로 없는데"이러고있고..

더 어이없는 건 다리 털 없는 애들

"난 좀 많은데" 이러는 겁니다.

 

아 진짜 털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는거지.

저도 다른 사람들이 겨드랑이 털 수북히 해가지고

여름에 막 팔 들고 그러면 불쾌하지만

그런거야 다들 제모도 하고 계시고....

그럭저럭 괜찮은데

나름 예민한 사춘기 때에 외모때문에 핀잔들으면

얼마나 열등감 느끼는지 아십니까.

 

나도 돈모아서 제모크림 살까, 생각하고

다치거나 데이면 그 부분에 털 없어지길래

안보이는 피부에 조금씩 지져보고 잘라보고.

심지어 손가락 마디 사이사이에도 털 났는데

태어날 때부터 있던 거 나보고 어쩌란 겁니까.

 

저 아기 때는 머리 숱이 너무 없고 빨리 안나서

엄마께서 속상해하시고 남자 아기 소리도 많이 들었는데

전 털 많은 게 아빠닮아서 그렇다는 게

듣기 좋았거든요. 가족들끼리 다 안닮아서.

 

자기가 털 없으면 혼자 "아, 난 너무 깔끔한 피부야"하던지 말던지,

왜 옆에 가만히 있는 사람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하는건지.

친구나 주위 사람이 털 많아보여도

"너 제모해라.""너 진짜 털 많다"이렇게 말하지 말아주십시오.

그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은 척 대꾸하고 넘어가지만

속으로는 비수꽃히고, 눈물 날 정도로 털이 싫고, 그렇습니다.

 

아무튼, 초딩의 푸념이나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상처 잘 받는 A형이어서 더 그런다구요)

사원한 가을 보내세요.

 

 

추천수465
반대수0
베플최성룡|2007.09.19 17:51
양심에 털 난 사람보다는 100배 이뻐요~ 힘내세요~~
베플장수진|2007.09.20 15:10
개안어 언니는 겨드랑이 털이 한구녕에서 3개씩 나... 배플되면 사진찍어 보여줄께...
베플신철호|2007.09.20 12:31
오빠는 똥고에도 있어..걱정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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